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실은 단지 생리적인 현상만을 해결하기 위한 장소가 아니다. 옷매무새를 점검하는 것과 같이 자신을 단장하기도 하는 준비의 공간이다. 때론 친구와 함께 이야기를 나누는 공간이기도 하다. 이러한 화장실에 ‘아름다운 사람은 머문 자리도 아름답습니다’라는 문구가 붙어있는 것을 익히 봤을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 경원인이 머문 화장실도 아름다울까?

최근 공학관과 웅지관 처럼 교내 오래되고 낡은 화장실을 리모델링 하는 공사가 이뤄졌다. 하지만 오히려 불편을 초래하기도 했다. 화장실이 건물의 양쪽 끝에만 있는 웅지관과 같은 경우 남자와 여자 화장실이 같은 방향에만 있기 때문에 화장실이 멀다는 단점이 있다. 또한 공학관은 디자인에 치중해 효율성이 떨어지는 점에서도 조금 더 신경 쓰지 못한 아쉬움이 있다. 몇몇 학우들은 휴지 등의 비품이 제때 채워져 있지 않다거나, 화장실의 사용공간이 부족해 포화상태라며 불만을 토로하기도 한다.

이춘우(시설운영팀) 직원은 “화장실을 비롯해 시설 상의 불편사항이 발견되면 시설운영팀(750-5182)으로 문의하면 즉각 조치하고 있다”며 “신고접수 외에도 주기적으로 점검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이러한 화장실을 사용하는 우리 학우들의 모습을 어떠할까?
모두가 함께 쓰는 비품인 휴지를 마구 빼간다거나 용변 후 물을 내리지 않는 등 뒤처리를 제대로 하지 않는 일이 빈번하다. 또, 라면 등을 먹고 남은 찌꺼기를 변기에 버려 변기가 자주 막히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뿐만 아니라 건물 내 모든 곳이 금연공간으로 정해졌음에도 불구하고 학우들은 화장실 안에서 담배를 피는 경우가 허다하다. 이 직원도 “학생들이 화장실에서 담배를 피고 불을 제대로 끄지 않고 휴지통에 버려 불이 난적도 있다”고 말했다.

오른쪽 그래프에서도 볼 수 있듯 우리학교 학우 18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52.2%인 94명의 학우가 현재 우리학교 화장실의 가장 큰 문제로 ‘학우들의 올바른 화장실 이용 문화 부재’를 꼽았다.

 김정애(시디2) 학우는 “화장실의 청결문화는 청소 하는 사람의 문제가 아니라 사용자인 학우들이 어떻게 사용하는가에 따른 결과라 생각 한다”며 “다음에 자신이 또 사용한다는 생각으로 깨끗이 사용해야 할 것이다”고 말했다. 또, 정윤민(경제2) 학우도 “학우들의 화장실 사용에 관련한 기본적인 에티켓이 부족하다고 느낀다”고 말했다. 이어 최민규(전기3) 학우도 “몇몇 학우들의 몰지각한 행동으로 인해 화장실이 더러워지고 있다”며 “학우들의 인식부터 바뀌어야 한다”고 말하는 등 다수의 학우가 학우들의 화장실 사용 문화 부재를 탈피해야 한다는 의견에 입을 모았다.

익명의 우리학교 미화원 아주머니는 “하루 세 번 화장실을 청소하지만 금방 더러워진다”며 어려움을 밝혔다. 또 “대학생이니만큼 성인다운 모습을 보여줬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그 나라를 알기 위해서는 화장실을 가보라’는 말이 있다. 한 국가의 국민성이 화장실에서 드러난다는 뜻이다. 우리나라에서는 1999년 ‘화장실도 문화’라는 생각으로 ‘화장실문화시민연대’가 발족하기도 했다. 이처럼 문화공간의 한 요소인 화장실을 통해 본 우리 학우들의 문화수준은 매우 미흡하다.

깨끗하고 쾌적한 화장실을 위해서는 좋은 시설과 관리도 중요하다. 하지만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것은 화장실을 사용하는 우리들의 태도이다. 우리학교의 얼굴이며 문화 수준의 척도인 화장실에 주인의식을 가지고 문화를 선도하는 경원인의 모습을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