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험기간만 되면 캠퍼스에서 학우들이 가장 많이 방문하는 장소가 있다. 바로 중앙도서관(이하 중도)으로 시험기간에 공부하기 위해 언덕길을 올라가는 학우들이 눈에 띄게 많아진다. 이 기간 동안 학우들의 도서관 이용은 평소보다 갑절로 늘어난다. 평소에는 열람실 정원의 1/3만 이용하지만 시험기간에는 열람실의 좌석이 부족할 정도로 많은 인원이 모인다. 많은 인원이 모이다 보니 좌석배정기 앞에서 열람실 자리가 나기만을 기다리는 학우들이 줄지어 있는 광경이 이제 익숙하다.

좌석표와 다른 열람실 풍경

중도의 열람실은 6곳으로 총 좌석 수는 1131석이다. 이 중 진리 열람실을 제외한 5곳의 열람실은 무인 좌석 시스템으로 운영되고 있다. 열람실 중 비교적 큰 웅지와 창의열람실은 200개 정도의 좌석이 설치되어 있고 형설, 탐구, 창조열람실은 이보다 적은 100석 정도가 마련돼 있다. 또 24시간 개방하는 형설열람실을 운영하여 학우들이 자율학습을 하는데 도움을 주고 있다.
전체 학우 수에 비해 열람실 좌석수(전체 학생 수 대비 약 0.8%)가 법적 기준치(전체 학생 수의 20%)보다 적어 시험기간에 열람실 자리 맡기는 여간 어려운 것이 아니다.
그런데 정작 무인 좌석기에 나와 있는 것과 달리 열람실의 빈자리가 눈에 많이 띈다. 시험기간에 본 기자가 오후 2시부터 2시간 간격으로 세 차례 열람실에 찾아가 빈자리를 확인했다. 전 열람실 좌석에 예약이 돼있는데도 불구하고 형설열람실의 경우 70여석이 비어 있었고 탐구열람실은 40여석, 창조열람실은 90여석이 빈 상태였다. 웅지, 창의열람실도 각각 130여석, 120여석이 비어 있었다.
이후성(전기소방1) 학우는 “시험기간에 열람실 자리가 없어 발길을 돌린 적이 많다”며 “자리를 맡으려고 자리에 짐만 올려놓은 채 장시간 돌아오지 않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자리 맡기 외에도 퇴실 확인을 제때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공부를 마치고 갈 경우 꼭 퇴실 확인을 해 자리를 양보해야 된다.

타대의 열람실 관리는

우리학교와 마찬가지로 대부분의 타대도 시험기간을 제외하고 평소에는 도서관 내 열람실 이용학우의 수가 절반이하로 나타나고 있다.
을지대 도서관의 경우 900여석 정도의 좌석을 가지고 있다. 을지대는 작년 여름부터 근로 장학생을 뽑아 소음, 음식물 반입, 자리맡기 등 도서관에서 금지하는 행동을 표시하는 목록표를 가지고 열람실을 관리하고 있다. 금지행동이 적발될 시에는 경고장을 발부하고 누적될 시 정해진 장소로 소지품을 옮겨 놓는 등의 처벌을 통해 다른 학우들에게 피해가 가지 않도록 노력하고 있다.
경희대 도서관은 1200여석을 가지고 있으며 무인좌석 시스템으로 관리되고 있다. 특별히 시험기간에는 전주 3일, 시험기간 시작 후 3일 동안 아침 6시부터 오후 9시까지 도서관자치위원 학생들이 자리맡기를 감시하고 있다.
자리맡기 적발 시에는 한 달동안 대출 및 도서관 이용이 제한된다. 또한 평상시에는 도서자치위원회가 매일 1회 순찰을 하면서 시설의 정상유무를 살펴봄과 동시에 학우들의 열람실 이용 상황을 확인한다. 학생들의 의식 개선을 위해 에티켓 쪽지, 퇴실처리운동을 하고 있으며 좌석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빈자리에는 돌아오는 시간을 알리는 쪽지 사용을 권하고 있다.
상명대의 경우 각 실마다 근로 장학생을 배치하여 들어가는 학생들의 얼굴과 학생증의 사진을 대조하여 자리맡기를 막고 있다. 장학생들이 열람실을 전담하여 열람실에서 발생하는 소음, 음식물 반입문제도 처리하고 있다. 또한 시험기간에는 도서관 직원들도 평소보다 일찍 나와 도서관 관리에 신경을 쓰고 있다. 상명대 도서관 직원은 “친구의 학생증을 빌려 대신 자리를 맡아 놓고 가는 경우도 많은데 열람실이 넉넉하지 않은 만큼 다른 학우들을 배려하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학우들의 배려심도 높아져야

우리학교 중도는 타대와 달리 학생들의 자율적인 면을 강조하고 있다. 현재 시행되고 있는 시간제 좌석시스템(좌석을 끊을 때 사용시간이 정해지는 시스템)도 그 예 중 하나이다. 시간의 기준은 도서관 이용이 많은 다독상 수상자들과 매년 대화를 나눈 뒤 고려해서 정한다. 학우들의 자리맡기를 강압적으로 단속하기 보다는 학우들의 양심에 맡기고 있으며 이에 대한 불편 사항 접수 시 신속하게 해결하여 면학 분위기를 유지하고 있다.
중앙도서관측은 “중앙도서관 열람석이 시험기간에는 꽉 차는데 열람실에 가보면 빈 자리가 많다”며 “대부분 자리맡기 등으로 생기는 현상인데 열람실의 합리적 이용을 위해 본인 이외의 좌석표 발급을 자제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서 그는 “도서관 이용 시에는 본인의 학생증을 지참해 출구가 아닌 입구로 입장해서 열람실 관리에 방해가 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현재 중도는 학우들의 쾌적한 공부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여러 준비를 하고 있다. 시험기간에는 전 도서관 내 모든 열람실의 24시간 개방, 출입게이트 및 무인좌석발급기 같은 기계들의 정상작동 유무와 각 열람실의 냉난방 등도 확인한다. 평상시에도 직원이 수시로 순회하면서 미비한 점을 찾아 해결해 학우들의 공부 환경을 개선하고 있다.
박충연(중앙도서관) 관장은 “도서관은 현재 전체 책·걸상을 11월 중으로 바꾸고, 1층 로비를 개선하려고 계획 중이다”며 “비전타워 전자정보도서관과 발맞춰 최적의 환경을 만들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서 그는 “도서관이 점진적으로 발전하는 만큼 학생들 스스로도 이용가치를 높여줘야 더욱 좋은 시설을 제공할 수 있다”고 당부했다.
보다 밝은 미래를 위해 각자의 꿈과 열정으로 공부하는 도서관. 내 미래만큼 다른 학우들의 미래를 고려해 서로 배려하는 자세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