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딩 도우미로 일한 지 어느덧 1년이 지났다. 개인적으로 결혼식이란 신랑 신부와 가까운 친척과 지인들에게 두 사람이 부부가 됨을 선언하고, 그들로부터 축복을 받는 신성한 의식이라고 생각해 왔다. 그런데 주말마다 수없이 치러지는 결혼식을 가까이서 보며, 최근 들어 결혼식이 참뜻을 잃어가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까움을 지우기 어렵다.

 옛날에는 결혼식이 열리면 이웃과 친척, 친지가 몰려와 진심으로 축하 인사를 건네고, 맛있는 음식을 모두 함께 나눠먹으며 정을 두터이 했다. 또한 동네에서 연세 지긋하고 지도력도 갖추신 분이 주례로 나서서 부부로서 첫발을 내딛는 신랑신부에 덕담과 훈계를 해주었다. 그러나 요즘 결혼식은 마음에서 우러난 축하와 감사의 교환 대신 겉치레가 오히려 중요하게 여겨지는 듯하다.

 체면이나 사회적 관계 때문에 마지못해 참례한 하객들, 급히 축의금만 전하고 식권을 받아 결혼식은 외면하고 곧바로 식당으로 향하는 하객도 적지 않다. 주례 또한 신랑 신부와의 특별한 인연 때문에 맡는 게 아니라 전문 주례꾼들의 돈벌이 수단으로 전락했다. 주례가 똑같은 손짓과 표정을 하루에도 여러 차례 반복하면서 미리 준비해 온 주례사를 대본을 읽듯 낭독한다. 워낙 여러 번 듣다보니 어지간한 주례꾼의 주례사는 거의 다 외워 다음에 무슨 말이 나올지 알아맞힐 정도다.

 과연 이렇게 돈을 주고 사듯이 주례를 모시고, 결혼식을 보지도 않고 곧바로 연회장으로 가는 ‘억지 하객’까지 부르려고 청첩장을 몇 백 장씩 돌려야 하는 것일까. ‘빛 좋은 개살구’라는 속담처럼 겉모습의 화려함에 눈이 멀어 정말 중요한 것을 놓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의문만 나날이 짙어진다.

임인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