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2일(한국시간) 가천하와이 교육원 개관식 후 이길여 총장과 학생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불가능을 가능으로

 학교 발전 속도에 가속도가 붙었다. 혁신은 계속 되고 있다. 통합 확정에 이어 지난 수시 2차에는 38.3:1이라는 역대 최고 경쟁률을 기록했다. 모두가 불가능이라고 말했던 하와이 가천하와이교육원은 1년 만에 모든 준비를 끝냈고 예정대로 지난 1월 5일, 첫번째 장학생 60명이 하와이로 한달간 연수를 갔다가 돌아왔다.
“따스한 빛을 마주한 코발트블루색의 와이키키해변과 그를 감싸고 있을 곧게 뻗은 야자수, 막 결혼에 골인한 신혼부부가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표정을 짓고 있을 그곳, 지상위의 천국, 하와이에서 내가 한 달 동안 지내게 된다니. 그것도 연수비, 항공비, 숙박비 전액 무료로. 경제적 가치로 환산해보면 이건 평생 한번 찾아오기도 힘든 로또 1등을 맞은 것이나 다름없다”

 졸업을 앞둔 예비 4학년

 주위 사람들은 선발 소식에 “너희 학교는 그런 것도 있느냐”며 학교의 장학금 혜택에 부러워했지만 정작 당사자인 나는 그렇지 못했다.

 3학년 2학기 겨울방학은 나에겐 졸업하기에 앞서 영어점수와 자격증을 쌓아야 할 중요한 시기였다. 특정시험을 위해 단시간에 점수를 올려야 했고 하와이에서의 어학연수는 내가 준비하는 시험공부가 아닌 일반영어를 배우는 것이므로 효율이 떨어진다고 생각했다. ‘하와이에 가면 한국에 남을 때보다 무엇을 더 배워올 수 있을까’하는 걱정은 계속 되었다.

 우리는 IMPAC(International Mid Pac College) 수업을 듣기 전에 듣기, 독해, 쓰기, 말하기 네 파트에 걸친 반편성고사를 치렀다. 1월팀의 경우, Low intermediate, intermediate, High intermediate, Low Advanced 총 4반으로 나눠졌다.

 수업에 5분 늦으면 지각 처리되고 10분 늦을 경우엔 결석이다. 3번 결석 시 fail 처리되고 한국으로 돌아가야 하는 다소 엄격한 규칙이 있다. 수업 방식은 아침 9시부터 오후 4시 30분까지 점심시간을 제외한 6시간 30분 동안 영어를 듣고 말하고 쓰고 읽으며 때로는 밖으로 나가 직접 외국인들에게 대화를 시도하며 영어를 배웠다. 첫 수업을 시작한지 3일이 지나자 일부 학생들의 불만이 쏟아졌다. “밖을 돌아다니면서 수업을 하다 보니 피로해져 오후 수업을 듣기가 힘들다”, “지금 우리의 수업방식은 비효율적이다”, “커리큘럼에 짜임새가 없다”, “수업시간이 길다” 모두가 불안해하며 그렇게 첫 한 주가 흘렀다.

􄡀 학생들에게 와이키키 구석 구석을 알려주는 Martha(학원담임).

 Keep going! Laid back!

 그리고 둘째 주 월요일, 선생님은 지난 주 상황을 설명했다. IMPAC에서도 Gachon Global Leadership Program이 첫 시도다보니 적응과 개선점이 필요하고 학생들의 요구사항을 반영하여 피드백을 해나가겠다는 내용이었다. IMPAC에서는 정해진 커리큘럼을 강요하지 않고 가천대생들만의 프로그램으로 맞춰나갔기 때문에 우리에 의견에 맞춘 수업으로 수정이 가능했고 선생님은 우리의 수업평가를 듣고 더 나은 방향으로 맞춰 나가기 위해 노력했다. 그렇게 2주 차부터는 학생들의 불만이었던 외부활동 수업이 없어졌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자 학생들은 돌아다니며 외국인들과 인터뷰를 했던 시간들을 그리워했다. 한국에서 듣기, 읽기만 하던 공부에서 말하기, 쓰기까지 배우니 ‘진짜 영어’를 공부하고 있구나 느껴졌다. 왜 하와이(영어권인 나라)에 가면서 영어를 포기하고 간다고 생각했을까.

