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인은 제품이나 서비스의 연속적인 외층에 표현되는 인간 창조물의 영혼입니다.”
 세기적인 IT천재이자 디자인 경영의 아이콘으로 존경받았던 스티브 잡스는 세상을 떠나기 전 디자인에 대해 위와 같은 말을 남겼다. 이처럼 잡스는 생산 활동에 있어 디자인의 가치를 상당히 높게 평가했으며, 디자인에 대한 그의 집착과 열정은 실로 대단했다. 그는 애플 II의 케이스 색깔을 결정하는데 2,000가지 종류의 베이지색을 보고도 마음에 드는 색이 없다고 했으며, 매킨토시 박스의 디자인은 수정만 무려 50번씩이나 시켰다는 일화도 있다.
 잡스의 사례에서 알 수 있듯이 이제는 정말 디자인의 시대가 도래 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제품·서비스 혁신과 새로운 비즈니스 창출에 디자인이 차지하는 몫이 나날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디자인적 사고를 조직에 전파하는 디자인 CEO의 중요성도 더욱 부각되고 있다.

 인간은 언제부터 디자인을 시작했을까

 디자인에 대한 인식과 활동은 인류의 탄생과 더불어 시작되었다. 고대인들이 생활도구를 만들거나 집을 지을 때, 무슨 재료를 사용해서 어떤 모양으로 만들지 골똘히 생각했던 것이 바로 디자인 활동의 시초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사회가 발달함에 따라 기획, 노동, 생산, 분배 등 생산과정이 분업화되고 복잡해졌다. 그에 따라 여러 가지 지식과 정보를 많은 사람들에게 전달하고 교류해야 하는 필요성이 절실해졌고, 대량생산을 위해서는 제품의 원형을 신중하게 만들어야만 했던 것이다. 원형은 완성된 제품과 한 치도 다르지 않는 완벽함을 필요로 했는데, 이것이 현대에서 말하는 디자인 성립의 결정적 이유가 되었다.

 우리생활 곳곳에 숨어있는 디자인

 정연주(신방 2) 학우는 “디자인이라고 하면 전문가들이 하는, 대단한 창의력을 필요로 하는 어려운 분야처럼 느껴진다”고 말했다. 또 정상욱(산업경영 1) 학우도 “디자인이란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복잡한 과정”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많은 학우들이 ‘디자인=미술’이라는 고정관념에 사로잡혀 자신과는 거리가 먼 분야라고만 생각한다. 그러나 꼭 디자인 관련 전공이 아니더라도 디자인은 모든 분야에 깊숙이 자리 잡고 있다.
 디자인은 의외로 우리 삶 아주 가까운 곳에 있다. 우리가 앉는 의자, 우리가 보는 책, 우리가 생활하는 집… 우리 주변에 있는 모든 것들이 다 디자인 과정을 거쳐 탄생한 것이다. 현재 보고 있는 이 신문에만 해도 수없이 많은 디자인 요소들이 들어가 있다. 가안을 짠 후 회의를 거쳐 기사작성과 사진촬영을 하는 행위, 지면에 기사와 사진들을 배치시키고 조판 작업을 통해 최종적으로 신문이 나오기까지의 모든 행위들이 다 일련의 디자인 과정에 속하는 것이다.
 우리 학교 안에서도 여러 가지 디자인 요소들을 발견할 수 있다. 분수대, 스카이실링 등으로 아름답게 꾸며놓은 지하철 연결 통로부터 프리덤 광장과 스타덤 광장을 연결하는 낮고 긴 계단 길, 세계적인 조명 예술가인 프랑스의 알랭귈로가 연출한 형형색색의 LED 조명, 무당벌레 모양의 에코버스 등 디자인에 신경 쓴 여러 흔적들을 엿볼 수 있다. 뿐만 아니라 각 건물들의 외형, 강의실 내의 책상 배치와 게시판 등 우리 주변에 있는 모든 것들이 다 디자인된 것이다.

 훌륭한 디자인이란

 흔히 디자인하면 가장 먼저 미(美)와 연결짓곤 하는데, 꼭 아름다운 것만이 훌륭한 디자인이라 할 수는 없다. 아무리 아름다운 의자도 앉을 수 없으면 가치가 떨어지기 마련이다. 근대 건축을 이끌어 간 미국의 건축가 루이스 설리반(Louis Sullivan)은 ‘형태는 기능을 따른다’는 기능주의를 주창했다. 그는 현대건축의 기능과 형태에 대한 주장을 역설하며, 감정중심의 디자인을 배제한 채 목적에 따른 합리적인 디자인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디자인의 조건에는 ‘인체의 형태와 구조에 적합한가’하는 기능성, ‘개인적·사회적 취향과 관습 등을 만족시킬 수 있는가’하는 심리성, ‘시대적 감각에 부합하는가’하는 심미성, ‘상품으로서 경제적 가치가 있는가’하는 경제성, ‘자신만의 개성이 담겨 있는가’하는 독창성 등이 있다. 디자인에 대한 가치 척도는 매우 다양하여 보는 사람의 관점에 따라 상이하게 해석될 수 있지만, 중요한 것은 디자인을 할 때에 이런 다양한 측면들을 동시에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디자인에 도전하라!

 디자인은 결코 어려운 것이 아니다. 머릿속에 있는 무한한 생각을 현실에 그대로 옮겨다 놓는 것일 뿐이다. 디자인은 생산해내는 것보다 생각해내는 것이 중요하다. 한순간 떠오른 기발한 아이디어가 한 사람의 인생을 뒤바꾸고, 나아가 다른 많은 사람들의 생활과 미래에까지 막대한 영향을 미치는 것이 디자인의 놀라운 능력이기 때문이다.
 매년 말 한국디자이너협의회에서는 ‘전국 대학생 디자인대전’을 주최해 대학생들이 창의력을 마음껏 발휘할 수 있는 장을 마련하고 있다. 또한 이외에도 국내 여러 기업들은 자체적으로 디자인 공모전을 내놓고 있다.
 앞서 말했듯이 디자인은 우리 일상생활과 관련을 갖는 모든 인간 생활의 근본이자 모든 생산 활동의 기본이다. 디자인 경영 시대. 디자인을 빼놓고는 생산을 말할 수 없는 시대이다. 이제는 우리 모두 각자 자기 분야에서 세계를 뒤흔들 최고의 디자이너가 되어보자.
 

이수민 기자 tnals09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