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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2월경, 한창 기말고사가 진행 중이던 기간에 한의대 학우들이 팻말을 들고 강의실 밖으로 나왔다. 집회 및 대자보 부착도 이어졌다.
한의대 학우들의 시험거부는 그들이 실습을 하고 있는 임대 송파부속병원의 폐원 때문이었다.
한의대생 측 입장
한의대 부속병원에 대한 문제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04년에도 이번과 같은 기본적인 교육권 문제가 있었다.
당시 한의대 학우들은 학교측과의 협상을 통해 “단독교육환경보장 및 2013년 이내에 교내 혹은 인근에 부속병원을 설립한다”는 약속을
받았다.
현재 단독교육환경보장을 위해 미래관 건물 증축 후, 한의대학 사용건물이 세종관에서 미래관으로 옮겨졌지만, 부속병원 설립은 진행되지 않았다.
지난해 학교 측은 송파부속병원 대신 인천에 위치한 가천의대 길병원 건물 내에 한방병원을 개원해 실습 받을 것을 요구했다.
한의대 학우들은 거리 및 교통 문제와 개원될 한방병원이 부속병원이 아닌 협력병원이라는 점 때문에 학교 측의 제안을 거부했다.
부속병원과 협력병원의 차이는 다음과 같다. 부속병원은 학교재단에 속한다. 때문에 교육의 의무를 지니며 이에 따라 학우들이 실습을 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해 주어야 한다.
하지만 협력병원은 계약기관으로서 수익성을 우선적으로 고려하기 때문에 병원운영에 어려움이 따르면 학우들의 교육권을 책임지지 않아도 법적으론
문제가 없다.
이러한 점 때문에 한의대 학우들은 학교 측 제안을 부당하게 여겼다. 이에 한의대 측은 협력병원을 부속병원으로 바꿔줄 것을 요구했다.
한의대 임종환(한의학2) 학생회장은 “학교 측과는 그동안의 일들로 신뢰감이 무너진 상태이기 때문에, 합의문 이행에 대해 앞으로 계속해서
지켜봐야할 것 같다”며 “한의대 학우들의 권리를 위해 지속적으로 학교 측에 의견을 제시할 생각이다”고 말했다.
실제로 한의대 학생회는 3월부터 한의대 경영에 한의대 학우들의 의견이 반영될 수 있도록 협력체를 만들 예정이다.
학교 측 입장
2004년 합의에서 학교 측은 성남시에 한의대 부속병원을 세울 것을 약속했다. 그 후 설립계획을 진행했지만, 학교 재정상의 문제로 결국
무산됐다.
지난해 10월, 한의과대학 발전 위원회 TF(Tasks Force)팀이 구성됐다. 이 위원회는 한방병원발전 및 전반적인 한의과대학 발전에
집중하기위해 만들어졌다. 이 위원회는 각 부처 처장 및 한의대 학장과 병원장으로 구성됐다.
위원회는 일정 기간에 걸쳐 송파 부속병원의 시설 및 행정 등 전반적인 부분에 대해 조사, 분석했다. 그 결과 송파 부속병원이 계속된 적자로
경영상에 문제가 있으며 학교의 위상과 관련해 부속병원으로서의 자질을 잃은 것으로 판단, 그 후 11월 최종 폐원을 결정했다.
이러한 결정 후 한의대 학우들에게 가천의대 길병원 내에서 실습할 것을 요구했다. 이와 함께 학교 측은 한 가지 사항을 제안했다. 비전타워
건립 후에는 공간재배치를 통해 2013년경 학교 내부에 한방 부속병원을 만든다는 안이다.
2013년 전까지만 가천의대 길병원에 개원하는(09. 3. 1.일자 개원) 한방 병원을 부속병원이 아닌 지금과 같은 협력병원 체제로
존속시키자는 것이다.
이석규(한방병원발전위원회) 위원장은 “한방병원이 협력병원 체제라면 길재단 소속이고, 부속병원이면 경원재단 소속이다. 때문에 부속병원 체제가
된다면 현재 한방병원의 재정상 책임의무는 경원재단으로 바뀐다”며 위와 같이 제안했다.
이에 대해 한의대 학우들은 학교 측의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고 계속해서 부속병원체재를 요구했다. 결국 학교 측은 송파부속병원 직원들의
퇴직문제도 고려, 한의대 학우의 요구를 받아들였다. 결과적으로 가천 길 병원건물 내부에 경원 부속 한방병원이 개원하게 됐다.
앞으로의 계획은 예정대로 학교 안에 부속병원을 설립하는 것이다. 또한 한의대학병원발전위원회에서는 계속되는 적자를 막기 위해 한방분야 연구에
중점을 두고 본질적인 발전을 꾀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이 위원장은 “학생들의 요구를 충분히 받아들였고, 한방병원발전위원회로서 계속해서 한의대 학생들의 편의와 한방병원의 입지를 위해
물심양면으로 신경 쓸 것이다”라고 말했다.
앞으로는…
그간 미뤄온 한의대 학우들의 학사일정은 1월 말부터 일괄적으로 실시됐다. 거리 및 교통문제를 위해 셔틀버스를 마련하고, 개강 전 한의대
학우들의 실습에 맞춰 송파부속병원의 이사 및 시설, 장비 확충을 완료할 것이다.
그 후 3월 1일 가천의대 길병원 내부에 ‘경원부속 한방병원’으로 개원을 하게 된다.
현재 결과적으로는 합의가 이뤄진 상태다. 이번 사건의 주요쟁점 이면에는 학교와 학우간의 ‘신뢰’에 대한 문제 또한 내포돼 있다. 학교와
학우들 간의 신뢰는 학교가 경쟁력을 키우는데 있어 무엇보다 중요하고 기본적인 것이다.
학교와 학생들의 신뢰가 하루 빨리 회복돼 더 큰 발전을 이루길 바란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