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던 8월이 지나갔다. 곧 천고마비의 계절 가을이다. 분당선을 이용하여 등교하는 가천대학교 학우만큼 분당과 친숙한 이들이 있을까, 본교 글로벌 캠퍼스 근처 분당에서 문화생활을 할 수 있는 공간들을 찾았다. 
 

 ▶ 성남의 역사를 담은 판교박물관
 버스를 타고 도착한 판교박물관은 1600년 전 한성백제기의 석실분이 밀집한 지역에 자리 잡고 있다. 1층에는 삼국시대의 토기들이 있다. 환한 조명을 받으며 전시돼있는 토기들은 우아하고 고귀한 자태를 뽐낸다. 지하 1층에는 박물관에 대한 이해를 돕고자 정보검색대가 배치돼있다. 다양한 유물들을 관람하고 지하 1층으로 내려가면 백제 및 고구려 고분 9기와 고분들에서 출토된 유물들을 만난다. 고분 하나하나가 모여 박물관 지하 1층을 이루고 있는 모습은 웅장하기 그지없다. 어린 학생들이 안내원의 설명을 들으며 줄지어 따라가는 모습을 보고 있으면 미소가 절로 피어오른다. 판교박물관에는 관객들이 다양한 체험을 할 수 있는 여러 공간이 있다. 체험공간 중 사람들이 가장 많이 찾는 곳은 삼국시대의 전통의상을 입어 볼 수 있는 체험존이다. 가족끼리 친구끼리 전통의상 차림으로 찍은 사진은 좋은 추억으로 남을 것이다.

 - 찾아가는 길
 신 분당선 판교역 4번 출구에서 75번을 타고 성내미 육교에서 하차하면 된다(분당구 판교동 499)

 ▶분당의 휴식 공간 중앙공원
 서현역 근처에 위치한 중앙공원은 도심 속 편안한 휴식공간을 제공한다. 가족이나 연인 등 많은 사람들이 찾는다. 공원 외곽을 연결한 산책로를 걸으며 자연 풍경을 마음껏 즐길 수 있다. 넓은 공터에는 운동기구가 잘 설치돼있어 캐치볼이나 배드민턴을 즐기는 사람들로 북적거린다.
 숲길 곳곳에 자리 잡은 벤치에는 가족과 연인들이 앉아 그들만의 시간을 보낸다. 오랜만에 공원에 나온 아버지와 아들은 족구하고 연인들은 벤치에서 앉아서 장난치며 귓속말을 나눈다. 훈훈하기 그지없는 광경이다. 공원에는 산책할 수 있는 둘레길이 있어 자전거를 타거나 산보 하는 사람들도 많다. 조경이 잘 조성되어 있고 공터도 많아 휴식을 즐기기에 그만이다. 공원 내 개천은 싱그러운 느낌을 줘 더위를 잊게 해준다. 도시의 답답함에서 벗어나고 싶다면 주위 사람들과 함께 중앙공원을 찾아가 자연 속의 휴식을 즐겨보자.

 - 찾아가는 길
 분당선 서현역에서 하차 후 3번 출구 방향으로 나가서 도보로 10분정도 거리에 있다.

 ▶토목기술의 역사 한 눈에 토지주택박물관
 토지주택박물관은 주택공사에서 운영하는 우리나라의 토지와 주택 및 건설에 대한 전문박물관으로 1997년 7월 개관했다. 2009년 한국토지주택공사의 출범에 따라 토지박물관과 주택도시박물관이 통합돼 토지주택박물관으로 거듭났다. 전시관은 2011년 전시 내용을 개편하여 토목건축기술의 역사를 주제로 전시하고 있다. 다양한 건축양식이나 건축에 관한 역사를 알 수 있다. 토지대장, 토지 및 주택 거래문서, 고지도와 지적도 등 토지와 건축에 관한 5만 여 점의 중요유물과 국보급 보물 1점을 소장하고 있다. 특정 시대의 유물들을 모아둔 대부분의 박물관과 달리 선사시대부터 근대에 이르는 유물들을 통해 건축기술의 역사를 한눈에 볼 수 있다는 점이 다른 박물관과 차별화된다. 또 토지주택공사는 공기업의 사회적 소명을 완수하기 위해 2000년부터 일반인을 대상으로 하는 토지주택박물관대학을 운영하고 있다. 지역주민의 평생교육을 위한 사회교육 프로그램이다.

