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측 “인원 예상 가능”
학우들 “편리성 높아져”
그러나 확정된 강의 계획서와
전공자리확보 필요

 째깍 째깍 째깍…. 모든 학우들의 눈이 시계에 집중되어 있다. 드디어 9시. 종이 울림과 동시에 학우들은 신속하고도 정확한 손놀림으로 어느 때보다 높은 집중력을 발휘하며 자신이 원하던 시간표를 짜기 위해 수강신청에 매진한다. 새 학기를 앞두고 모두가 학수고대하던 수강신청 전쟁이 시작된 것이다.

 수강신청을 처음 해보는 어리둥절한 신입생부터 몇 해째 거듭해온 고학년 학우들까지 수강신청 날의 떨림은 여전한 듯하다. 한 학기를 결정짓는 중대한 수강신청 결전의 날, 희비의 갈림길에서 과거보다 회심의 미소를 짓고 있는 학우들이 늘어난 까닭은 무엇일까.

과거 수강신청 = 수강전쟁

 수강신청 날이 다가오면 학우들은 저마다 새 학기 시간표를 계획하고 원하던 수업을 듣기 위해 만반의 준비를 하느라 여념이 없다. 수강신청에 성공하면 듣고 싶은 전공과목을 비롯한 여러 교양과목들을 모두 수강할 수 있지만, 실패해 한 과목이라도 신청을 못하게 되면 자신이 계획했던 모든 시간표 일정에 차질을 빚게 된다.

 특히 전공일 경우 한 과목으로 인해 다른 시간표를 모두 수정해야 하는 경우도 있고, 경쟁률이 높은 인기 교양과목은 조기에 인원이 마감되기 때문에 자신이 원하는 수업이 아닌 학점을 채우기 위해 관심분야 밖의 교과목을 수강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일찍이 수강신청을 소위 ‘수강전쟁’이라 이를 만큼 수강신청에 대한 학우들의 심적 부담과 어려움은 크기로 유명하다. 특히 본교의 경우, 2010년도 2학기 전에는 예비수강신청 제도가 도입되기 전이기 때문에 일일이 학수번호를 치고 수강신청을 해야만 해서 학우들의 고충은 더욱 컸다.
김형중(바이오나노·3) 학우는 “항상 수강신청이 시작되는 9시에 학우들이 한꺼번에 몰리기 때문에 잦은 오류가 생긴다”며 심지어 “창이 아예 뜨지 않을 때면 제 시간에 타자를 아무리 빨리 치더라도 신청을 못해서 불편했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수강신청이 달라졌어요!

 2010년도 2학기 때부터 본격적으로 수강신청의 개혁이 시작됐다. 지난 학기부터 학우들의 교양과목 수요반응을 조사하려는 취지에서 ‘예비수강신청 제도’가 도입된 것이다. 이는 예비수강신청을 통한 학우들의 수요조사 결과에 따라서 본 수강신청이 보완되는 방식이다.

 이번 학기의 경우 예비수강신청은 지난 1월 12일 9시부터 18일 24시(토, 일 제외)까지 진행됐으며, 본 수강신청은 2월 7일부터 11일까지 각 요일별로 공학인증 해당 학과(부) 1~4학년, 4학년, 3학년, 2학년 순으로 진행됐다. 별도로 신입생 수강신청은 2월 28일 9시부터 24시까지 하루 동안 진행됐다.

 한편, 이번 학기부터는 예비수강신청 한번으로 수강신청이 끝날 수도 있는 ‘예비수강신청에서 본 수강으로의 수강확정 제도’로 변화했다. 수강확정 제도는 신청인원 수가 수강인원의 정원 안에 들게 되면 본 수강신청 전에 자동으로 수강 확정되는 제도이다. 이는 예비수강신청을 하고도 본 수강신청 시에 별도로 신청해야만 했던 직전 학기와 달리 학우들의 편리성을 한층 더해준 것이다.

 많은 학우들이 이러한 수강신청의 새롭고도 획기적인 변화를 반기고 있다. 오상윤(무역·2) 학우는 “지난 2학기 때 예비수강신청을 했던 것 보다 훨씬 나아졌다”며 “수강할 과목들이 자동적으로 확정되니 막상 본 수강신청 때 신청할 과목은 4개만 남아서 수강성공이 가능했다”고 회상했다. 예비수강신청의 본격적인 도입으로 인해 수강신청 당일에 일일이 학수번호를 치지 않고 예비로 수강신청 해놓았던 목록에서 클릭 한번만으로 수월하게 신청이 가능해졌다. 이로써 시간단축과 동시에 수강신청의 간편함으로 학우들의 수강신청 성공률이 높아졌다 보아도 과언이 아니다.

 타대에서도 본교와 마찬가지로 학우들의 원활한 수강신청을 돕기 위해 실행하고 있는 눈여겨 볼만한 제도들이 많이 있다. 서울대는 학번 끝자리의 홀수와 짝수 학생을 나누어 수강신청을 하며, 건국대는 학년별 과목에 따라 비율의 차이를 두어 1학년 과목인 경우에 1학년 비율이 70%, 2~4학년 비율은 10%와 같이 시행하고 있다.

 또한 국민대에서는 전공과 교양 수강신청을 따로 하고, 신입생의 경우 필수교양(계열교양)을 자동 신청되게 하며, 세종대는 수강신청 중에 동시 접속자가 많은 경우 오류를 방지하기 위해 대기화면을 추가하도록 하고, 여기에는 사용자의 편의를 위한 본인이 접속 가능한 시간과 순서가 표시된다.

