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가 OECD 가입 국가들 중 자살률이 1위라고 한다. 충동적인 자살도 있지만, 대부분은 오랜 우울증으로 인한 자살이다. 우울증이 대체 무엇이기에 자신이 직접 죽음을 택하게 만드는 것일까.
심장질환이나 암만이 심각한 질병이 아니다. 웰빙시대인 만큼 삶의 질이 중요한 시대다. 이제 스스로 우울증을 인정하고 치료를 받고자 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우울증에 대해서 자세히 알아보자.

▶ 우울증이란?

 우울증이란 심한 슬픔이나 우울한 느낌을 특징으로 하는 질병으로, 정신 및 신체적 증상을 일으켜 일상생활에 영향을 미치는 질환을 말한다.

 우울증은 전 인구의 10~15%가 느낀 적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특히 여성의 25%에서 찾아볼 수 있다. 지나가는 네 명의 여성 중 한 명은 평생 살면서 우울증을 한 번은 겪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단순히 우울한 감정만이 문제가 아니다. 감정, 신체 상태 및 컨디션, 이어 행동에까지 변화를 일으키는 심각한 질환이다. 

 이것은 한 개인의 삶에서 큰 부분을 차지한다.

 우울증은 단순히 순간적으로 우울한 감정을 느끼는 것과는 다르다. 오랜 시간 유지되는 감정이며, 그럴수록 전문가의 지속적인 치료가 필요하다. 또한 적절한 치료만 받으면 호전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 우울증은 왜 발생하는가?

 분명한 원인은 아직 명확하지는 않으나 생물학적 요인, 정신사회적 요인, 사회문화적 요인 등을 꼽을 수 있다.

 ① 생물학적 요인

 논란의 여지가 있기는 하나 정신과적 상태라고 하더라도 이는 뇌에서 출발하는 문제이므로 뇌의 문제로 볼 수도 있다. 감염, 종양, 알코올이나 약제에 의해 초래된다는 주장이다. 뇌에서 분비되는 호르몬 불균형도 하나의 원인이 될 수 있다. 즉, 정신상태의 변화나 이상행동을 하는 환자가 오직 심리적인 문제로 고통받고 있다고 단정짓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② 유전적 요인

 일부 연구는 가족 중에 우울증 환자가 있는 사람들이 우울증이 더 잘 발생한다고 보고했다. 아직 그 유전자는 밝혀지지 않았다.

 ③ 사회문화적 요인

 행동장애의 사회문화적 원인은 대인관계, 경제적 상태 등과 관련이 있다. 아동기나 청소년기에 강간, 폭행, 사랑하는 사람의 죽음, 전쟁이나 폭동 같은 폭력 행사와 같은 매우 큰 심리적 변화를 초래할 수 있는 사건이 큰 영향을 미친다. 또한 직업 상실, 경제적 손실, 지속적인 편견 및 차별 등도 개인에게는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러한 환경적인 요인도 우울증을 발생하게 하는 요인 중 하나이다.

▶ 우울증의 증상은?
 In SAD CAGES라는 머리글자로 주된 우울증의 증세를 알 수 있다.

 Interest(흥미), Sleep(수면), Appetite(식욕), Depressed mood(우울감), Concentration(집중력), Activity(활동), Guilt(죄책감), Energy(활력), Suicide(자살 충동)

 삶의 의욕을 잃는 것과 우울감 등이 우울증의 핵심 증상이다. 또한 우울증 환자의 3분의 2가 자살을 생각하고 10~15%는 실제로 자살을 시도한다. 일부 우울증 환자는 자신이 우울증인 것을 인식하지 못하고 일상 생활에 상당한 지장을 받고 있음에도 자신의 우울감을 호소하지 않기도 한다.

 거의 대부분의 우울증 환자는 삶에 대한 흥미와 의욕을 상실하는 데 가장 큰 문제가 있다. 따라서 일을 진행하는 것과 끝마치는 것에 어려움을 겪으며 새로운 일을 실행할 동기를 부여받지 못한다.

 우울증과 동반되는 또 하나의 문제는 바로 수면 장애이다. 해가 뜰 때까지 잠을 이루지 못하거나 밤 사이에 자주 깨는 증상이다. 더불어 식욕감소 및 체중 저하, 성욕 저하 등의 성적 문제를 보이기도 하며 90% 정도는 불안함을 호소하기도 한다.어떤 우울증 환자들은 신체적으로 불편하다고 하기도 한다. 이런 경우 내시경이나 피검사를 아무리 받아도 ‘문제가 있는 것은 없다.’는 진단을 받게 된다.