 점심시간이 시작되자마자 나의 담임이었던 Martha가 급히 엘리베이터로 뛰어갔다. 어디로 점심을 먹으러 가느냐고 묻자 “I am going to Ala Moana Beach to meet a peddle boarding teacher”라고 했다. 알고 보니 매주 금요일에 ‘Discovery Day’라고 각 반별로 소풍을 가는데 그는 오는 금요일에 우리반 학생들에게 Paddle Boarding(잔잔한 해변가에서 보드 위에 서서 노를 저으며 보딩을 타는 것)을 시켜주기위해 점심을 거르면서까지 강사를 만나러 갔던 것이다.

􄡁 지나가다가도 알로하~ 인사말로 친구가 된다.

 Tolerance, 배움의 시작

 짡 주말을 이용해서 간 폴리네시안 컬쳐랜드, 짧은 시간에 폴리네시안 문화를 알아가기에 충분했다.

 사람의 눈을 보면 그 사람이 내 말에 집중하고 있는지 아닌지, 나를 좋아하는지 아닌지 가늠할 수 있다. Martha는 우리가 표현하기 어려운 이야기들을 영어로 천천히 할 때면 말이 끝날 때까지 기다려주고, 한 달간 이곳에서 생활하는 우리가 하와이의 모든 것을 느끼고 갈 수 있게끔 지도와 신문들을 건네며 많은 노력을 했다. 또, 우리가 살고 있는 한국이라는 곳의 사고방식과 문화를 진심으로 알고 싶어 했다. 이런 과정들은 낯선 곳에 와있는 우리들의 마음을 열게 했다.

 해외에 나와서 우리가 낯설다고 느껴질 때가 언제일까? 레스토랑에서 식사금액의 15%나 되는 금액을 추가해서 팁을 줘야할 때, 버스내릴 때 벨을 누르지 않고 창가에 걸린 줄을 아래로 당겨야 할 때, 세탁을 할 때 기계에 세탁비와 탈수비를 각각 넣어야 할 때, 어른들을 부를 때 존칭 없이 ‘You’ 한마디면 해결될 때. 그 나라를 알기 위해서는 그 나라의 문화부터 이해하라고 했다. 우리가 겪는 이 크고 작은 혼란 속에서 우리는 Martha가 그래준 것처럼 다른 문화에 대한 똘레랑스를 점점 실천해갔다.

 짣 국내 외 유명인사들이 참석한 개관식 행사. 학생들에게는 큰 행사에 참여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었다.

 글로벌 마인드로 가는 길

 하와이에 도착했을 때 숙소를 돌아보면서 느낀 것이 있다. 와이키키해변을 걸으며 이 좋은 환경을 학생들에게 보여주고 싶어 이곳에 가천하와이교육원 설립까지 이르게 한 이길여 총장님을 비롯한 학교에 대한 감사함이다. 그래서인지 나도 지상위의 천국, 하와이를 누비며 5년 안에 내 돈을 모아 가족들에게 이 풍경을 보여줘야겠다고 다짐했다. 이번 기회로 인해 효도하는 마음을 먹어보고, Pearl City에 가서 동해가 Sea of Japan라고 써있는 걸 보고 들끓는 애국심도 느껴보고, 스노쿨링으로 유명한 자연청정지역 Hanauma Bay를 상업지대로 만들지 않고 개발하지 않은 모습을 보며 선진국의 자세도 알게 됐다.

 글로벌 마인드란 자신의 꿈을 세계로 키워보는 것이라고만 생각했다. 그런데 해외에 나와 그동안 경험하지 못한 환경 속에서 자신이 갖고 있던 생각에 변화가 오거나 새로운 교훈이 얻어진다면 이런 것들이야말로 진정한 글로벌한 마인드의 시작이 아닐까.

하와이글로벌리더 1기 안민정(도시계획 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