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상해보세요 천국이 따로 없는 세상을 당신이 노력한다면 그건 쉬운 일입니다 그러면 지옥도 없을 것이고 우리 위에는 오직 하늘만 있을 뿐 상상해보세요 모든 사람들이 오늘을 위해 사는 것을 상상해보세요 국경이 없는 세상을 그건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 누굴 죽이거나 죽을 이유도 없겠지요 종교도 없어지겠지요  1971년에 발표된 Imagine의 가사 중에서-

▲ 김길 사회봉사단 직원

自願奉仕(스스로 원해서 받들고 섬긴다)활동을 학생들과 1년 넘게 해오면서 줄곧 파편처럼 가슴에 와 박히는 것은 ‘왜 이렇게 도와주어야 할 사람들이 주변에 많은지’ 라는 생각뿐이다.

개인적으로 힘이 많이 들 때면 “차라리 내가 부자였더라면, 아니면 직장에서 힘을 발휘하고 보수를 많이 받는 상위 직급을 가지고 있다면, 저 사람들을 좀 더 많이 도와 줄 수 있었을 텐데”라는 자조 섞인 눈물과 한숨뿐이다.

땀 흘려 봉사를 한 후에 느끼는 짜릿한 보람이 없다면 힘이 들어 못할 일인 것도 같다. 내 나이 올해 40세의 절반쯤 되 보이는 열혈청년 및 소녀들과 공유하는 삶의 풍부한 경험은 미래에 느끼게 될 인생의 자양분이 될 것임에 틀림없기에 오늘도 정문에서 학생들을 만나 내차에 태우고 봉사현장을 찾아 다니곤 한다.

장애인 행사도 그랬고, YWCA바자회 때도 나의 어린 자식(초등 6년 아들, 초등 4년 딸)을 봉사학생들 틈에 섞이게 해 함께 무언가를 느낄 수 있는 기회를 만들곤 한다.
선행(goodness)과 봉사(volunteerism)는 분리되어 인식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봉사의 4가지 특성(자발성, 공익성, 무보수성, 지속성)에 ‘땀 흘려 일해야 함’ 그 한 가지를 더 추가하여 5대원칙을 만들었으면 좋겠다. 그래서 헌혈이나 후원금 모금 등의 활동은 봉사가 아닌 선행으로 표현하는 것이 옳을 일이다.

봉사를 하면 할수록 가슴속을 후벼 파는 눈물 나는 이야기 한편을 전달하고자 한다. 봉사대상인 수혜자중 한 부부가 복정동의 옥탑 방에서 힘겨운 삶을 유지하고 있다.

할아버지는 83세로 전직 순천경찰서장을 역임했다. 35년 동안 경찰공무원으로 재직하였으며 1980년 총경으로 정년퇴직했다. 할머니는 전직 모 여자고등학교 교장으로 정년퇴직하여 두 분의 연금수익만 한 달에 6백여만원이 넘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무직이었던 50세 가까운 두 아들이 있었는데, 두 분을 잘 모시기로 약정하고 연금모두를 일시불로 전환하는 등 모든 가산을 현금화하여 탕진하기 까지는 많은 세월이 필요하지 않았다.

유명대학까지 나왔다는 한 아들은 교도소에서 복역 중이고, 다른 한 아들은 행방불명인 상태이다. 주변 봉사자들의 도움으로 불법 건축물인 5평 크기의 옥탑방을 건축주가 배려해 보증금 50만원에 월세 15만원으로 현재의 시간들을 보내고 있다. 하지만 이를 본 이웃의 다른 건물주가 고발을 해서 본 옥탑방의 사건은 법원으로 넘겨졌다.

판결일 날 건축주, 자원봉사자들이 함께 참석했다. 월세를 들어 살게 했던 건축주가 하는 말이 불법건축물에 대한 판결 결정으로 인하여 이분들이 다시 거리로 나서야 한다면 어느 누가 이분들에게 주거공간을 마련해 줄 수 있는 대안이 있느냐고 하였다. 과연 자식이 버린 부모를 국가가 구제하여 줄 수 있을 것인가? 판결은 무혐의로 내려졌고 내가 적극적으로 도와 드려야 할 수혜자 리스트 맨 윗줄로 올려졌다.

조금 지나면 결실의 계절이 막을 내리고 가장 어려운 그리고 혹독한 겨울이 그들을 기다리고 있다. 나눔의 문화, 배려하는 자세, 나의 조그마한 활동들이 그들의 어두운 그림자를 손바닥만큼의 크기일지라도 조금씩 그리고 좀 더 자주 지워주고 웃는 모습을 기대해 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