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왕소, 진위, 원탄하이 학우가 인터뷰하고 있다.

 교내를 돌아다니다보면 여기저기서 들려오는 외국어가 더 이상 낯설지 않다. 글로벌캠퍼스에 재학 중인 외국인 유학생은 모두 331명으로 전체 학우의 약 2%를 차지한다. 이 가운데 중국인 유학생은 293명으로 전체 외국인 유학생의 89% 가량이다. 특히 중국인 유학생들은 한국인 학우들에게 낯선 이들이 아닌 친숙한 학우로 자리 잡고 있다. 교내 한국인 학우들은 외국인 유학생들을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또 외국인 유학생들의 생각은 어떨까. 가천인터내셔널센터에서 그들을 만났다. 

 ■ 교내 한국인 학우들의 인식은

 본교 학우 200명에게 외국인 유학생에 대해 물었다. 그 결과 35%의 학우들이 그들에 대해서 궁금하다고 답했다. 하지만 76.5%의 학우들은 외국인 유학생과 ‘한 번도 대화해 본 적이 없다’고 밝혀 본교 한국인 학우들이 외국인 유학생에게 호감을 갖고 궁금해 하지만 실상 그들과 교류가 거의 없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또 62%의 학우들이 ‘외국인 유학생들과 친해질 의향이 있다’고 밝히며 그 이유로는 ‘다른 나라의 언어와 문화를 배우고 싶어서’, ‘외국인 친구를 사귀고 싶어서’ 등을 이유로 뽑았다. ‘유학생들과 친해질 의향이 없다’고 답한 학우들의 의견으로는 ‘정서가 서로 너무 안 맞는다’, ‘말이 안 통한다’등이 있었다.
 이 외 외국인 유학생들에 대한 생각으로 ‘타지에서 다른 언어로 공부하느라 힘들고 어려울텐데 열심히 수업에 나오는 모습이 보기 좋다’, ‘많이 친해질 수 있는 프로그램이 있었으면 좋겠다’, ‘해외까지 와서 공부하려는 의지가 대단하게 느껴진다’는 긍정적인 반응이 많았다. 하지만 ‘학교에는 나오나 한국말 수업을 잘 알아듣지 못해 수업을 잘 듣지 않고 외국인들끼리만 다녀서 안타깝다’, ‘친해지고 싶은데 만날 기회가 없다’, ‘한국어를 너무 못한다’, ‘친해질만한 특별한 동기가 없다’, ‘조별과제에 적극적으로 참여했으면 좋겠다’등 아쉬운 반응들도 보였다.

 ■ 외국인 유학생 행사 참여 미미

 한국어문학과는 현재 재학중인 외국인 유학생이 37명이고 경영학과는 63명으로 본교에서 외국인 유학생이 많이 속해있는 대표적인 과들이다. 하지만 이번에 열린 한마음 체육대회와 단과대 체육대회에서는 외국인 유학생이 1명도 참여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단과대 체육대회나 MT와 같이 학생들의 모임은 주로 과대표를 통해 홍보, 전달된다. 그러나 소규모로 진행되어 과 참여가 더욱 두드러질 수 있는 단과대 체육대회에서조차 외국인 유학생은 찾아볼 수가 없었다. 익명을 요구한 한 학생회장은 “2,3년 전까지는 외국인 유학생들이 많이 참여했지만 이제는 그렇지 않다”며 “한국인 학생들과 외국인 학생들이 서로 불편해해 끼리끼리 갈리는 것 같다. 그렇다보니 잘 안 어울리게 되고 그 결과 학과 행사나 대회 등에 잘 참여하지 않게 된 것 같다”고 밝혔다.

