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 결혼식, 증명사진 촬영, 면접일 등 중요한 날마다 우리 마음을 무겁게 하는 게 있다. 깔끔한 모습으로 외출하고 싶어서 전날 밤에 얼굴 팩까지 하고 잤는데도 아침에 일어나보니 여전히 그대로 남은 여드름 한두 개. 여드름으로 고생해보지 않은 학우들은 거의 없을 것이다. 아직도 성인 여드름에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 학우들을 위해 이번 기획을 준비했다. 사춘기를 지나 성인이 된 이후까지 우리를 괴롭히는 여드름을 낱낱이 파헤쳐 보자.

 여드름이란?

 여드름이 무엇인지는 따로 정의를 내릴 필요가 없을 정도로 모두들 잘 알고 있다. 그러나 의학적으로 여드름은 ‘털을 만드는 모낭에 붙어 있는 피지선에 염증이 생기는 질환’이라고 정의할 수 있다. 모낭 속에 고여 딱딱해진 면포, 1cm 미만 크기로 솟아 오른 피부병변인 구진, 고름물집이나 결절 등이 피부에 나타나며 피지선이 집중적으로 분포하는 얼굴과 목, 가슴, 등 쪽에 주로 발생한다. 더욱이 정성스런 피부 관리로 사라지게 하더라도 움푹 파이거나 부풀어 오른 흉터를 남겨 속을 상하게 한다. 여드름은 보통 2차 성징이 시작되는 사춘기에 발생하며, 사춘기 청소년의 85%에서 관찰된다는 보고가 있다. 남자는 15~19세에, 여자는 조금 더 빠른 14~16세에 가장 발생 빈도가 높다고 알려져 있다.

 여드름이 나타나면?

 모낭 밑을 지나가는 피지선의 피지가 무슨 이유에서인지 고여서 딱딱해지는 것이 여드름의 근본적 증상이다. 모낭 속에 고여 딱딱해진 이 피지를 ‘면포’라고 하는데, 그 입구가 열려 있다면 개방 면포, 입구가 닫혀있다면 폐쇄 면포라고 부른다. 개방 면포의 경우, 멜라닌 색소(검은 색소)가 침착돼 검은 색깔을 보이고(블랙 헤드), 폐쇄 면포의 경우는 반대로 흰 색깔(좁쌀 여드름)을 띤다. 물도 고이면 썩듯이, 모낭 속에 피지가 오래 딱딱하게 굳어져 있다면 주위에 염증이 생긴다. 이 염증의 정도에 따라서 붉은 여드름, 곪는 여드름, 결절 및 낭종 등이 형성되며 한 사람에게 여러 형태의 여드름이 동시에 나타나는 게 특징적이다.

 모낭속의 피지에 염증이 생기면 처음에는 붉은 기가 감돌다가 시간이 흐르면서 갈색 또는 피부 빛깔보다 어두운 색으로 침착된다. 붉은 기가 도는 여드름을 방치해서 염증이 심해지거나, 혹은 잘못 짜서 피지가 피부 안쪽으로 터지게 되면 피부가 울퉁불퉁해지고 파인 흉터가 생긴다. 이렇게 생긴 흉터의 손상 범위는 매우 광범위하며, 생각보다 깊이 파인다. 실제로 수술을 받는 환자의 경우 흉터가 지방층까지 도달한 경우도 흔하다.

▶농포성 여드름

 

 여드름은 왜 생기나요?
 여드름의 정확한 원인은 밝혀져 있지는 않다. 다만 확실한 것은 한 가지 원인에 의해 여드름이 발생한다기보다는 여러 가지 원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다는 것이다.

 간단하게는 사춘기에 남성호르몬의 과잉으로 피지선의 분비가 왕성해지고 모낭 위에 위치한 피부가 비정상적 각질화를 일으켜 모낭이 막힌다. 모낭이 막혀 그 안에서 굳은 피지가 핵심적 증상이자 원인인데, 이 면포 주위 세균 등에 의해 염증이 유발된다고 볼 수 있다. 또한 여드름에는 가족력 역시 중요하다. 다만 현재의 의학 수준으로는 정확한 유전 기제는 밝히지 못하고 있다.

 성인 여드름은 남성보다 여성에서 더 자주 나타나는데 화장품 안의 여러 성분이 여드름 발생의 원인일 수 있기 때문이다.

▶여드름

 좁쌀 여드름? 켈로이드성 여드름?

 여드름에 관심이 있는 학우라면 누구나 한 번쯤 좁쌀 여드름에 대해 들어보았을 만하다. 좁쌀 여드름은 화이트헤드 여드름이라고도 불리는데, 흰색의 소량 고름이 모낭 속에 들어가 있는 상태를 말한다. 한두 개 올라오는 붉은 여드름과 달리 피부 표면에 오돌토돌한 좁쌀처럼 올라와 피부 결 전체가 거칠어 보이게 한다. 더욱이 짜도 고름이 밖으로 잘 나오지 않으며 지성피부, 건성피부를 가리지 않고 발생하는 것이 특징이다. 특히 공기나 이물질에 닿으면 쉽사리 블랙헤드로 변할 수 있어 더욱 주의를 기울여 관리해야 한다.

