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대학들은 매년 수시와 정시라는 두 가지 방법으로 신입생을 선발한다. 하지만 이 두 가지 방법만으로는 대학이 바라는 인재상을 찾기에 한계가 있다. 사람을 오직 내신과 수능 성적이라는 겉으로 드러난 면으로 평가하기 때문에 그 사람의 내면, 가치관이나 잠재력을 판단할 수 없다.

 그 문제점을 보완하기 위해 내적인 부분들을 다각적으로 평가하여 특성에 맞는 신입생을 선발하는 제도인 입학사정관제가 도입됐다. 우리나라는 2007년 서울대, 연세대 등 10개 대학에서 입학사정관제를 시범적으로 실시한 후 그 숫자가 점차 증가해 2011년 현재 전국 118개 대학에서 시행하고 있다.

 입학사정관제는 1923년 미국 하버드대학에서 처음으로 실시됐다. 입학사정관제를 처음 도입하게 된 이유는 다소 황당하다. 1920년대 미국에서 학업능력을 위주로 학생을 선발하자 한국인만큼 교육열이 높은 유대인들의 합격률이 높아지게 됐다. 당시 미국 사회의 주류층이었던 백인 자녀들은 입학에서 뒤처지게 됐고, 위기감을 느낀 미국 사회는 ‘전인교육’을 강조하며 성적뿐 아니라 다양한 특기로 대학 입학의 길을 열었다. 그에 따라 백인 자녀들의 명문대 입학이 수월해졌다. 처음의 이런 다소 불순한 이유와 다르게 입학사정관제가 지도자가 될 잠재력을 가진 학생들을 선발하는데 큰 효과가 있다는 것이 검증됐고, 이후 점차 확산된 것이다.

입학사정관제에 대한 오해 = 성적 고려 않는다?

 입학사정관제는 신입생의 내적인 면을 평가하는 제도다. 때문에 입학사정관제는 성적을 전혀 보지 않는다는 오해가 있기 마련이다. 그러나 실제 평가기준에서 성적이 완전히 배제되지는 않는다. 이는 입학사정관제를 통해 대학에 들어간 학생이 강의를 이해하는데 어느 정도의 기초학업능력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입학사정관제에 지원하기 위해서는 대학에서 제시하는 인재상과도 부합하고, 요구되는 기본 스펙을 다져놔야 한다.

 입학사정관제에 지원하는 학생들은 대학에서 제시하는 증빙서류를 필요 이상으로 중요시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입학사정관제 전형은 사교육과 타율적인 학습으로 포장된 껍질 안에 있는 것을 보고자 하는 것이다. 따라서 증빙서류가 아무리 화려하고 양이 많아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증빙서류는 면접 등에서 학생 자신이 주장하는 자신의 모습을 증명하는 하나의 증거에 불과하다. 이보다 자신의 가능성과 잠재력에 대한 확신, 그리고 그것을 어떻게 표현하는지가 훨씬 중요하다.

우리학교는 2010년부터 6가지 전형 실시…올해 304명 선발

 우리학교에서도 2010년부터 기존의 점수에 의한 줄세우기식 입시를 타파하기 위해 영프런티어, 리더십, 교육기회균형, G2N3, 취업자·공무원, 재외국민·외국인 등 6가지 전형의 입학사정관제를 실시하고 있다. 이번년도에는 영프런티어 전형에서 52명, 리더십 전형에서 81명, 교육기회균형 전형에서 26명, G2N3 전형에서 30명, 취업자·공무원 전형에서 53명, 재외국민·외국인 전형에서 62명씩 총 304명을 선발했다.

 그 중 대표적인 영프런티어 전형의 인재상은 덕성을 갖춘 글로벌 인재를 선발하는 것이다. 영프런티어 전형은 봉사활동을 통해 학교 및 지역사회의 귀감이 된 자를 선발하여, 사회봉사 전문 인재로 육성하고자 하는 것이 그 목적이다. 이 전형에서는 봉사시간의 양이나 수상실적 자체보다 그 학생의 가치관과 봉사활동을 지속하고자하는 의지에 중점을 둔다.

