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화하는 온라인세계는 무궁무진하다. 인터넷의 발달로 현대인들의 일상에도 큰 변화를 가져다주었으며, 대학생활도 상당부분에서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다. 그 예 중 하나가 바로 ‘온라인 대학 커뮤니티’다. 우리나라 대학 커뮤니티 사이트는 1999년 서울대 학생들을 위한 정보제공 사이트를 목표로 생겨난 ‘스누라이프’에서 시작되었다.

 지금은 서울대뿐만 아니라 전국 각지의 수많은 대학에서 이 같은 커뮤니티를 운영하고 있다. 대학교마다 학교 공식 홈페이지가 존재하고 보통 그 속에 ‘자유게시판’이란 커뮤니케이션 공간이 제공되지만 학생들은 여러 이유를 근거로 온라인 커뮤니티로 향한다.
종합 커뮤니티 사이트 ‘디시인사이드’의 대학 갤러리와 고려대학교 재학생 커뮤니티 ‘고파스’를 비롯해 성균관대학교 커뮤니티 ‘성대사랑’ (http://www.skkulove.com), 숭실대학교의 ‘유어슈’ (http://www. yourssu.com), 서울시립대학교의 ‘시끌’ (http://www.sicle.co.kr) 등의 커뮤니티가 대표적이다.

▲고려대학교 커뮤니티 ‘고파스’

자유로운 소통과 정보 교류의 장

 학생들이 대학 커뮤니티를 선호하는 이유는 자유로운 의사소통이 가능한 공간이라는 점과 다양한 콘텐츠로 큰 흥미를 갖게 한다는 점 때문이다. 대학 커뮤니티는 단순히 글만 쓰고 리플을 다는 게시판의 역할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각 대학의 커뮤니티에는 일반 게시판 이외에도 학교 내 소식, 학교 주변 맛 집 정보, 공모전 정보, 취업 정보, 수업에 대한 정보 등 대학생활에 필요한 실제 정보를 제공한다.

대학 커뮤니티는 자유롭게 의견을 제시하고 토론하는 문화의 장이 되어준다는 점이 가장 큰 매력이다. 마음 놓고 토론하고 가볍게 의견을 개진할 만한 토론의 공간이 필요한 대학생들은 온라인 커뮤니티의 자유게시판을 이용해 의견을 제시한다. 단순 의견 표출 수단과는 달리 많은 사람들과의 쌍방향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하기 때문에 다양한 생각과 견해를 들을 수 있다.

또 다른 장점은 생활 정보를 얻거나 가벼운 가십거리를 이야기 하는 등 생활의 활력소가 되어준다는 점이다. 여대 커뮤니티의 경우 여자들끼리만 나눌 수 있는 민감한 이슈들이 공유되기도 하며, 대학 강의와 관련된 정보가 오고 가기도 한다.
학교 홈페이지에서는 글을 올리면 신원이 그대로 드러나 말하기 어려웠던 문제들도 익명성이 보장되는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홀가분한 마음으로 말할 수 있다. 여기서 이뤄지는 신속한 정보 교류 덕에 학생들은 급격히 변하는 외부 환경에 적응할 수 있다. 따라서 커뮤니티를 세상으로 한 발짝 더 다가갈 수 있는 통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처럼 자유로운 커뮤니케이션을 위해 대부분의 학생 커뮤니티들이 학교의 재정적 지원 없이 독립적으로 운영되고 있다. ‘고파스’, ‘성대사랑’, ‘유어슈’ 등이 독자적으로 배너광고를 유치하고, 기부금을 받는 등의 형식으로 커뮤니티를 운영하고 있다.

학교 발전을 위한 촉매제로 자리매김

 대학 커뮤니티가 학생들에게 끼치는 영향력은 굉장히 크다. 언론에서도 사회적 문제에 관하여 대학생들의 의견이 궁금할 때 커뮤니티에 들어가 본다는 후문이 있을 정도이다.
모든 학생이 모여서 수다 떨듯이 가볍게 이야기를 공유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정치에 관한 토론, 학내 정세 이야기, 취업에 관한 질의응답이 가능하기 때문에 학생 간에 교류와 소통, 그리고 친목을 강화할 수 있다.