 켈로이드성 여드름에 대해 들어본 학우는 많지 않을 것이다. 켈로이드성 여드름은 유전적 요인이 크게 작용하는 여드름인데, 여드름이 심하게 나타난 후 여드름이 나아가는 과정에서 튀어나와 흉이 지는 것을 말한다. 주로 턱 밑이나 가슴, 어깨나 등 쪽에서 발생하는 경우가 많고, 여드름이 있던 자리에 생겨나며 붉은색을 띠고 단단하게 튀어나온 형태이다. 시간이 흐르면서 괜찮던 주변 피부까지 침범하기도 한다.

 만지면 따갑고 가려우며, 치료를 받은 후에도 완전히 제거되지 않아 흔적을 남기기 쉬워 켈로이드성 여드름이 발견되면 즉시 전문의의 치료를 받는 게 좋다.

▶켈로이드성 여드름

성인여드름

 여드름 고민은 사춘기 청소년만의 전유물이 아니다. 성인 여드름 때문에 고통을 받는 직장인들도 많다. 스트레스와 과로, 음주, 불규칙한 식생활, 인스턴트 음식 섭취 등이 성인여드름의 주요 원인이기 때문이다.

 성인여드름은 주로 사춘기부터 발생하기 시작하여 30대 이후로는 감소하는데, 일부는 성인이 되어서도 지속적으로 발병하기도 한다. 드물게는 성인이 되고나서부터 여드름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예도 있다.

 이런 두 가지 양상을 보이는 성인 여드름은 남성보다는 여성에게서 더욱 많이 발생하는 특징을 보이며, 반대로 청소년기의 여드름은 남성에게서 더 흔하다.

 여드름 완전정복하는 방법

 여드름 치료는 바르는 약, 먹는 약, 수술 등 크게 세 가지로 나눌 수 있다.

 바르는 약은 여드름 세균을 직접 죽이는 항생제, 각질을 벗겨내 모공이 숨을 쉬게 해주어 피지가 배출하도록 돕는 피부재생 연고, 염증을 가라앉히는 연고, 딱딱하게 굳은 피지를 다시 묽게 해주는 연고 등이 있다.
먹는 약도 마찬가지다. 여드름 균을 살균하거나 염증을 줄이는 역할을 하는 약이 대부분이다. 여드름 발생 원인인 각질과 염증을 줄이거나 세균 증식을 가로막는 데 도움을 준다.

 크게 곪거나 흉터로 남을 가능성이 큰 여드름은 주사로 시술을 하고, 여드름이 넓게 퍼져 있는 경우에 박피술을 시행해 모공을 넓힐 수도 있다. 또한 레이저로 여드름 균을 죽이거나 각질층을 제거하는 수술법도 있다.

 여드름과 여드름 흉터를 치료하는 방법은 다양하다. 흉터나 모공 부위마다 특수한 물질을 집어넣어 새 살을 만드는 시술, 피부의 함몰 부분을 채워주는 필러 주사 치료, 흉터를 메스(수술 시에 쓰는 칼)로 찢어서 다시 봉합하는 흉터 절제술 등이 있다.

 켈로이드성 여드름은 그 부위에 직접 스테로이드 주사를 놓아서 치료한다. 혹은 피부를 아주 차갑게 하는 냉동요법을 시행하기도 하며 최근에는 레이저로 켈로이드를 태워버리기도 한다.

▶여드름 흉터

 미연에 방지해보자

 기본적으로 스트레스, 과로, 음주 및 흡연을 피하는 것이 좋으며 강한 자극을 주거나 자주 비누로 얼굴을 씻는 것은 지양해야 한다. 자극을 줄이기 위해서는 오랜 시간 턱을 괴거나, 엎드려서 자거나 얼굴을 자주 만지는 등의 행위도 피해야 한다.

 과도한 스트레스와 수면 부족은 피부 재생 기능을 방해하기 때문에 편안한 마음가짐과 충분한 수면으로 피로를 풀어주어야 한다.

 또한 성인 여드름은 피지분비 때문이라기보다 화장품 내 오일 성분으로 인해 발생하는 경우가 많으므로 화장을 하고 있는 최대한 줄이고 지울 때는 깨끗이 지워야 한다.

 특히 피부과 전문의의 시술이 아닌 한 더러운 손으로 함부로 여드름을 짜다가는 흉터를 남기기 쉬우므로 절대로 하지 말아야 한다.

여드름 파악 완료!

 여드름이 무엇인지, 왜 생기는지, 어떻게 치료하는지 등에 대해 알아보았다.
정리해서 말하자면 이렇다.

 ①여드름은 모낭에 굳은 피지 때문에 염증이 생긴 질환이다.
 ②여드름은 면포성런망遍볜농포성럭燒薨볜낭포성 여드름으로 구분할 수 있다.
 ③각질이나 오일 성분의 화장품 등이 모공을 막아 여드름균이 활발하게 활동해서 생긴다.
 ④성인여드름은 흔한 질환이며, 피지선의 분비보다는 유분기 있는 화장품 등에 의해 생기는 경우가 더 많다.
 ⑤심각하지 않은 여드름이라면 약을 바르고 먹는 것만으로도 나을 수 있고, 심한 경우에는 시술 및 수술 등을 진행하기도 한다.
 ⑥스트레스, 과로, 음주, 흡연, 피부 자극 등을 피하는 것이 좋다.
여드름은 절대 어려운 질환이 아니며 꾸준한 치료와 평소에 관리만 해준다면 충분히 학우들의 피부는 깨끗해질 수 있다. 필자는 당장 오늘부터 영양크림을 과감히 버리기로 했다.

김진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