▶ 간단한 자가진단법

 아래 증상 중에서 5개 이상의 항목이 2주 동안 이어진다면 우울증이라고 자가진단할 수 있다.
-다른 사람이 보기에/환자가 주관적으로 느끼기에 거의 매일 우울하다
-모든 활동에 즐거움이 현저하게 결여된 상태이다
-이유없이 뚜렷하게 체중이 감소하거나 체중이 증가한다(5% 이상의 체중 변화)
-대부분 불면증에 시달리거나 반대로 과다수면을 한다
-초조 불안
-과도한 죄책감
-집중력 감소 또는 우유부단한 상태
-죽음에 대한 공포가 없는 상태로 죽음에 대한 반복적인 생각

▶ 우울증의 치료

 약물 치료와 상담 치료가 함께 이루어지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다. 이외에 전기경련 요법, 광선 치료 등도 활용되고 있다. 항우울제는 효능이 수일에서 수주에 걸쳐 나타나므로 최소 4~6주 정도는 복용해야 효과를 확인할 수 있다. 전문의와의 신뢰를 바탕으로 중도에 혼자서 약을 끊지 말고 꾸준히 먹는 것이 중요하다. 재발 방지를 위해서는 최소 6개월 정도 유지하는 것이 좋다.

▶ 자살에 대하여

 간단하게 말하면 의도적으로 자신의 생명을 거두는 것을 말한다. 자살은 놀랍게도 꽤 빈번하다. 자살은 여성 사망 원인 3위, 10·20·30대 사망 원인 1위이며 2010년 조사에서 전체 사망 원인 중 31.2%에 달하였다.
즉, 2010년에 사망한 사람들 10명 중 3명이 자살로 사망했다는 뜻이다. 필자가 조사를 하면서도 매우 놀랐던 부분이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당사자의 노력 또한 중요하겠지만 주변 사람들이 많은 관심을 보여주어야 한다. 아래 분류군은 자살 위험이 일반 사람보다 높은 군이므로, 자살을 말하는 사람에게 “관심을 끌고 싶어서 그러는거지.”  따위의 반응을 보여서는 안 된다.

 △이전에 자살시도했던 사람 △우울증을 앓고 있는 사람 △알코올 중독이나 약물남용 △이혼자나 과부 △오랜 독신생활 △우울증을 동반한 정신질환 △동성연애자 △수술, 출산, 수면장애 등 신체적 스트레스를 겪는 사람 △가족·직업·돈을 최근에 잃은 사람 △미래에 대한 목표와 계획을 상실한 사람 △자살 실행에 대한 계획의 표현 △자살 기구로 이용  가능한 도구를 가지고 있는 사람(사냥총, 약물, 밧줄 등)

▶ 조울증이란?
 조울증은 인구의 채 1%도 되지 않는다. 흔한 질병은 아니다.

 조울증은 우리가 매체에서 접하는 것처럼 ‘지킬박사와 하이드’의 모습이 아니다. 조울증 환자들은 청소년, 혹은 초기 성인기에 발달되어 극심한 우울증에 시달리다가 이내 조증이 나타나곤 하는 불안정한 정서가 그대로 나타난 것이다.

 조증은 주로 △과장된 자존심 또는 과장 △수면욕구 감소 △말수가 많아짐 △사고의 비약 △고통스러운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예상하여 흥청망청 돈을 쓰거나 성적을 신경쓰지 않거나 무분별하게 사업에 투자하는 등 즐거운 활동에 대부분의 시간을 할애함 △과대망상이나 비현실적인 계획 △ 초조함의 증가 등의 증상이 발현된다.

▶ 우울증을 마무리하며

 우울증은 연예인이나 유명인 등 특별한 사람에만 생기는 질환이 아니다. 우리 주변에서도 흔히 볼 수 있는 질병이다. 우울증은 대인 관계 속에서의 고립, 소중한 사람을 잃었을 때, 경제적 어려움에 처했을 때 등 아주 많은 상황에서 나타날 수 있다. 흔한 질병인만큼 자신의 주변인들을 조금만 더 배려하고 사랑한다면 막을 수도, 더 위험하게 가지 않도록 버팀목이 되어줄 수도 있다는 뜻이다.

 자살 위험군을 다시 한 번 읽어보자. 내 주위에 죽고 싶다는 말을 하는 친구는 없는가. 알코올 중독에 빠진 가족은 없는가. 혼자 살고 있는 선배는 없는가. 삶에 의욕을 잃은 후배는 없는가.

 주위를 돌아볼 여유를 가진다면 고통에 빠져있는 많은 이들을 구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지금 우울한 자여. 지금의 우울감을 가족에게, 친구에게, 선배에게, 후배에게 털어놓기를 바란다.

 필자 역시 우울한 감정에 눌려 의욕을 잃을 때가 많다. 그럴때일수록 사람을 만나지 않고 혼자 고민하다가는 그 감정이 더욱 커지도록 할 뿐이다. 우울증은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치유 가능한 질병이다.

김진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