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우 89%, 학과 학생회비 사용내역 몰라
공시와 감사를 통해서 사용내역 투명성을 확보해야…

학생회비는 학교의 행정부서에서 개입하지 않고 각 학과 학생회가 자율적으로 걷고, 관리하기 때문에 과비라고도 불린다. 이와 같이 비공식적인 과비는 해마다 다양한 이유로 많은 학생들에게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더군다나 처음으로 값비싼 등록금을 내고 입학한 새내기에게 과비를 내는 것은 부담되는 일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학과를 운영하는 학생회 임원들에게 학생회비는 쉽게 포기할 수 없는 문제이다.
학생회비는 등록금 고지서에 명시되어 있는 총학생회비와 다르게 학과 내에서 독립적으로 관리되는 학과 학생회비가 있다.
총학생회비는 학교 측에서 인정하는 회비이기 때문에 중앙운영위원회에서 감사를 받지만 학과 학생회비는 주로 정기 총회를 통해서 지출내역이 학생들에게 공개된다.
우리학교 2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한 결과 26%의 학우가 학생회비를 납부하지 않았다. 이유로는 ‘과내 활동을 하지 않기 때문엷가 64%로 가장 많았고, ‘금액이 비싸서’라는 의견이 28%로 뒤를 이었다.
학생회비 운영에 대해서는 대체로 ‘만족하지 못한다’라는 응답이 137명으로 가장 많았으며‘매우 만족한다’는 단 2명에 그쳤다. 만족도에 대한 이유는 ‘직접적인 혜택을 느끼지 못해서’(38%), ‘유흥비로만 쓰인다고 느껴져서’(26%) ‘학생회비 외에도 추가적인 금액을 내야하기 때문엷(26%)가 뒤따랐다. 이는 학우들이 학생회비의 사용에 대해 신뢰감을 확립할 수 있도록 학생회 임원들이 노력해야 한다는 것을 뜻한다.
또한 과내 활동이 너무 유흥으로만 치우쳐 가는 듯한 현실을 개선하고, 좀 더 학습적이며 유익한 활동에 학생회비를 사용해달라는 여론을 읽을 수 있었다.

학생회비 너무나도 비싸

현재 우리학교 학생회비는 인문대 20만원, IT대학 20만원, 미술디자인대학 20만원, 한의대학 18만원(6년 기준), 바이오나노대학 20만원, 공대 18만원, 자연과학대학 20만원, 사회과학대 20만원, 음악대학 25~27만원, 경상대 25만원, 생활과학대학 20~40만원으로 단대별로 각양각색이다.
학생회비는 주로 신입생들을 대상으로 걷으며, 그 해의 학과 운영을 위해 쓰이고 있다.
기본적으로 학생회비는 MT, 체육대회 및 각종 행사, 학생회 임원들이 일을 하기 위해 사용하는 사무용품 구입과 행사후의 회식 등으로 지출된다.
그렇다면 학생회비는 어떤 기준으로 책정 될까?
대부분 학과에서는 작년의 학생회비의 지출 내역에서 행사로 사용하는 금액을 비교하고, 올해 새로 생기는 행사나 할 예정인 행사에 관해 예상하여 학생회비의 금액을 책정하게 된다. 곧, 예산목록을 만들어 체계적인 가격 책정을 하기보다 선대 학생회의 사업을 그대로 물려받는데 불과했다.
IT대학의 모 학우는 “지방에서 올라와 자취를 하고 있어 등록금과 기숙사 비용만으로도 부담이 되는 상황인데 적은 금액도 아닌 학생회비 납부를 강요하는 것은 너무 무리한 요구다”며 학생회비의 금액에 대해 불만을 제시 했다.
이에 관해 IT대학의 한 학과 학생회장은 “학생회비의 금액으로부터 부담을 느끼게 하는 것은 우리도 안타깝게 생각한다. 그러나 여러 행사를 하다보면 이 금액으로도 부족할 때가 있어서 곤란한 적이 많다”며 어려움을 호소했다.

우리학교를 비롯한 대부분의 대학에서 4년분씩의 학생회비를 한번에 걷고 있다. 그러나 명목상 4년분씩로 걷고 있지만 대부분 연중에 모두 사용되고 있다.
일부 학우들은 “재학생들이 납부 강제성이 없는 학생회비를 잘 내지 않는 경향이 있어 학생회가 회비 징수에 어려움을 겪자 편법으로 순진한 신입생들에게 ‘회비 폭탄’을 안기고 있다”고 불만을 표현했다.
이에 관해 공대의 모 학생회장은 “학생회비가 4년분씩에 걷어져 금년도에 다 사용 되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이건 어쩔 수 없는 문제다. 이렇게 걷지 않으면 행사를 진행 할 수 없다”고 말했다.