 ■ 외국인 유학생 돕는 가천인터내셔널센터

 가천인터내셔널센터는 본교에서 수학하는 외국인 유학생의 고충을 파악해 유학생활에 대한 불편을 해소하고자 개설됐다. 해외에서 유학 경험이 있는 이길여 총장이 유학생들의 고충을 알고 더욱 심혈을 기울여 만든 센터다.
 가천인터내셔널센터는 체계적인 지원으로 유학생들의 애로사항을 청취하고 상담해 성공적인 유학생활을 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준다. 예전에는 한국어를 배우지 않은 유학생들이 많아 의사소통에 어려움이 많았다. 하지만 지난해 2학기부터 공인 토픽 3급 이상이어야 입학이 가능해져 훨씬 수월하게 일이 처리되고 있다. 또 외국인 유학생 학교생활 상담부터 비자 등 출입국 관련 및 법률적 자문까지 외국인 유학생 관련한 전반적인 모든 상담을 담당하고 있다.
 이외에 외국인 유학생들과 원활한 의사소통을 위해 다국어 상담서비스도 상시 제공한다. 가천인터내셔널센터는 비전타워B 252호에 위치해 있다.

 ■ ‘굿윌 앰배서더’가 적극 교류 도와

 본교에서는 외국인유학생들과 한국인 학생들의 적극적인 교류를 도와주는 ‘가천 인터내셔널 굿윌 앰배서더(국제친선대사)’프로그램이 있다. ‘굿윌 앰배서더’프로그램은 외국인 유학생들의 학사 및 한국생활 적응에 도움을 주기 위한 프로그램으로 글로벌 마인드를 가진 학생들을 모집해 2월 말부터 6월 말까지 한 학기동안 활동하게 된다. ‘굿윌 앰배서더’로 발탁되면 외국인 유학생들의 학교생활 적응을 도우며 한국문화 이해돕기부터 유학생문화체험까지 다양한 프로그램들을 함께 하게 된다.
 이번 2013년 1학기 ‘굿윌 앰배서더’로 뽑힌 김형섭(언론영상광고 2) 학우는 “원래 해외프로그램에 관심이 많아서 찾아보다가 알게 됐다. 글로벌 친구를 사귀면 다른 나라 문화도 배우고 좋겠다 싶어서 참여하게 됐다”고 말했다. 활동으로는 “그룹별로 4~5명씩 같이 가기도 하고 보통은 1:1로 간다. 경복궁, 창덕궁 등 한국문화를 잘 보여줄 수 있는 곳을 가보고 나이도 비슷해 타학교 축제도 같이 가며 영화도 같이 보고 여느 친구와 같이 놀러 다닌다. 이번에 사귄 중국인 친구는 한국어를 잘 해 말이 잘 통한다. 그 친구는 나에게 중국어를 가르쳐주고 나는 그 친구에게 한국어를 가르쳐 준다”고 밝혔다.
 또 ‘굿윌 앰배서더’의 장점으로는 “새로운 음식도 접해보고 다른 문화에 대해서 많이 알게 되어 좋다”고 소감을 밝혔다.

 ■ 외국인 유학생과 한 목소리내야

 이인숙 국제교류지원팀 과장은 “입학한 이상 같은 동문이기 때문에 외국인 학생들을 별도로 분리하지 말고 잘 도와주길 바란다”며 “총학생회나 단과대학생회에서 적극 도와줘 다같이 한 목소리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또 “외국인 유학생뿐만 아니라 조교나 교수도 외국인 학생들과 소통이 안 될 때 적극 찾아오길 바란다”고 밝혔다.
 외국인 유학생들과 인터뷰를 하고 나니 외국인 유학생들도 한국인 학우들과 다를 바 없는 똑같은 학생임을 느낄 수 있었다. 그들도 한국 학생들과 소통하고 싶어 했고 한국 문화와 한국 친구들에게 더 다가가고 싶어 한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아직도 학과 행사나 학교에 체육대회 등 큰 축제가 있을 때 그들에게 정보를 제대로 알려주지 않아 참여하지 못하는 점에 대해서는 하루빨리 총학생회와 단과대, 그리고 많은 학우들이 관심을 갖고 개선해나가야 할 부분이다.

 인 터 뷰

  ·원탄하이(건축공학 1) 베트남 학우
  ·왕소(경영 2) 중국 학우
  ·진위(경영 3) 중국 학우

 -가천대학교로 어떻게 유학오게 됐나요?

