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과 서울의 사이에 있는 가천대 학우들만큼 지하철 분당선을 많이 이용하는 사람들이 있을까. 지하철을 타고 등교하면서 수많은 역들을 지나치지만 주의 깊게 “저길 가봐야겠다”고 생각하는 학우는 별로 없을 것이다. 여유로운 공강시간, 혹은 수업이 일찍 끝난 날 무심코 지나쳤던 역들에 정처 없이 내려 짧지만 기억에 남을 여행을 해보는 것이 어떨까. 

오유나 기자

 서울숲

 가천대를 기점으로 분당선 위쪽 끄트머리에 위치하고 있는 서울숲. 서울숲역의 3번 출구로 나와 도보로 3분 정도 걸으면 모습을 드러낸다. 서울숲은 5개의 테마공원으로 이루어져 웰빙공간을 조성하고 있다. 왕십리를 가면서 그냥 지나치는 역으로만 생각했다면 당장 역 알림 안내방송이 들릴 때 내리기를 권한다. 서울숲 곳곳에 위치한 조명들이 멋진 야경을 만들어 준다. 또 조각공원에 전시되어있는 조각이나 동상은 낮에 봐도 아름답지만 해가 뉘엿뉘엿 지는 늦은 오후에 보았을 땐 감성을 자극한다.

 압구정로데오

 분당선에 맛집이 가장 많은 역을 꼽으라면 압구정로데오역. 유동 인구가 많은 만큼 쇼핑을 할 수 있는 곳이나 음식점이 즐비하다. 그 중 미디어에도 소개된 맛집이 있다. 퓨전짬뽕 레스토랑 ‘니뽕내뽕’. 압구정로데오역 5번 출구로 나와 로데오 거리를 5분간 걸으면 모습이 보인다. 인기 있는 메뉴는 매운 맛을 단계별로 조절할 수 있는 ‘차뽕’과 크림소스가 들어간 ‘크뽕’이다. 다른 음식점들과 다르게 피자도 함께 접할 수 있는 것도 특징이다. 압구정로데오 역에 내려 배가 출출하다면 이곳에 가보기를 추천한다.

  모란

 대학생보다는 나이 드신 분들이 더 자주 찾는 모란시장이라고만 생각하면 오산. 모란역에 내려 사람들의 시끌벅적한 목소리가 들리는 모란시장에 가보면 생동감이 넘쳐나는 곳이라는 것을 이내 알 수 있다. 모란시장은 4일과 9일이 들어가는 날에 오전 9시부터 오후 7시까지 장이 선다. 오늘날 전국 최대 규모의 민속시장으로 발전한 만큼 모란장이 열리는 날에는 발길 디딜 곳이 없을 정도이다.

인파에 섞여 들어가면 잡곡, 약초, 의류 등이 나름의 공간에서 판매되고 있다. 시장의 가장 가장자리 쪽에 자리 잡고 있는 제일 큰 공간은 고추와 마늘을 파는 곳과 귀여운 강아지를 볼 수 있는 곳이다. 하루쯤은 대형마트에서 장을 보기 보다는 부모님과 함께 손잡고 가보는 것은 어떨까. 이제는 아무데서나 들을 수 없는 가격을 흥정하며 아옹다옹하는 대화를 들을 수 있는 모란시장으로.

 서현

 가천대를 다니는 학우들이 근처로 자주 놀러가는 곳은 바로 서현! 서현역에서 나오자마자 북적이는 사람들로 가득하다. 학교에서 십 분 거리에 있어 많이 가게 된다. 친구와 팔짱 끼고 영화 한 편보고 오락실에서 총을 쏘며 쌓인 스트레스를 풀었던 기억을 되살리는 학우들이 있을 것이다. 출출할 땐 고개만 돌리면 음식점을 볼 수 있으니 발걸음 닿는 대로 들어가면 그만! 날이 좋으면 솜사탕 장사에 줄이 길게 서있다.
여기서 잠깐! 서현에 가서 이곳을 안 가보는 것은 살짝 아쉬움을 남긴다. 바로 율동공원이다. 걷기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알맞은 장소인 나들이의 명소이다. 지하철 분당선 서현역에서 도보로 15분 거리에 있다. 들어서면 보기만 해도 가슴 뚫리는 율동저수지와 갈대밭, 사계절 꽃동산, 번지점프 대가 있어 계절에 관계없이 사람들이 많이 찾는다. 텐트를 치고 가족끼리 혹은 연인끼리 소풍을 즐기는 사람들을 지나 바람 따라 이리저리 춤을 추는 갈대밭을 지나면 번지점프 대가 나온다. 공원을 거닐며 여유로운 사람들을 보면 어느 순간 마음이 평온해지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정자

 카페거리로 유명한 정자역. 테라스 거리라 불리기도 하는 정자동 카페거리는 커피 향과 은은한 음악이 흐르며, 각각의 상가마다 독특한 건물 모양과 화려한 조명이 어우러져 정자동만의 이국적인 풍경을 만들어내는 상가가 이어져 있다. 이 거리는 이국적인 거리 분위기로 인해 드라마, 영화의 촬영 장소로 자주 이용되고 있다. 카페거리 중간 중간에는 지나가는 사람들의 눈길을 붙잡는 아기자기한 수공예 악세사리도 있다. 문득 혼자 분위기 좋은 카페에 앉아 사색에 잠겨보고 싶다면 잔잔한 음악이 흐르는 정자 카페거리에 가보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