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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6년 만에 우리나라를 강타한 추위로 전국이 꽁꽁 얼어붙었다. 이런 추위는 특히 사람들을 더욱 움츠리게 만들고 가슴 시리게 만든다. 하지만, 매서운 추위에도 따뜻함을 전파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 주인공은 바로 자원봉사자들. 바쁜 삶을 사는 와중에도 그들은 자신의 시간을 쪼개 주변의 어려운 이들을 돕는 나눔을 실천하고 있다. 각박한 삶으로, 또 추위로 얼어버린 마음마저 녹여버린 봉사활동의 현장을 함께했다.
학교에서 그리 멀지 않은 서울시 송파구, 그곳에 천사의 미소를 지닌 아이들이 있다. 수급권자 가정, 차상위 계층, 한 부모 가정, 저소득 가정이라는 배경과는 달리, 해맑게 인사하는 아이들의 모습은 마치 티끌 없는 하얀 눈처럼 깨끗했다. 입구에 줄지어선 작은 신발의 주인공들은 그룹 형태로 매일 이뤄지는 학습 지도와 매주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저마다의 꿈을 키우고 있었다.
방문 첫 과제는 ‘나는 누구인가’를 발표하는 것. 아이들과 대학생으로 이루어진 학습 도우미들은 자신의 장점과 좋아하는 것을 찾아내느라 의기를 투합했다. 한 시간 가량 자신에 대해 글을 쓰는 것은 성인에게도 힘든 일이지만, 아이들은 주저함 없이 자신을 하얀 종이 위에 풀어나가고 있었다.
이렇게 당당하고 맑은 아이들의 모습을 보면서 하고 싶은 것도 많고 가고 싶은 곳도 많은 아이들이 그것을 참는 것에 대견함을 느끼면서도, 한편으로는 아이들의 바람이 다 이루어지지 못하는 현실이 안타깝게만 느껴졌다.
저학년 아이들이 운동장에 나가 가벼운 공놀이를 하는 동안, 이제 고등학교에 들어가는 아이들과 고민을 털어놓는 시간을 가졌다. 고등학교에 올라가면서 겪는 고민을 듣고 조언해주면서 얼마 전까지 고등학교에 다니던 시절을 떠올리게 되었다. 위처럼 자원봉사는 소소하고 작은 행동으로 어려운 이웃들에게 큰 희망을 주는 활동이다. 뿐만 아니라 자원봉사를 통해 자신에게도 작은 기쁨을 얻을 수 있다.
우선, 자신의 새로운 모습을 발견할 수 있다. 나눔을 통해 누군가에게 도움이 된다는 것 자체로 자신의 가치가 더 높아진다. 또한 수혜자들과 함께하는 활동을 통해 장점을 발전시킬 수 있고, 이로써 자신에게 숨겨져 있던 새로운 면을 발견할 수 있는 기회가 된다.
또 생각의 크기를 넓힐 수 있는 기회로 작용 할 수 있다. 봉사활동을 통해 동료봉사자들이 또는 자원봉사 수혜자 같은 다양한 사람들과의 교류로 서로 다른 사람들을 이해하고, 생각을 공유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다. 이런 과정을 통해 생각의 크기를 넓힐 수 있게 된다.
하지만, 자원봉사를 하기로 마음먹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서울시의 통계에 따르면, 2009년 19.8%의 자원봉사 참여율을 기록했다. 아동, 청소년, 노인 등 사회적 약자 지원 분야가 2006년 41.2%에서 2009년 23.2%로 낮아졌으며, 연 1~2회의 참여 횟수가 2006년 34.5%에서 지난해 49.5%로 높아진 반면, 9회 이상은 34.0%에서 13.5%로 낮아져 지속적인 봉사활동은 미미한 것으로 보인다. 봉사활동 참여율의 저조는 자원봉사활동의 이면의 어려움을 보여준다. 자신의 기대에 어긋나는 봉사활동, 주로 육체적인 활동 등의 걱정이 자원봉사시작의 첫 걸음을 막는 이유다.
하지만, 봉사활동이 어렵지 않도록 우리학교에서는 사회봉사단을 조직하여 활동을 지원하고 있다. 사회봉사단은 현재 성남시에 있는 각종 복지시설, 공공기관 등에서 이루어지는 학우들의 봉사활동을 지원하고 있다. 또 방과 후 학습, 장애우도우미, 다문화가정도우미 등의 멘토링 프로그램과 환경보전 캠페인, 그린 스카우트, 시민 권익 보호단체 참여활동 등도 지원하고 있다. 학교 홈페이지에는 자원봉사 모집과 활동사진이 게재되어 있어 학우들이 보다 많은 정보를 제공받을 수 있다.
비록 하루였지만, 경원대신문사가 함께한 따뜻한 여정은 아이들에게도, 자원봉사자들에게도 소중한 추억이 되었다. 서로를 알아가는 시간 가운데서 세상을 긍정적으로 살아가는 법을 알려준 아이들. 그리고 그들에게 더 큰 꿈과 희망을 갖게 해준 봉사자들. 세상의 이치는 작은 나눔을 더 큰 행복으로 보답한다. 이렇듯 나눔은 함께하려는 소중한 마음으로부터 시작하는 것이라 감히 정의해본다.
박지현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