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습에 있어서 ‘1인 플레이’가 항상 승리하는 때는 지났다. 이제는 스터디그룹이다. 뭉쳐서 토론하고 학습하며 모두가 선생님이자 학생이다. 대학 전공은 개인적 수학이 어렵다는 점 혹은 자기 주도적 학습을 자연스럽게 형성할 수 있다는 것 때문에, 간접적으로 서로의 경험을 공유하고 새로운 인간관계를 형성할 수 있다는 이유로 스터디그룹이 각광받고 있다. 하지만 대세가 항상 해결책은 아닌 법. 지피지기 백전백승, 나의 학습 스타일을 잘 알고 적합한 그룹에 참여해야만 효과를 볼 수 있다. 

본교 송정현(의공 2) 학우를 만났다. 송 학우는 ‘복학생’이다. 비장하게 의지를 다지고 공부를 시작했지만 군 휴학으로 장기간 학업을 놓았던 까닭에 어려움이 한둘이 아니라고 토로한다.
송 학우처럼 복학을 해서 어려움을 겪는 경우뿐만 아니라 특정과목에 유난히 취약함을 보인다던지, 의지박약으로 규칙적인 학습을 지속해 나가지 못하는 학생들에게 스터디그룹은 해결방안이 될 수도 있다. 그래서 최근 송 학우는 학과대표를 통해 스터디그룹을 만들겠다는 공지를 내놓고 지원자를 받았지만 막상 그룹 결성 방안과 진행에 있어 어떤 부분을 준비해야 할지 막막함을 느끼고 있다.
마른 땅에 내리는 빗줄기처럼 공부 때문에 고민하는 학생들에게 시원한 해결책이 될 수 있는 그룹스터디. 장·단점과 구성방법, 최대의 효과를 내기 위한 몇 가지 팁들을 소개한다.

왜 스터디그룹인가?
첫째, 가르치는 것이 가장 큰 배움. 누군가에게 새로운 내용을 전달하려면 해당 내용을 본인이 온전히 이해하고 있어야 한다. 머릿속에 떠오른 내용을 입으로 말하는 과정은 내용 정리에 탁월한 방법이다. 더구나 내용을 설명해야 한다는 책임감까지 더해져 완벽한 수업을 위해 암기가 아닌 이해 중심의 학습을 본인이 먼저 하게 될 수밖에 없다.
둘째, 시험을 위한 학습 준비. 특정 자격증 시험이나 공인시험 점수가 필요한 경우 대개 준비해야할 자료가 많다. 단순히 학술적인 부분 이외에도 시험에 대한 유형 또는 전략적 접근법 등에 대한 자료는 혼자서 구하기 쉽지 않다. 스터디그룹 내에서는 서로 자료를 공유하고 자료에 대해 이야기함으로써 피드백까지 얻을 수 있다.
셋째, 의지력 함양. 박약한 의지 때문에 일찌감치 주저앉는 학생들에게 스터디그룹은 자비를 베풀지 않는다. 커리큘럼이 정해져 있고 매주 분량이 정해져 있다. 내가 준비하지 않으면 다음 모임은 의미가 없다. 본인의 의지에 따라 그룹의 분위기가 좌우되고 질이 결정된다. 열정을 가지고 무섭게 참여하고 있는 동료 옆에서 감히 어떤 구성원이 게으름을 피울 수 있을까. 이렇게 스터디그룹은 마음을 다잡아 준다.
넷째, 팀워크. 개인의 역량보다는 팀워크에 의해 그룹의 성패가 결정된다. 스터디그룹이라는 작은 조직 속에서 각자의 역할이 서로를 강화시키는 고리로서 작용한다는 원리를 깨달아야 한다. 더불어 새로운 사람을 만나고 나와 비슷한 고민을 가지고 있는 동료들의 이야기를 공유하는 것은 정신적으로도 큰 힘이 된다.