원탄하이(이하 원) : 토픽시험 치는 날 학교광고 전단지를 보고 오게 됐다.
진위(이하 진): 중국에서 다니던 하얼빈 공대와 가천대의 교류가 있었다. 그 때 가천대를 알게 돼 입학했다.
왕소(이하 왕): 산동대에서 1년 한국어를 배웠는데, 그 학교가 가천대와 교류가 있었다. 교류하는 대학 중에 호주의 대학교와 기타 외국의 대학교들이 많이 있었지만 한국이 좋아서 가천대에 오게 됐다.

 -언어가 다른 나라에서 공부하는데 어려움은 없나?

왕: 문법이 아직 익숙치 않아 교수님과 얘기할 때 존대말이 가장 어려웠다. 교양수업은 적응할 만한데 전공 단어는 크게 어렵다. 조별과제는 한국 친구를 많이 사귈 수 있어서 좋다.
진: 조별과제 같은 경우 오히려 중국학생들끼리 하는 것보다 한국학생들과 같이 하니까 더 잘할 수 있어서 좋다.
원: 공대여서 조별과제와 같은 수업은 별로 없다. 교양수업이 적응하는데 조금 어렵다. 하지만 교수들이 친절하게 도와주고 지도교수가 선배들도 소개해줘서 좋다.

 -한국 학생과 교류는 어느 정도인가?

원: 아직 활발하지는 않다. 밥은 지도교수와 함께 하거나 혼자 먹는 편이다.
진: 한국 학생들과 주말에 노래방도 가고 강남역, 잠실, 코엑스 등으로 자주 놀러가는 편이다.
왕: 아직 한국 학생보다는 같은 경영학과 중국학생들과 지내는 시간이 많은 편이다.

 -외국인 학생 끼리의 교류는 어느 정도인가?

진, 왕: 중국은 ‘큐큐’라는 유학생 사이트 카페가 있다. 그 곳에서 많은 정보를 얻는 편이다.
원: 거의 없다.

 -한국 문화에 대한 생각은?

진: 한국의 술 문화가 너무 좋다. 술 한잔하면서 서로 친해지기도 하고 재미있다.
원: 베트남 여자들은 술을 잘 못 먹는다. 한국 여자들은 술을 잘 먹어서 처음엔 조금 놀랐지만 이젠 적응이 돼 괜찮다. 또 자식들이 부모한테 순종하는 문화가 있다고 느꼈는데 참 좋다고 생각한다.

 -학과 행사에는 많이 참여하나?

진: 잘 참여하는 편이다.
왕: 잘 참여하지 못한다. 엠티가 있는지도 잘 모를 때가 있다. 알았을 때는 이미 끝나있는 경우도 있었다.
원: 학과 행사에 대해 잘 알지 못한다.

 -친절하게 대해준 학우나 고마웠던 경험은?

왕: 교수님 말을 잘 못 알아들어 반장한테 숙제를 물어봤는데 사진도 찍어주며 자세하게 알려줬을 때 고마움을 느꼈다.

 -한국 학생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진: 한국 학생들하고 계속 오래 좋은 친구가 됐으면 좋겠다.
왕: 한국 친구 덕분에 한국 생활을 잘 하고 있다. 다른 외국인 유학생도 많이 사귀면 좋겠다.
원: 한국 학생들이 먼저 다가와주면 좋겠다.

 -앞으로의 진로는?

진: 졸업 후 한국에서 취직하고 싶다. 한국에 정이 많이 들어서 졸업한 뒤 중국에 바로 가면 적응을 못 할 것 같기도 하다.
왕: 가천대 대학원에 진학하고 싶다. 대학원 졸업 후에는 중국으로 다시 돌아가고 싶다.
원: 졸업하고 나서 대학원에 가고 싶은데 학비 때문에 생각 중이다. 대학원 졸업 후에는 취직도 하고 싶다.

황정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