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열한 취업문을 뚫기 위해 학업에 고군분투하는 바쁜 대학생들. 그런데 요즘, 우리 학우들이 신경 써야하는 부분이 학점관리 뿐만이 아니다. ‘높다, 높다’하는 등록금과 ‘난다, 난다’하는 물가가 지갑을 위협한다. 끊이지 않는 경제 침체 소식에 대학생들의 어깨가 무겁다.

지갑사정 어려워 알바

이를 증명하듯 우리학교 학우 1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최근 경기침체 여파로 인해 전에 비해 소비를 줄인 바 있으십니까’라는 질문에 82%의 학우가 ‘그렇다’고 답했다.

소비 형태를 유형별로 나눠봤을 때, 소비를 많이 절약한 부분에 대해서는 ‘식비’나 ‘교통비’ 등 차마 줄일 수 없는 생활에 필수적인 지출 부분을 제외한 ‘유흥비’, ‘문화비’ 등에서 허리띠를 졸라 맸다.

이와 같이 경제가 어려운 것을 느끼고 있는 탓에 설문지에 응한 80%로의 학우들이 아르바이트의 필요성을 느끼거나, 이미 일을 하고 있다고 답했다.

열리지 않는 학우들의 지갑

물가는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올라가지만, 수입은 점점 줄어가니 지갑은 자연스레 홀쭉해진다. 소비자들이 씀씀이를 줄이고, 일자리는 줄어드는 악순환의 연속이다. 우리학교 학우들이 주 고객인 학교 앞 상권의 형편은 어떠한지 조심스레 취재했다.

던킨도너츠 경원대역 운영자는 “경제침체도 침체이지만, 경원대학교의 공사와 구조변화로 인해 매장과의 인접도가 멀어지면서 학우들의 발걸음도 조금씩 줄었다”고 말했다.

만나분식도 상황은 마찬가지이다. 만나분식의 한 관계자는 “물가가 오르는 상태에서 음식가격을 유지하려다 보니 운영이 힘들다”며 “유독 2007년보다 2008년에 매출이 눈에 띄게 줄어 영업자체가 힘든 상황이다”고 했다.

학교 앞 현대오일뱅크의 경우, “유가가 하루가 다르게 오르락내리락하는 바람에 손님들의 항의가 적지 않다”며 “경제가 너무 어려워 사람들이 주유 횟수를 줄이고 있다”고 말했다.

때문에 현대오일뱅크는 오히려 직원을 늘려 손님들에게 제공할 수 있는 서비스의 질을 높여 경쟁력을 키우고자 한다.

학교 앞 편의점 패밀리마트 운영자는 “2008년에 경원대학교 학생 수가 늘었지만 매출에는 큰 변화가 없었다”며 “대학교 주변이라서 학기 중에는 매출이 오르지만 방학에는 아르바이트생을 쓰기도 어려울 정도로 힘들다”고 말했다.

그는 “이렇게 작은 편의점도 사정이 어려운데 다른 곳들은 얼마나 더 어려움을 겪고 있을지 걱정된다”고 말했다.

경기침체로 얻을 수 있는 것

계속되는 경기침체로 움츠러든 경제는 나아질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당장 부모님의 씀씀이만 보아도 경기침체를 실감할 수 있다.

하고 싶은 것도 해야 할 일도 많은, 꿈 많은 20대. 아무래도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선 돈이 필요한 것은 사실이다.

여의치 않은 지갑 사정에 한숨이 나올 수도 있겠지만 지금의 위기를 경험으로 삼아 조금씩 아껴 쓰며 대학생활을 한다면 ‘풍족함’보다 더 소중한 ‘절약’을 배우 수 있을 것이다.

 이규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