언제나 해법이 될 수는 없다
스터디그룹은 어디까지나 한 가지 방법일 뿐 모두에게 해답을 제시하진 않는다. 자신이 교수하게 될 파트를 공부하는 것과 더불어 팀원이 전달하는 내용 또한 충실히 학습해야 한다. 모임이 끝나고 나서 혼자 정리하는 시간을 갖는 것은 나의 실력 향상을 위한 필요조건이다.
혼자하는 것이 아닌만큼 물리적 제약이 수반된다. 모두가 참석할 수 있는 시간을 잡아야하고 서로의 편의를 고려해 최적의 지점을 설정해야 하며 적절한 장소도 섭외해야 한다. 개인적 에너지 소모가 혼자하는 공부보다 큰 것이 사실이다.
너와 나, 둘만 모여도 생길 수 있는 문제가 있다. 성향 차이로 인한 갈등이다. 학습과 의견 공유를 위한 토론이 자칫 언쟁으로 벌어져 서로 개인적인 감정이 생기게 되면 모임 참석이 껄끄러워 지는 것은 당연할 일일 것이다.
배보다 배꼽이 더 커지는 경우가 있다. 친목 도모를 위해 마시던 커피가 뒷풀이로 이어져 술자리가 되는 경우가 있다. 진탕 밤을 지새워가며 친목 도모만 열중이다. 여러분은 무엇을 하기 위해 모였는가. 너무 친해져도 탈이다.

성공 열쇠는 역할 분담
역할분담은 성공적인 스터디 그룹 운영의 열쇠이다. 다음의 역할을 세우되 돌아가며 담당을 바꿔라. 개인적 성향에 의해 스터디가 부정적인 방향으로 흘러감을 방지하고 개개인에게 균등한 기회를 제공하기 위함이다. 단, 각 구성원간의 합의 아래에 역할을 정하고 맡은 역할에 대해서는 일방적으로 핑계를 대며 떠넘기지 말아야 한다.
리더는 정해진 시간에 모임이 진행되도록 해야 한다. 토의 진행을 위해 필요한 제반사항을 고려한다. 아이디어 및 토의내용을 요약해 팀원들이 이해하도록 한다. 누구나 의견을 말하도록 기회를 부여한다. 합의점 도출을 위해 사회자의 역할을 한다.
서기는 의견 또는 아이디어, 결정사항 등을 기록하고 온라인 공간에 게시해야 한다. 공동의 과제를 원활히 진행할 수 있도록 리더를 돕는다.
참여자는 시간을 준수하고 자신의 파트를 철저히 준비해야 한다. 상대의 의견을 경청하고 자신의 주장에 대한 방어는 최소화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과제가 공정히 분배되도록 협조한다.

How to build a group
본격적으로 스터디 그룹을 만들어보자. 가장 먼저 내가 어떤 팀을 꾸릴 것인지 기획해야 한다. 팀을 구성하는 입장에서 사람들을 설득할 만한 매력적인 요소가 있지 않다면 멤버를 모으기 쉽지 않을 것이다. 인원을 선발함에 있어서 2~5명 정도를 권장한다. 너무 많은 인원은 통제하기도 힘들뿐만 아니라 여러 가지 변수를 늘리는 꼴이 되어 버린다.
공동의 목표를 설정한다. 분명한 학습목표가 있어야만 관련 이외의 주제로 시간을 낭비하는 일을 미연에 방지할 수 있다. 이어서 규칙과 벌칙을 설정한다. 잘한 이에게는 상을, 그렇지 못한 이에게는 벌을 내리는 과정에 망설임이 없도록 모두가 있는 자리에서 상과 벌칙을 결정하자.
앞에서 말했듯이 시간과 장소를 설정하는데 많은 애로사항이 있다. 첫 모임 때 시간과 장소를 일괄적으로 정해 놓자. 매번 시간과 장소를 변경하는 것은 모두에게 있어 힘든 일이다.
덧붙여 온라인 공간을 갖는 것이 좋다. 미리미리 토의자료를 공유하고 자료들을 잘 분류해 놓을 수 있는 웹 공간을 운영해야 정리가 수월하다.

효율적 운영을 위한 유용한 팁
-한 두명 정도의 소수인원은 전문지식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그들이 그 그룹의 바로미터가 될 것이다.
-너무 친한 사이는 뽑지 말자. 서로의 편의를 봐줄 가능성이 있다.
-리더는 개개인이 감정을 표현할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하는 것이 좋다. 그렇지 않으면 갑작스런 팀 해체를 맞이할 수도 있다.
-실력 차이로 인한 갈등보다는 ‘창의적 마찰’을 유도하자. 누구에게나 강점과 약점이 있다.

김재승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