 리더십 전형에서 요구하는 인재상은 다른 사람과 협력하면서 사회를 발전적으로 이끌어 나가는 글로벌 리더로 클 수 있는 신입생을 선발하는 것이 목표이다. 학창시절 학교 임원으로 일했던 경험 뿐 아니라 자신이 리더십을 발휘했던 특정 상황이나 사람들을 이끌어 본 경험이 있는지를 중요시한다. 다시 말해 리더십 전형은 구성원의 자발적 참여를 이끌고 집단의 성장과 발전을 꾀해 본 경험이 있고, 대학 및 사회의 리더로 성장하고자 하는 의지와 가능성이 있는 신입생들을 선발하는 전형이라고 할 수 있다.

 교육기회균형 전형이 요구하는 인재상은 ‘어려운 환경을 극복하고 자신의 삶을 노력으로 재창조하는 개척자’의 모습이다. 교육기회전형의 평가 기준은 가정형편이 어려우나 학업에 확실한 의지를 가지고 있는가에 대해서 평가한다. 가정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에게 균등한 기회를 부여하여 사회발전에 기여하는 인재가 되도록 육성하는 것이 목적이다.

 G2N3전형은 우리학교에서 특성화 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는 G2+N3 사업과 관련된 전형으로, 세계수준, 국내 최고 수준을 지향하는 경원대의 장기 발전 비전에 걸맞는 창의성과 잠재력, 그리고 새로운 가능성에 도전하는 용기 있는 학생을 선발하는 전형이다. G2N3전형은 다른 전형과 달리 이번 2011년도에 처음으로 시행됐으며, G2N3에 확실하게 정해진 바이오나노대학의 바이오나노학부에서만 선발했다. 특성화 사업인 만큼 다른 분야보다 과학분야에서 재능을 보이는 인재 위주로 선발하며, 신입생이 지원학과에 대해 이해하고 있는지 파악하고, 인생 목표에 대한 뚜렷한 방향성과 계획성을 가지고 노력하는지, 자신에 대한 객관적이고 긍정적인 이해를 하고 있는가에 대해 평가하는 전형이다.

 또한 취업자와 공무원을 대상으로 하는 취업자·공무원 전형과, 재외국민과 외국인을 대상으로 하는 재외국민·외국인 전형을 실시하고 있다. 두 가지 전형 다 학업에 대한 열정과 의지를 중점으로 평가한다.

효과적인 것으로 증명…입학 후 성취도 높아

 우리학교는 입학사정관제 전형으로 입학한 학생들에 대해 멘토링을 실시하며 소속학과에 해당하는 멘토를 정해줄 뿐 아니라 일정기간마다 보고를 받는 지속적인 관리를 시행한다.

 영프런티어 전형으로 입학한 문장원(행정1) 학우는 “멘토링 시스템은 타 대학도 실시하고 있지만 우리학교는 사후관리가 더 철저하다”며 “입학하고 내가 무엇을 해야 할지 막연했는데 멘토프로그램을 통해 마음을 다잡을 수 있는 계기가 됐다”고 전했다. 또한 “일정기간 보고를 통해 평가를 하기 때문에 멘토의 도움을 받는 멘티 또한 자연스럽게 열심히 하게 된다”며 “앞으로 도움이 되는 이런 프로그램들이 더욱 많아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입학사정관제 전형으로 들어온 학생들은 입학 시 학생부성적은 일반전형으로 들어온 학생들에 비해 비교적 낮으나, 입학 1년째의 전체 평점은 일반전형으로 들어온 학생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입학사정관제가 효과적인 것으로 증명됨에 따라 2012년에는 2011년보다 54명 증가한 358명을 선발할 계획이다. 이 인원은 정원 외 전체인원의 10.04%에 달한다.

 정은진(입학사정관실) 사정관은 “입학사정관제는 사교육을 받지 않았어도 그 학생의 잠재력과 가능성을 평가한다”며 “입학사정관제 전형으로 들어온 학생들은 입학 시 학생부 성적은 비교적 낮으나 입학 1년째의 성취도는 높게 나타났다”고 밝혔다.

 입학사정관제는 전인교육을 추구하는 공교육의 기본 취지와도 부합하고, 사교육의 비중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는 측면에서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노환철 수습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