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느닷없이 불쑥불쑥 춘천이 가고 싶어지지/ 가기만 하면 되는거라/ 가서, 할 일은 아무것도 생각나지 않는거라/ 그저, 다만 새봄 한아름을 만날 수 있을 거라는 / 기대는, 몽롱한 안개 피듯 언제나 춘천 춘천이면서도 / 정말, 가본 적은 없지…”  <춘천은 가을도 봄이지-유안진 시인>

 유난히 추웠던 겨울이 가고 어느새 봄이 저만치 다가왔다. 봄 춘(春), 내 천(川). ‘봄이 오는 시내’란 이름을 가진 낭만의 도시, 청춘의 도시 춘천으로 떠나보자. 

 없어 멀리 갈 수 없는 청춘들이 가장 손쉽게 떠날 수 있는 그 곳, 춘천으로. 작년에 개통한 ITX-청춘열차를 타고 서울(청량리)에서 1시간이면 바로 닿을 수 있는 곳이다. 춘천은 볼거리, 먹을거리가 풍부해 관광지로도 유명하다. 누구나 한번쯤은 대표적 먹을거리인 닭갈비를 맛보러 발길을 옮기는 곳이기도 하다. 춘천의 가장 큰 볼거리인 소양강과 청평사의 멋진 풍광도 전국적 명성을 얻고 있다.

 춘천역에 열차가 도착하자마자 제일 먼저 찾아간 곳은 사진작가라면 꼭 한번 가본다는 소양강. 소양강은 겨울이면 상고대와 물안개가 만들어내는 환상적 풍경으로 많은 사진작가들을 춘천으로 불러들인다.

 맑은 날씨 덕분에 소양강댐 위에서 기대하지 않았던 멋진 일출을 만날 수 있었다. 붉게 떠오르는 태양의 햇살을 받으며 피어오르는 소양강의 물안개는 정말 소름끼칠 정도로 신비로운 분위기를 연출했다. 청량한 하늘과 맑은 강 사이로 솟아오르는 태양을 보며 2013년의 희망찬 소망을 빌어보았다.

 춘과 낭만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가 아니겠는가. 낭만 냄새를 맡으며 찾아간 곳은 춘천의 좁고 낙후한 마을환경 개선을 위해 작년부터 실시된 ‘낭만골목 프로젝트’의 성과로 탄생한 낭만골목이다. 낭만 골목은 지역 예술가와 주민들이 직접 벽화를 그리고 설치작품을 제작했다. 마을 곳곳을 돌아다니다 보면 골목마다 그려진 벽화와 늘어선 소품들에 마음이 따뜻해지는 걸 느낄 수 있다. 재미있고 정겨운 그림들이 많아 춘천을 찾는 사람들에게 옛 추억을 더듬게 한다. 사진을 찍는 등 소소한 즐거움을 만끽할 수 있다.

 춘의 힘은 어디에서 나오나. 뭐니 뭐니 해도 바로 밥이다. 배고픈 청춘들은 춘천의 명물인 닭갈비를 먹으러 ‘닭갈비 골목’으로 향했다. 닭갈비 골목엔 닭갈비집이 즐비했다. 예나 지금이나 닭갈비는 맛과 양에 비해 가격이 저렴해서 대학생들에게는 특히 인기를 끈 향토음식이다. 배를 든든하게 채운 후 힘찬 발걸음으로 춘천의 또 다른 숨은 명소를 찾았다

 만골목을 이은 춘천의 또 다른 명소, 바로 ‘낭만시장’으로 재탄생한 춘천 중앙시장이다.  춘천 중앙시장은 춘천에서 가장 오래된 전통시장으로 본래의 재래시장이 갖고 있던 칙칙함을 벗어던지고 젊은 세대와 함께 소통할 수 있는 공간으로 다시 태어났다. 구세대에게는 옛 추억을, 신세대에게는 색다른 즐거움을 선사하여 우리 전통시장이 갖고 있는 정겨움과 문화가 어우러진 곳이다.

 왔노라. 먹었노라. 그렇다면 이젠 즐기자. 춘천여행의 마지막 장소인 춘천 애니메이션 박물관으로 향했다. 춘천 애니메이션 박물관은 한국 유일의 애니메이션 박물관으로 춘천의 관광 명소 중 하나다. 주요 전시물은 애니메이션의 역사 관련 자료와 작품 등이다. 또 애니메이션 박물관에는 전시물뿐만 아니라 애니메이션에 대한 호감을 끌어 올릴 수 있는 체험 공간도 마련돼 있다. 어릴 적 즐겨 보았던 마징가 Z를 비롯한 정겨운 캐릭터 모형이 곳곳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애니메이션 박물관을 돌아다니다 보면 어느새 동심으로 돌아가 애니메이션 주인공과 사진을 찍으며 활짝 웃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본교 학우들도 다가오는 봄의 먹을거리, 볼거리를 찾아 청춘열차에 몸을 싣고 가까운 춘천으로 떠나보는 것은 어떨까.

황정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