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론자

김성태 (불어불문 1)
신윤주 (의상 2)
최석민 (회계세무(야) 1)

 최근 검거된 성범죄자들이 아동·청소년 음란물을 소지하고, 즐겨 보아왔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여성가족부는 아동·청소년 대상 성범죄를 예방하고, 성범죄 전과자를 체계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지난 9월 16일부터 아동·청소년 성보호에 관한 법률(이하 아청법) 시행에 들어갔다. 그러나 법의 취지에 대한 사회 전반의 공감과는 달리 처벌 기준이 모호하고 자의적으로 해석될 가능성이 커서 국민 대다수가 잠재적 범죄자로 분류될 수 있다는 점에서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이런 논란에 대한 학우들의 의견을 들어보았다. 

- “아청법에서 명시한 각 조항에 따른 처벌 수위가 적절하다고 생각하는가?”
 김성태(이하 김): 아동·청소년 이용 음란물(이하 아청물)을 영리 목적으로 배포하는 사람에 대해 7년 이하의 징역형에 처하는 반면 성매매 행위를 한 사람은 5년 이하의 징역형이 부과된다. 두 위법 행위 가운데 성매매의 형량이 영리 목적의 아청물 배포자의 형량보다 낮다는 점을 납득할 수 없다. 

 신윤주(이하 신): 아청물 소지자에 대한 처벌이 과하다는 생각은 든다. 하지만 이런 강력한 법 집행을 통해 아동·청소년 대상 성범죄의 증가 원인 가운데 하나인 아청물을 뿌리 뽑을 수 있다면 얼마든지 적절한 조치라고 볼 수 있다. 

 최석민(이하 최): 의도적으로 아청물을 배포하고 이득을 취하는 것이 아니라, 단순히 아청물을 이용하고 소지한 사람은 법익을 실제로 침해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형벌로 제재하는 것은 과하다고 본다. 만약 이들이 유죄 판결을 받게 되면 강력범죄를 저지른 사람들처럼 일상생활에서 수많은 제약에 부딪칠 것이다.  

- “아청법의 시행이 아동, 청소년 대상 성범죄 예방에 효과가 있다고 생각하는가?”
 김: 우리나라는 세계 6위의 음란물 생산국이다. 더욱 놀라운 것은 90% 가까운 음란물이 자의로 제작된다는 점이다. 이 사실에서 아청법 위반과 성범죄 발생의 근본적인 원인은 올바른 성의식의 부재임을 알 수 있다. 결국 아청물을 이용하는 사람을 처벌하는 것만으로 성범죄 예방 효과는 미미한 수준에 그칠 것이다.

 신: 음란물을 습관적으로 이용하는 사람, 특히 올바른 성의식이 부족한 사람들은  음란물이 자신에게 끼치는 부정적 영향을 알아채지 못한 채 성범죄 충동에 휘말리기 쉽다. 따라서 논란이 빚어지는 부분은 아직 시행 초기인 만큼 애초의 취지와 국민 정서를 조화시켜 앞으로 차분하게 반영해 나가면 된다.

 최: 성범죄는 재발률이 가장 높은 범죄인데, 사례를 보면 처벌에만 집중하다가는 국민을 예비 성범죄자로 낙인찍을 뿐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점이 뚜렷하다. 따라서 피해자를 위한 사후 관리와 제 2의 피해자가 생기지 않도록 하기 위한 예방책을 함께 고려해야 할 것이다.

- “아청법과 같은 법률 집행 외에 성범죄를 예방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이 있다고 생각하는가?”
 김: 인간에게 성욕 자체는 죄가 아니라 자연적 본능의 하나이다. 따라서 무조건 억압하는 것보다는 다른 건전한 방법으로 성적 욕구를 해소하는 방법을 깨닫도록 해야 한다. 성상담센터를 늘리고, 성차별적 인식을 개선하고, 올바른 인권의식과 성 관념을 교육하는 역할을 하도록 해야 한다. 성교육이 남녀 간의 사회적 역할기대의 차이와 정서적 차이를 인정하고 이해하는 등의 실질적 내용을 다뤄야 한다.

 최: 새로운 법을 만들기보다는 기존의 제도 아래 운영되는 성범죄자 관리 시스템을 개선해야 한다. 한 예로 전자발찌를 착용한 성범죄자를 치밀하게 관리할 수 있도록 경찰 인력을 늘리고, 충분한 예산도 확보해야 한다.

 신: 요즘 늘어나는 성범죄 위협으로부터 스스로를 지키기 위해 호신용품을 사용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시중의 호신용품은 실제로 대단히 유용하지만, 아직 그 효과에 대해 잘 모르는 사람이 많다. 호신용품의 효과를 널리 알려 사용을 장려하는 것도 좋은 대안이라고 생각한다.  

김지혜 수습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