 - 찾아가는 길
 분당선 미금역 3번 출구에서 하차 후 77-1, 700, 33-1번 버스를 타고 한국토지주택공사에서 하차하면 된다.(분당구 정자동 217)

 ▶작지만 편안한 가미갤러리
 주택가에 위치한 가미갤러리는 일반 가정집 1층을 개조하여 만든 아담한 미술관이다. 작은 외관 때문에 들어가기 전 큰 기대를 하지 않았지만 일반 미술관에서 보기 힘든 점묘화들이 전시돼 있어 즐거움이 배가됐다. 안내 소책자에 적힌 ‘당신이 한걸음 뒤로 물러설 때 더 명확해질 것이다’라는 말처럼 가까이서 볼 때는 개연성 없는 점들이었지만 어느 정도 거리를 두고 보니 하나의 그림으로 재탄생하는 것이 익숙하면서도 새로웠다.
 가미갤러리 관장인 김주철 화가는 여행을 다니면서 그림의 영감을 얻는다고 한다. 품이 넉넉한 그의 모습처럼 갤러리는 소박하지만 아늑하고 편안한 느낌을 주었다. 가미갤러리는 올해 ‘다리’를 주제로 전시하고 있다. 김 화가는 “화가의 꿈이 자신의 작품을 걸어놓을 갤러리를 가지는 것인데 그런 면에서 나는 참 성공한 화가”라고 말하며 소박한 웃음을 지어보였다.

 - 찾아가는 길
 분당선 정자역 1번 출구에서 마을버스를 타고 중앙고등학교에서 내려 도보로 5분 거리에 있다.(분당구 정자동 22-10 1F)

 ▶오케스트라 선율로 열대야 식힌 파크콘서트
 파크콘서트는 매년 여름 정기적으로 마술쇼, 클래식, 대중 가수의 공연 등 다양한 볼거리를 선사해준다. 올해 파크콘서트는 무료공연인데다 야외연장에서 열려 누구나 부담없이 편안하게 즐길 수 있었다. 약 700명의 시민들이 여름날의 더위를 날리기 위해 야외 클래식 공연을 보러왔다. 이번 파크콘서트에는 강남 심포니 오케스트라와 지휘자 최수열 씨, 피아니스트 김정원 씨 게스트로 나왔고 가수 카이가 사회를 봤다. 오케스트라는 김정원과 차이코프스키 피아노 협주곡 1번을 협연했고 라흐마니노프 교향곡 2번을 연주했다.
 한 여름 밤에 울려 퍼지는 아름다운 오케스트라의 선율은 더위에 지친 심신을 달래주었다. 시민들은 피크닉하듯이 공연을 즐겼다. 흔히들 클래식 공연하면 콘서트홀 같은 엄숙한 분위기를 연상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파크콘서트는 분위기가 자유롭고 편안해 실내 공연과는 다른 야외 공연만의 매력이 흘러넘쳤다.

 - 찾아가는 길
 분당선 서현역에서 하차 후 3번 출구 방향으로 나가서 도보로 10분정도 거리에 있다.

 ▶분당의 문화중심지 성남 아트센터
 성남아트센터는 정기적으로 다양한 전시회와 공연을 열어 분당뿐만 아니라 성남시 전체의 문화 중심지이다. 이번에 열린 스페인 근현대미술전은 피카소부터 하우메 플렌사 등 스페인 근현대 예술가들의 작품을 전시해 스페인 미술의 흐름을 한 눈에 살필 수 있다. 새하얀 벽에 은은하게 조명이 비추는 전시관 내부는 근현대 전쟁을 겪으면서도 독창적인 예술을 추구한 스페인 예술가들의 열정을 충분히 느낄 수 있도록 구성돼 있다. 부모를 따라온 말썽꾸러기 아이들은 신기하다는 눈빛으로 미술품을 관람하고 있었다. 미술 교과서에서나 봤던 피카소나 살바도르 달리의 작품을 직접 볼 수 있어서 그 의미가 매우 크다.
 이외에도 컬투쇼, 김경호 콘서트 등 대중가수나 연예인들의 공연도 만나볼 수 있다. 특히 해설이 있는 발레, 다양한 클래식 공연, 서양의 예술 세계 소개 등 다양한 종류의 공연을 즐길 있어 주말에 소중한 이들과 함께 가보면 더욱 좋다.

 - 찾아가는 길
 분당선 이매역에서 1번 출구에서 도보로 10분 거리에 있다.(분당구 야탑동 757)

 
 막연히 우리 학교가 자리 잡고 있는 곳이라고만 생각했던 분당은 의외로 볼거리 즐길 거리가 많은 곳이다. 삼국시대의 역사를 느낄 수 있는 판교박물관, 편안한 휴식공간인 중앙공원, 건축의 역사를 알 수 있는 토지주택박물관, 아늑한 분위기에서 미술품을 관람할 수 있는 가미갤러리, 그리고 야외공연장에서 클래식을 감상할 수 있는 파크콘서트. 분당의 문화 중심지인 성남아트센터. 분당에서 다양한 문화체험을 해보는 것은 어떨까.

32기 기자 일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