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람과 아쉬움’ 중국학우의 방.중.생.활
  “방학동안 아르바이트와 공부 때문에 제대로 여행은 하지 못했어요”
“개강까지 얼마 남지 않았으니 먼곳은 못가고 가까운 서울을 탐방하며 남은 방학을 보낼 계획이에요”

이라는 짧지만은 않은 방학이 지나고, 어느덧 새 학기가 시작됐다. 어느 경원인에게는 목표를 이루어낸 시간이고, 또 다른 경원인에게는 목표를 이뤄내지 못한 아쉬운 시간일수도 있다. 이는 비단 한국학우만 해당하는 것이 아니다. 본교에 재학 중인 239명의 중국학우에게도 해당하는 일이다. 방학동안 고국에 돌아가지 않고 타지에 남은 중국학우에 방중생활을 들여다봤다.
매 학기가 끝나고 방학이 시작되면 대다수의 학우가 중국으로 돌아간다. 중국학우가 고향으로 돌아가지 않고 남아있는 경우는 미리 계획해둔 목표가 있기 때문이다. 연규남(글로벌교양대학) 객원교수는 “방학이면 아무래도 많은 학생들의 마음이 흐트러지기 쉽지만 남아있는 중국학우는 다르다”며 “대개 뚜렷한 목표를 가지고 방학을 보내기 때문에 시간을 알차게 보낸다”고 말했다.
중국학우 역시 우리와 비슷하게 아르바이트와 여행, 그리고 공부, 여가로 방학을 보낸다. 하지만 중국학우가 다른점은 방학전에 철저한 계획을 세워놓고 그것을 달성하기위해 시간을 헛되이 보내지 않는다는 것이다.

▲오몽우(국어국문 3)학우가 기숙사에서 자신의 목표를 이루기 위해 공부를 하고 있다.

경원에 둥지튼 239명의 중국학우들

공부, 아르바이트, 여가생활 바쁘다 바빠

 중국으로 돌아가지 않은 오몽우(국어국문 3) 학우와 조숙룡(국어국문 3) 학우는 “목표를 세워놓고 방학을 보내니까 오히려 방학이 짧다고 생각됐다”며 “방학동안 한국말 능력을 높이기 위해 ‘한국어 능력시험’ 통과를 목표를 세워놓고 준비를 했다”고 말했다. 현재 오 학우는 ‘한국어 능력시험’ 6급에 조 학우는 5급에 각각 통과했다.

 

▲지난 468호 '별별 사람들'의 주인공인 왕건봉(소방방재공학 4)학우가 소방설기기사(전기)자격증을 목표로 중앙도서관에서 공부를 하고 있다.

▲오 학우(국어국문 3)와 조숙룡(국어국문 3)학우가 번역 아르바이트의 대본을 놓고 직접 상황극을 만들어 펼쳐보이고 있다.

 방학동안 공부만 한다면 ‘방학’의 본래 의미를 크게 잃어버렸다고 할 수 있다. 방학에는 학기 중에 학업 때문에 하기 힘든 아르바이트와 여가를 즐길 수 있는 기회이기 때문이다. 오 학우는 “방학동안 틈틈이 중국어 과외와 숙룡이와 함께 유아교재 번역 아르바이트를 했다”며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자립심을 키우고 보람을 느낄 수 있었다”고 전했다. 특히 “유아교재 번역 아르바이트는 내가 번역한 것을 보며 많은 아이들이 공부를 할 수 있다는 생각을 하면 뿌듯하다”며 아르바이트를 하고난 느낀점을 전했다.
 조 학우는 “아르바이트와 공부 외 시간에는 좋아하는 음악감상, 영화감상등을 하며 여가를 보냈다”고 하면서 “이번 방학에 시험이 끝나면 오 학우와 한국여행을 계획했지만 하지못했다”며 짧았던 방학의 아쉬움을 전했다.
 한편 고향으로 돌아가지 않은 이붕비(기계자동차공학 2) 학우 역시 바쁘게 방중을 보내고 있었다. “방학동안 매일 오후 6시부터 10시까지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다”며 “학비를 벌기 위함도 있지만 한국어를 배울 수 있고 시간도 빨리 가기 때문에 일석삼조이다”라고 말했다.
 이 학우는 “요즘엔 태극권에 빠져있다”며 “이번 방학동안 매일 매일 태극권을 연습했다”고 말했다. “한 번 운동하는데 20분 정도라 간편하게 운동하기 좋다. 또 장비가 필요한 운동이 아니기 때문에 매력이 있는 운동이다”라고 말했다.
 이 학우는 방학이 끝나기 전에 서울근교를 여행할 목표를 밝혔다. “방학동안 아르바이트와 공부 때문에 제대로 여행은 하지 못했다”며 “개강까지 얼마 남지 않았으니 먼곳은 못가고 가까운 서울을 탐방하며 남은 방학을 보낼 계획”이라 말했다.

▲이붕비(기계자동차공학 2)학우가 태극권의 한 자세를 취하고 있다.

 또 다른 중국유학생인 장수림(무역 2) 학우는 “방학동안 잠시 고향에 다녀왔지만 아르바이트가 있어 금방 돌아왔다”며 “고향이 그립긴 하지만 한국에서 방학을 보내는 것도 나에게 큰 도움이 되었다”고 말했다. 장 학우는 “한국에서 주로 아르바이트를 하며 보냈지만 친구들과 남산타워 같은 명소도 돌아 다녔다”며 “한국에서 아직 못 가본곳이 많아 여기 머물면서 경험하고 싶은 것도 여행도 다녀보고 싶다”며 한국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장수림(무역 2)학우가 식당에서 테이블을 깨끗이 정리하고 있다.

방학 동안에도 한국학우와의 교류가 필요한 시점

 학기 중에는 학교에서 한국학우와 중국학우가 교류 할 수 있는 “중국친구맺기” 프로그램이 있다. ‘친구맺기’ 프로그램이란 한중협력본부에서 주최로 열린 한국학우와 중국학우가 교류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봉사학점’이나 ‘근로 장학금’ 같은 혜택과 중국어를 배울 수 있어 한국학우에게 주목을 받고있다.
 하지만 방학 동안에는 프로그램이 마땅히 없는 실정이다. 대다수의 중국학우가 고향으로 돌아가기 때문이다. 장 학우는 “방학동안 한국학우와 만날 기회가 없어 아쉽다”며 “만약 학교에서 방중동안 한국학우와 교류할 수 있는 좋은 프로그램을 만들면 한국에 남는 중국학우들도 꽤 늘어날 것”이라며 소망을 말했다.
 안미숙(한중협력본부) 주임은 “방학동안 대다수의 중국학우가 중국으로 돌아가기 때문에 본부측에서도 프로그램을 개설하지 못하고 있다”며 “중국학우들의 건의가 있다면 본부측에서도 언제든지 프로그램을 기획할 것”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여름방학이 끝나고 다시 새학기 출발선에 선 지금. 방중동안 중국학우들은 고국으로 돌아가지 않고 각자의 목표를 위해 시간을 보냈다. 중국학우들이 향수병과 유난히 짖궂었던 날씨를 견뎌낸 만큼 그들에게 이번 방학은 값진 시기가 아니었을까.

 구성/ 정주영 기자 jjy900815@ 
 글·사진/ 전세훈 기자 ace8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