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신문은 학기마다 개편회의를 한다. 이번 회의로 사진기사 코너가 새로 생겼다. 처음으로 선보이는 사진기사로서 학우들에게 어떤 메시지를 전달할까 고민이 많았다. 그러던 중 대학생 사진 연합동아리에 속해있던 나는 이 기회에 학교 밖으로 나가보기로 했다.

처음으로 찾은 곳은 용산과 뉴타운 지역들이었다. 사건 현장이나 시위 현장을 직접 보니 언론을 통해 본 것과는 사뭇 달랐다. 여기서 기자의 고민은 시작됐다.

기성언론에 의해 다듬어진 언론관이 내 머리 속에 알게 모르게 박혀 있었다. 기사는 객관적 사실 보도가 원칙이다. 하지만 흔히들 언론은 보수와 진보로 나뉘고, 그 둘은 상반된 입장을 보인다. 나는 항상 그 두 입장에서만 생각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어 추모대회 현장을 찾았다. 수많은 대학생들, 시민, 언론인들이 있었다. 그들은 단순히 생각만 하는 것이 아니라 문제의식을 가지고 나아가 행동으로서 보여주고 있었다.

여기서 내가 본 행동은 단순히 시위행동만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어떤 이는 시위를 통해, 어떤 이는 사진을 통해서, 어떤 이는 글을 통해서, 또 다른 어떤 이는 대화를 통해서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그것을 공유하는 행동인 것이다.

그들은 공통된 관심사에 대해 서로의 고민을 말하고, 해결하는 과정에서 다양한 사고의 발전을 하고 있었다.

그런 모습을 보면서 지금까지 나는 ‘우물 안 개구리가 아니었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번 기회를 통해 틀에 박힌 관념을 벗어 날 수 있었다.

또 여러 가지로 깊은 고민과 생각을 하게 됐다. 그리고 다른 이들과 고민을 나눴고, 결과적으로는 생각의 폭이 넓어졌음을 느꼈다. 다양한 생각과 교류는 어떠한 공부보다 값진 것임을 깨달았다.

다양한 사고와 고민을 나누고, 발전하는 기회를 통해 ‘우물 밖 개구리’가 되는 그날까지 우물 속 나의 도약을 위한 시도는 멈추지 않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