이것만은 고쳐주세요!

 그러나 수강신청 제도의 획기적인 개혁이 이루어졌음에도 불구하고 본인 학과의 전공신청을 못한다거나, 수강을 희망하나 인기 있는 교양과목을 듣지 못하는 등 몇몇 문제점들은 여전히 잔재해 있다.

 또한, 예비수강신청 기간에는 완성되지 않은 강의계획서가 대부분이라 교수진, 구체적인 강의사항 등을 자세히 알기 어려워 수강과목을 선택하는데 있어서 어려움을 겪는 학우들이 많다. 특히 교양과목 같은 경우에는 강의계획서가 없어 과목명만 보고 신청했다가 막상 수업을 듣고 보니 자신이 예상했던 수업이 아니라 난해한 경우도 종종 발생한다.

 이향원(신문방송·2) 학우는 “수강확정 제도가 생겨서 기존에 비해 상대적으로 수강신청 실패가 적어졌고, 듣고자 하는 수업을 들을 수 있는 기회가 많아 심적 부담감도 덜해져서 좋았다”고 하는 반면 “나를 포함해 주위에 전공을 놓친 학우들이 많기 때문에 본인 학과의 전공을 기본적으로 확정해줬으면 좋겠다”고 희망했다. 또 신연아(경제·2) 학우는 “예비수강신청을 했는데도 불구하고 가장 중요하고도 필수적인 전공과목 신청을 2개나 못해 상심이 크다”며 “전공은 정정기간에도 자리가 안 나는 경우가 많은데, 적어도 자기학과 전공은 여유를 줘야 하지 않나”하고 답답한 심경을 비쳤다.

 이와 같은 학우들의 심정에 대해 교무처 측은 “전공과목은 학과에서 개설 인원을 정하는 것이기 때문에 학과에서 대부분의 학우들을 수용할 수 있도록 조정해야 한다”며 “특히 전공은 학과에 따라서 강사 초빙이나 강의실 변경과 같은 여러 기타사항을 고려해야 한다. 수업요건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필요한 부분이 많기 때문에 각 학과에서 인원을 수용할 요건이 되어야지만 의뢰를 통해 지원이 이루어져 개설되는 것이다”고 대변했다.

수강신청계의 성공신화를 꿈꾸다

 위와 같이 기존의 수강신청에서 새로이 탈바꿈을 꿈꾸는 개혁을 통해 대부분의 학우들은 수월한 수강신청이 가능해졌고, 여러 편리함을 누릴 수 있게 됐다. 뿐만 아니라 시간단축도 되고, 심적 부담감도 덜어주는 등 여러 이점을 불러왔다. 이에 따라 학우들의 만족의 목소리는 높아졌지만 아직 완벽하다고 말하기에는 이르다. 총학생회 취업정책팀 팀장 김자헌(태권도·2) 학우는 “요즘 수강신청이 많이 개선되기는 했지만, 예비수강신청을 해도 수강신청 당일에는 클릭을 빨리 해야만 한다. 이 점을 개선하기 위해서 ‘예비수강신청 장바구니 2차화 제도’를 시행할 것이다. 이는 예비수강신청을 두 번으로 나눠서 1차화에 나온 통계를 2차화에 보완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며 “또한 학우들이 예비수강신청을 할 때, 학우들에게 정원과 수강신청인원이 각 몇 명인지를 명시하여 학우들이 이를 보고 한 과목에 몰리는 것을 사전에 방지할 것이다. 학교 측에 문의한 결과 본격적으로 다음 학기에 실행될 예정이다”고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말했다. 또한 총학생회의 수강신청 공약에 이어 학교 측의 앞으로 수강신청 계획에 대해 들어보았다.

 교무처 측은 “총학의 의견을 검토하여 다음에 시행하고자 예상하는 수강신청 계획은 ‘변경기간’을 만드는 것인데, 아직 검토 예정 단계에 있다. 이는 인원이 초과돼 수용할 수 없는 과목을 신청한 학우들이나, 재수강을 하려는 학생들에게 효율적일 것이다. 예비수강신청을 통해 수요조사가 끝나면 이 반영 결과에 따라 학생들이 자유롭게 본인이 포기하거나 신청할 수 있는 기간을 두는 것이다”며 “학교에서 처음 시도하는 것이고 계속해서 바꿔나가는데도 불구하고 학생들이 예비수강이라는 개념을 정확히 인지하여 잘 운영되고 있다. 앞으로도 학생들이 수강하는데 불편함이 덜 따를 수 있도록 바람직한 수강신청이 되도록 할 것이다”고 전했다.

 모두가 만족하는 수강신청의 꽃을 피우기 위해서는 학우들의 관심과 예비수강신청에서의 높은 참여가 요구되며 또한 학교 측의 꾸준한 피드백 과정이 필수적이다. 지난 학기 예비수강신청 참여율은 약 78.5%였으며, 이번 학기의 재학생 참여율은 약 82%로 휴학생 등 기타학생을 빼면 거의 90%에 육박하는 참여율을 보였다. 앞으로도 이러한 학우들의 높은 참여가 이어져야만 모든 학우가 자신이 희망하는 전공 및 교양과목을 수강할 수 있는 날이 머지않아 찾아올 것이다.

 임수진 기자 sj82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