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사하게 차려 입고 꽃놀이를 다녀왔다. 그런데 코가 갑갑하고 눈이 자꾸만 가렵다. 나도 모르게 계속 비볐는지 따가운 것 같기도 하다. 따뜻한 봄 햇살 아래 꽃비만 내린다면 얼마나 좋을까. 봄의 불청객 황사가 어김없이 등장했다.

 황사 현상은 어떻게 시작될까. 강력한 저기압이 중국과 몽골의 사막 지대를 지나면서 강한 바람을 일으켜 많은 양의 누런 먼지를 공중에 떠오르게 한다. 발원지의 먼지 배출량이 워낙 많을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까지 불어오는 강한 편서풍 때문에 공중의 먼지는 몇 가지 유해 성분을 가지고 한반도까지 고스란히 이동해 온다. 이동한 먼지는 봄날의 화창한 날씨를 만들고 있는 고기압을 만나 지면으로 떨어지게 되고, 그 결과 우리는 봄날에 누렇게 변한 하늘을 보게 된다.

 황사를 이루고 있는 입자들은 기본적으로 모래 성분이다. 석영(실리콘), 카드뮴, 납, 알루미늄, 구리 등이 큰 비율을 차지하고 있는 몇 가지 요소인데 황사가 시작되면 이 성분들의 농도가 네 배 이상으로 높아진다. 산성비로 산성화된 토양이나 바다에는 염기성을 띠고 있는 황사 성분이 중화반응을 일으켜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지만 인체에는 이러한 중금속 성분이 백해무익이다.

 먼지가 호흡 기관으로 들어가면 천식, 기관지염 등의 호흡기 질환을 유발하고 결막염, 안구건조, 눈병 같은 안질환을 발생시킨다. 더불어 중국의 공업화 지역을 지나면서 아황산가스 등의 유해물질까지 함유한 황사 분진은 피부에도 악영향을 끼친다. 따가움과 가려움증 등 알레르기 질환이 그 예이다.

 자연현상으로 인한 재해인 만큼 원인 해결보다는 대비책을 숙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가장 먼저 외출을 삼가야 한다. 시간당 미세먼지 농도에 따라서 황사경보 및 황사주의보를 발령하는데 봄철에는 예보에 귀를 기울여 실외활동을 자제해야 할 필요가 있다.

 부득이하게 외출을 해야할 때는 마스크, 모자를 착용하고 렌즈보다는 안경을 착용해서 신체가 외부와 접촉되는 면을 최소화하는 것이 좋다. 실내에서는 창문을 잘 닫아 황사먼지의 유입을 막고 외출을 하고 귀가해서는 옷의 먼지를 잘 털어야 실내를 쾌적하게 유지할 수 있다. 다만 주의보 및 경보가 해제 되었을 때는 다시 환기를 시켜 실내에 유동중인 먼지를 제거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습도 또한 중요한데 실외 습도보다 약간 높게 유지하는 것이 이상적이다. 씻을 때는 눈과 코를 식염수로 헹구어 내는 것이 좋다. 

김재승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