혹독한 수능의 관문을 뛰어넘고 자유를 맛본 신입생들은 고등학교 졸업 후 한 해 동안 먹고, 마시고, 즐기며 보낸다. 따뜻한 봄 날씨를 만끽하며 즐기다 보면 1년 중 4개월은 눈 깜짝할 사이에 지나간다. 그리고 방학이 끝난 후 선선한 가을에 취해 지내다 보면 금방 중간고사가 눈앞에 닥쳐온다. 물론 12년간의 공교육 과정을 전부 다 바친 수능이 끝났으니 즐기고 싶어하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달콤함 속에서 너무나 빠르게 지나가는 1년 사이에도 무수한 기회는 찾아오고, 또 떠나간다.

‘한울타리 이야기’의 취재를 하던 도중 윤규식(바이오나노대학) 교수가 말한 것이 있었다. 바로 눈앞의 기회를 놓치지 않고 잡았기에 지금 이 자리까지 올 수 있었다는 것이었다.

우리는 수능을 뛰어넘기 위해 공부를 한 것이 아니다. 대학에 입학한 것으로 자신의 모든 목적을 달성한 것이 아니다. 미래에 대한 자신의 꿈이라는 진정한 목표로 가기 위한 과정 하나를 뛰어넘었을 뿐이다. 첫 번째 관문을 극복했다고 그 때의 조그마한 달콤함에 취한 나머지 그 자리에 멈춰서 잡을 수 있는 기회를 놓쳐서는 안 될 것이다. 기회는 언제나 잡을 수 있는 것이 아니고, 자신을 잡아달라고 부탁하지도 않는다.

달콤함의 뒤에 교묘하게 숨어서 누구 하나 차별하지 않고 각자의 곁을 빠르게 스쳐 지나갈 뿐이다. 하지만 달콤함의 뒤편에 숨은 기회는 다른 사람이 잡아 주는 것이 아니다.

기회를 잡는 것은 바로 나 자신이다. 자신의 곁을 스쳐 지나가는 기회를 잡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그 사람의 능력일지도 모른다. 이미 1학기는 저물고 있다. 기회는 이미 우리의 곁을 스치고 떠나갔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영원히 놓쳐버린 것은 아니다. 언제나 기회는 주변을 맴돌고 있고 언제 어떻게 우리를 향해 올지 모른다. 새롭게 밝아 오는 2학기의 아침에는 우리 주위를 스쳐 지나가는 기회를 잡을 수 있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