대부분의 대학교에서는 편입학 제도를 통해 편입생을 받고 있다. 우리 학교의 경우, 재작년 경원대학교와 경원전문대학이 통합하는 과정에서 많은 특례 편입생이 입학했으며 전문대에만 존재했던 많은 학과들도 새로운 모집단위로 학생들을 선발함으로써 학과의 수도 증가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많은 학생들이 학생회비 즉, 과비를 중복으로 납부해야 하는 경우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학교의 행정부서에서 개입하지 않고 학과 내 학생회가 자율적으로 관리하게 되는 학생회비의 모호성 때문에 29대 총학생회 KALL은 학생회비에 관한 회칙을 개정했다.
이번에 개정된 회칙은 09학번부터 해당되기 때문에 현재 전과를 한 학생이나 편입생들은 여전히 어려움을 겪고 있다. 경상대로 전과한 한 학우는 “전에 다니던 학과에서 3년분 금액을 돌려받지 못했음에도 불구하고 전과를 한 과에 새로운 3년분의 과비를 납부해야 한다”며 “현재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해 돈을 이중으로 내야만 하는 고충에 시달리고 있다”고 말했다. 또 “학생회비 미납자라는 이유로 대자보에 이름이 적힌 것을 봤다”며 “큰 잘못을 저지른 것도 아닌데 왜 그런 수모를 겪어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난감을 표했다.
또, 올해 사회과학대학으로 편입한 모 학우는 “학생회비를 납부해야 한다는 말에 처음에는 당황스러웠지만 학생회 임원들과 불편한 관계를 맺고 싶지 않고 독촉 연락을 받는 것이 싫어 내기로 했다”며 “지금 생각하면 돈이 아깝고, 편입생들 거의는 과내 활동도 참여하지 않는데 회비 납부를 요구하는 것이 잘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말했다.

불투명한 학생회비

학우들의 가장 불만은 바로 학생회비의 투명성 문제다.
‘학생회비의 지출 내역에 대해 알고 있습니까?’ 라는 질문에 89%학우가 ‘모른다’고 응답했다.
한 익명의 학우는 “학생회비의 지출 내역이 어떤지도 모르고 알려준다 해도 믿음이 가지 않는다”며 “이런 상황에서 돈을 내라고 강요받으니 억울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학우는 “학생회장을 하면서 노트북 한 대도 못 사면 바보라는 말을 듣기도 했다”라며 학생회비의 사용처에 대한 강한 불신을 드러냈다.
이에 공과대학의 한 학생회장은 “학생회비의 사용처가 불투명한 것이 아니다”며 학생회비의 지출내역에 관해 “과실에 개인적으로 와서 학생회비의 세부적인 사용내역에 관해 물어보면 해당 영수증을 보여주고 있으며, 학기말에 대자보를 붙이거나 정기 총회 때 지출내역을 적어 학우들에게 알리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학생회비의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한 방안에 대해 학우들은 “신문을 보내주 듯 내역을 보내줬으면 좋겠다”는 의견이나, “좀 더 많은 혜택이 직접적으로 와야 학생회비에 대한 관심이 많아 질 것 같다”는 등의 의견을 제시했다.
총학생회 이시호(회계4) 회장은 “학생회비는 복잡한 이해관계가 개입되어 있기 때문에 어느 한 입장에서만 고려할 수 있는 단순한 부분이 아니다”며 이번 회칙을 개정하는 것도 쉽지 않았음을 나타냈다.
이 회장은 “총학에서 각 학과에 예산을 충당해 줄 수 있는 여건이 되지 않음으로 해당학과 내 학생회장들에게 학생회비 운영에 대해 함부로 강제성을 띌 수 없다”고 덧붙였다.
한편, 그는 “일부 학과는 학생회비를 무분별하게 사용하기도 하지만 대부분 학생회장들은 학과를 운영을 해야 하는 책임감을 가지고 지출내역이 투명할 수 있도록 많은 노력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이 회장은 “학생회비의 투명성을 재고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내부적인 감시자는 바로 학생이다”며 “학우들 스스로가 학과 내 운영에 관심을 갖고, 과내 활동도 열심히 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서연주 수습기자 yeonjoo@
 주학중 수습기자 qis8282@

2009년 제2차 확대운영위원회를
통한 회칙 개정

● 개정의 목적 : 재학 중 전과나 편입 등의 사례로 인해 학과 학생회비가 이중 납부가 되는 경우가 빈번히 생기고 있다. 이런 경우의 이중 납부를 막을 수 있는 제도를 만들고자 함.
 이는 2009년 4월 3일 19시 중앙운영위원회의 만장일치로 발의 되었으며, 항목별로 추인을 받아 지난 4월 23일 학생대표로 구성된 확대운영위원회 (부)총학생회장, (부)단대장, (부)자치기구장, 학과학생회장 (정족수 : 104명, 참가 : 58명) 2/3 이상의 동의를 얻어 개정 되었습니다.

 개정된 회칙은 총학생회 회칙 85조에 의거하여 09학번부터 즉시 효력을 발생하게 됨을 공고 합니다.

경원대학교 제25대 총학생회

● 개정
8장
93조(학과학생회비) 학생회비에 대한 규정은 학생회비를 납부한자를 기준으로 함을 원칙으로 한다.
1) 학과 학생회비에 대한 수납은 학과 자체적으로 하되 매년 같은 비율의 사용을 원칙으로 한다.
2) 학과 학생회비를 납부한 학생에 대하여 자퇴 및 전과시 해당학생의 남은 학년 만큼의 학생회비 환불을 원칙으로 한다.
3) 편입생 및 전과생에 대한 학생회비 수납은 입학 및 전과 학년부터 졸업 학년을 기준으로 함을 원칙으로 한다.

94조(학과학생회비 결산보고)
1) 결산 보고는 매년1회 진행 되어야 한다.
1) (일시는 동계 방학 시작 3주전부터 2주간으로 한다.)
2) 결산 보고는 학과 정기총회의 승인을 얻은 후 공고 하여야 한다.
2) (총회 승인은 학과 내규 준수)
3) 학과 학생 1/10 이상의 요구가 있을 시에는 결산내용을 언제든지 공개해야 한다.
4) 결산보고에는 품목과 금액의 수입.수출이 반드시 포함되어야 한다.
5) 이를 어길시 학과 학생 1/2 이상의 의결로 탄핵권이 발동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