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나비 한 마리의 날개짓이 거대한 토네이도를 일으킨다는 ‘나비효과’라는 말이 있다. 작은 변화라도 끼치는 영향은 크다는 뜻이다. 이렇듯 정보화와 더불어 일어나는 빠른 변화들은 우리사회에 많은 영향을 주었다. 그 영향은 교육에도 어김없이 다가왔다. 학문에 임하고 있는 우리에게 다가온 큰 변화는 변화에 발맞추어 신설된 인기 학과, 그리고 변화에 뒤쳐져 자리를 잃어가고 있는 학과의 모습일 것이다.

특히 인문학은 ‘인문학의 위기’라는 주제로 각종 매체와 언론에서 중요한 쟁점으로 다뤄지고 있다. 인문학은 확실히 위기에 직면해 있다. 인간의 본질적 가치를 연구하는 학문이 실용적이지 못하고 경제성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시장논리에 휘둘리는 것이다. 실제 여러 대학에서는 인문대학을 축소시키는 데에 주력하고 있다.

순수문학인 인문학은 일반적으로 인간과 인간이 추구해야 할 가치를 총체적으로 다루는 학문이다. 그런면에서 인문학은 각자의 전공에 힘쓰기 이전의 필요한 기초적인 학문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대다수 학우들은 전공에 전념하는데 빠듯해 기초학문을 채워가는 것을 소홀히 한다. 영인 문학관 강인숙 관장은 “모든 논리에 기본항이 되는 것이 인문학이다”며 “전공선택에 앞서 기초학문을 통해 많은 생각을 한 뒤 자기안에서 선택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한다.

또한 기초학문을 다듬고 배움에 힘쓴다면 그 효과도 크다. 인문학의 힘을 보여준 예로 시카고 대학의 발전사를 들 수 있다. 시카고대학은 초기 큰 주목을 받지 못했지만 존스튜어트밀식 독서법(철학책 100권 읽기)을 대학자체 내에서 실행하며 인문관련학과 학생들이 아니어도 모든 학생들에게 철학책을 읽게 했다. 시카고대학은 철학책 100권을 통달해야지만 졸업이 가능하다. 이 독서법을 시작하고 노벨상 수상자만 70여명이나 배출하며 많은 인재를 배출했다. 전문가들은 존스튜어트밀식 독서가 사람의 뇌를 고차원으로 훈련시켰다고 말한다.

인문학을 기초학문으로 삼고 배움에 힘쓴다면 아마 그 효과는 클 것이다. 더 이상 인문학이 비인기학문으로 등안시되기 보다는 필요성을 깨닫고 배움의 폭이 넓어지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