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습장소 : 인천 남부소방서 신기119구급센터

 2주에 걸친 소방실습을 통해 내가 얻을 수 있었던 가장 큰 소득은 ‘나의 꿈’, 즉 ‘나의 미래’다. 왜냐하면 항상‘가천대학교 응급구조학과를 졸업하면 어떤 직업을 가지게 될까?’, ‘어떤 일을 할까?’라는 질문을 수없이 스스로에게 해왔기 때문이다. 나는 그런 질문에 선뜻 대답하기가 어려웠다. 하지만 여름방학 때의 첫 소방실습을 통하여 나는 ‘소방공무원’이라는 직업에 매력을 느끼게 되었다. 또한, 소방실습을 통하여 소방공무원의 사명감, 책임감 등이 얼마나 소중하고 값진 것인지도 알게 되었다. ‘소방공무원의 일은 힘들고 어렵다’는 막연한 생각 속에 자신의 미래를 가벼이 여겼던 데 대한 반성 역시 이번 소방실습에서 얻은 개인적 성과였다.

 실습을 나간 ‘인천 남부소방서 신기119구급센터’는 하루 평균 출동이 7, 8건으로, 평균보다는 약간 적었다. 그러나 가벼운 상처를 입은 환자부터 스스로 목숨을 버리려던 자살 기도자에 이르기까지 모든 구호 대상자에게 정성스럽게 대응하고, 최대한 안전하게 병원으로의 이송을 서두르는 대원들의 모습에는 저절로 존경심이 솟아났다. 또한, 긴박한 상황에도 침착하게 대처하는 대원들을 보고 많은 것을 배웠다.

 나는 소방대원들이 혈압, 체온, SpO2, 맥박, 호흡 등 Vital Sign과 늘 나에게 측정하라고 지시했다. 어찌 보면 사소한 일일지도 모르지만, 나는 환자에 대한 사명감에 몸을 떨며 최선을 다했다. 더러 목을 칼에 찔려 출혈이 심한 환자의 목에 거즈를 대어 지혈하고, 자살을 시도한 환자에게 AED를 부착하고, 호흡이 고르지 못한 환자에게 산소를 투여하는 등 교과서에서 배운 응급처치를 실제로 행할 기회도 있었던 매우 뜻 깊은 실습이었다. 학교에서 이론으로만 배운 응급처치를 실제 응급상황에서 행하면서 가장 크게 깨달은 것은 더욱 많은 응급처치법을 배워 다양한 응급환자에게 가장 필요한 처치를 해야겠다는 생각이었다.

 실습 첫날만 해도 엄청나게 길 것 같았던 2주는 막상 소방실습을 마치고 보니 생각보다 너무 짧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더 많이 보고, 더 배우고, 더 자주 출동에 동행해 응급처치를 행해보고 싶은 생각에 실습 종료가 오히려 섭섭할 정도였다.

 ‘묻지마 살인’이나 ‘성폭력 범죄’등의 흉악범죄가 잇따르는 요즘 세상에 꼭 필요한 사람이 되고 싶다. 바로 응급상황에서 위급한 환자를 살려내고, 안전하게 병원으로 옮기는 소방공무원이 되고 싶다. 흐릿했던 나의 꿈을 이렇게 또렷하게 만든 첫 소방실습이야말로 대학 생활의 중대한 전환점이었다고 할 만하다. 이보다 소중한 경험이 또 있을까.

정하나(응급구조 2)

※SpO2 : 맥박산소포화도
※AED : 자동제세동기. 심전도를 파악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