 또한 겉으로 드러내기 힘든 이야기를 올리면 공감하는 다른 학생의 위로를 받을 수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의미 없이 떠들고 노는 것이 아니라 유익한 정보가 제공되어 마침내 학내 변화를 유도할 수 있는 것이다. 실제로 서울대 재학생 커뮤니티 사이트인 ‘SNULife’에서는 지난해 총학생회장 선거 부정 의혹이 제기됐다. 한편, 선배들의 ‘신입생 길들이기’를 대학 커뮤니티에 고발해, 오프라인 상의 서명 운동까지 벌어졌다. 이 사건은 총장, 미대학과장 등 학교 관계자와 총학생회의 사과를 이끌어내고서야 가까스로 잦아들었다. 이 사례에서도 드러나듯, 대학 온라인 커뮤니티는 정보를 전달하고 소식을 알리던 과거의 모습에서 벗어나 실천적이고, 행동력 있는 하나의 매체로 자리매김해 나가고 있다.

 이에 고파스를 이용한 곽도희(고려대1) 학우는 “강의 정보가 활성화 되어 있어 수강 신청 시 용이하며, 동아리 정보 및 학과관련 정보가 다양해 상당히 많은 학우들이 사용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또 성대사랑을 이용한 김세정(성균관대1) 학우는 “이번 중간고사 때 도서관의 자리 선점 문제로 많은 학우들이 토론의 장을 열었다”고 말했다.
학생들에게 정보를 전달해주고, 자유로운 소통의 장을 제공해 주던 대학 온라인 커뮤니티가 이제는 학생들의 의견을 주도하고, 취합하고, 나아가서는 행동을 이끌어내는 촉매제로 진화했다는 것을 알려준다.

성숙한 커뮤니티 문화 조성이 우선

 타대의 커뮤니티는 상당히 많이 보급되어있으며, 일부는 학교에서도 인정받고 있다. 재학생 뿐 아니라 졸업생, 더 나아가 교수까지 연계하는 대학 커뮤니티도 존재 한다. 이처럼 대학 커뮤니티가 새로운 캠퍼스로 등장한 요즘, 우리학교의 실정은 어떨까.
현재 우리학교는 디시인사이드 경원대 갤러리, 싸이월드 총학생회 클럽을 주 커뮤니티로 사용 중이다. 싸이월드 총학생회 클럽에는 학교 내 소식과 동아리 정보, 공연, 전시, 봉사와 구인구직에 관련된 범위까지 두루 다루고 있다. 디시인사이드 경원대 갤러리에는 학우들의 의견교류 및 학내 이슈에 관련된 이야기를 하고 있다. 또한 최근에 개설된 경원대 트위터 ‘경원대당’은 전체 방문자 수가 4,799명에 달해, 우리대학의 새로운 커뮤니티로서 자리매김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우리 대학 커뮤니티를 이용한 학우들의 목소리도 다양하다. 정주현(태권도1) 학우는 “타대의 커뮤니티에 비해 다뤄지는 내용이 가십거리가 많아 아쉽지만 학내 관련 정보를 인터넷이라는 매체를 통해 쉽게 접근 할 수 있어 좋다”고 말했다.
한편 한성수(경제2) 학우는 “학교에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알 수 있으며 그에 대한 여론이 어떤지 알 수 있어 좋다”며 “앞으로 커뮤니티의 질이 더 향상된다면 타대에 못지않은 커뮤니티가 될 것 같다”고 덧붙였다.

 대학 커뮤니티의 핵심적인 요소는 학생이 주체가 된다는 것이다. 고민을 상담하고, 학내 관련 소식을 나누고, 강의 정보를 교류하면서 학생 스스로 커뮤니티에 일부가 된다. 하지만 대학 커뮤니티는 익명성이 보장되며, 주제에 구애를 받지 않는다는 점에서 양면성을 띤다.
자유로운 소통이 가능한 것은 분명하지만 타인의 권리를 침해할 만한 발언이나 유언비어가 새어나오는 출발점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검증되지 않은 게시물들을 진실성을 가려서 들을 줄 아는 성숙한 커뮤니티의 ‘눈’이 필요한 때이다.

 박지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