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적 자본주의 사회를 사는 현대인들은 자신의 이익을 위해 경쟁하고 물리쳐야 하는 존재로 타인을 인식한다. 그러나 우리는 타인과 끊임없이 상호작용해야하는 공동체 속에 존재하고 있다. 이는 다른 환경에서 성장한 타인들의 집단에서 다름을 인정하고 이해하는 것, 즉 소통하는 것은 꽤나 어렵다는 말이다. 때문에 우리는 ‘소통’에 대해 가르치며 계속해서 소통을 추구하고 시도한다. 본교 총학생회 또한 학우들 간의 원활한 소통을 위해 지난 3월, 커뮤니티 사이트, '경음'을 신설했다.

  경원인의 소리, ‘경음’

 본교의 커뮤니티인 ‘경음’은 일반 게시판 이외에도 학교 내 소식, 제휴업체 할인혜택, 학교 주변 맛 집 정보, 공모전 정보, 취업 정보, 수업에 대한 정보 등 대학생활에 필요한 실제 정보를 제공한다. 또한 단과/학과의 사이트와 연동이 되어있어 연결고리의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특히 ‘그남자&그여자’ 게시판의 경우, 캠퍼스 내에서 발견한 이상형에 대한 정보를 학우들이 교환하고 도와준다는 점에서 대학커뮤니티다운 신선함을 보여준다.

 그러나 다양한 정보 제공과 학우들 간의 소통을 위해 개설된 ‘경음’은 실제로 많은 학우들이 모르고 있다는 아이러니를 낳고 있다. 본교 학우 1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71%의 학우들이 ‘경원대학교 커뮤니티 ‘경음’을 알고 있는가’라는 질문에 ‘모른다’고 답했다.‘알고 있다’고 답한 29%의 학우들에게 ‘경음을 이용하는 요인은 무엇인가’라는 추가질문을 했을 때, ‘학교소식’이 약 36%를, 다음으로 ‘자유게시판, 유머게시판 등의 의견 교환’이 약 30%를 차지했다.

 이용하지 않거나, 이용하는 데 불편함을 느끼는 부분에는 58%의 학우들이 ‘홍보부족으로 많은 사람들이 이용하지 않아서’라고 답했다. 다음으로 ‘커뮤니티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해서’가 16%, ‘타대에 비해 커뮤니티에 게재된 정보 수준이 미약해서’, ‘다른 커뮤니티를 이용하고 있어서’가 각 각 9%를 차지했다.

 또 ‘경음 커뮤니티를 통해 학우들 간의 소통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 하는가’에 대한 질문에 44%의 학우들이 ‘보통이다’고 답했으며, 이어 41%의 학우들이 ‘그렇지 않다’고 답해 소통의 창구로서의 역할에는 미미하다는 점을 보여준다.

 기타의견에는 ‘경음’에 대해서 묻는 학우들이 상당히 많았고, 심지어는 동아리나 소학회로 알고 있는 학우도 있었다. 또 ‘경음’커뮤니티 홍보에 관해서 학교 측의 지원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었다.

 김아름(아동복지 2) 학우는 “학우들의 의견을 교환하고 다양한 정보를 제공받을 수 있다는 취지에서 커뮤니티 개설에는 호의적이지만 많은 학우들이 모르고 있는 것이 실정이다”며 “적극적인 홍보를 통해 활성화 될 수 있도록 고려해야한다”고 덧붙였다.

  타대의 특성화된 게시물…문제는 참여

 본교의 커뮤니티의 문제점이 ‘홍보부족’인데 비해, 타대의 커뮤니티는 상당히 많이 보급되어있으며, 일부는 학교에서도 인정받고 있다. 재학생 뿐 아니라 졸업생, 더 나아가 교수까지 연계하는 대학 커뮤니티도 존재 한다.

 성균관대학교의 커뮤니티 성대사랑의 경우 분실물 습득, 졸업생 커뮤니티, 토론게시판 등의 특성화된 게시판을 개설함으로써 더 다양한 정보와 편의를 제공하는 통로로 작용하고 있다. 경희대학교의 커뮤니티인 쿠플라자 또한 솔직 담백Talk, 연애컨설턴트 등의 게시판을 개설해 겉으로 드러내기 힘든 이야기를 익명으로 게시하고 다른 학생의 위로를 받을 수 있게끔 했다. 이를 통해 모든 학우들이 모여서 수다 떨듯이 가볍게 이야기를 공유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정치에 관한 토론, 학내 정세 이야기, 취업에 관한 질의응답이 가능하기 때문에 학생 간에 교류와 소통, 그리고 친목을 강화할 수 있다.

 타대의 경우에는 이처럼 자유로운 소통을 위해 대부분의 학생 커뮤니티들이 학교의 재정적 지원 없이 독립적으로 운영되고 있다. 고파스, 성대사랑, 유어슈 등이 독자적으로 배너광고를 유치하고, 기부금을 받는 등의 형식으로 커뮤니티를 운영하고 있다. 본교의 경음커뮤니티는 총학이 주도아래 진행 중이다. 때문에 매 년 총학이 바뀔 때 마다 커뮤니티의 운영에 차질을 빚을 것이라는 문제가 제기 된다. 이에 경음커뮤니티 관계자인 김자헌(태권도 2) 학우는 “현재 커뮤니티는 시작단계이므로 앞으로 활성화되면 학생으로 구성된 운영진에게 운영권을 넘길 계획이다”라고 밝혔다.

 한편, 대학 커뮤니티 연합인 UCAN이 발족해 화제를 끌고 있다. UCAN은 서울대 스누라이프, 고려대 고파스, 이화여대 이화이언 등 각 대학별로 활성화된 학생 자치 사이트의 운영자들이 모여 발족시킨 연합체다. 현재 11개 대학의 커뮤니티 사이트가 소속되어 있으며 이들 커뮤니티의 회원 수를 합하면 35만 명에 달한다. UCAN은 온라인에서의 표현의 자유를 적극 보장하고, 학생 여론의 형성과 상호 연대를 통해 대학생들의 권익 신장을 도모한다는 기본적인 목표 하에 봉사활동과 연합토론회, e-sports 대회 등 학생들이 직접 참여하는 활동을 전개한다.

 이렇게 타대의 여러 커뮤니티가 지금의 자리에 이르게 된 것은 관리자의 운영능력 뿐만 아니라 학우들의 관심과 참여가 지속적이었기 때문이다. ‘경음’커뮤니티는 다양한 의견을 교환함으로써 학우들 간의 소통을 증진시키려는 의도에서 개설됐다. 그러나 지속적이고 체계적인 관리와 많은 학우들의 참여가 없다면 발전된 모습을 보이기는 힘들 것이다. 고민을 상담하고, 학내 관련 소식을 나누고, 강의 정보를 교류하면서 학생 스스로 커뮤니티에 일부가 된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박지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