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본교 학우가 중앙도서관에서 책을 읽고 있다.

 선선한 가을바람이 분다. 서점에 들러 베스트셀러가 진열된 곳으로 간다. 책을 훑어본다. 독서하기 좋은 계절이 성큼 다가온 것이다. 그러나 독서의 계절이 대학생에게는 비켜있는 듯하다. 학업에 치여서 취업 준비를 하느라 전공서적 읽기에도 정신이 없다. 본교 학우들은 독서를 얼마나 하고 있을까.

학우들, 독서량 한달 평균 한권 남짓
고전·교양서적보다 전공교재가 대부분

 본교 글로벌 캠퍼스 213명 학우들에게 ‘한 달에 읽는 책 권수는’이라고 설문조사 한 결과, 73명(39.7%)의 학우들이 한 권을 읽는다고 답했다. 안수인(행정 2) 학우는 “대학에 들어와 전공교재 읽기에도 벅차다”며 독서하기 힘든 상황을 토로했다. 실제로 ‘독서를 안하는 이유는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42명(19.7%)의 학우들이 ‘시간이 없어서’을 가장 큰 이유로 꼽았고 다음으로 ‘의지부족’였다.전공 공부로 인해 독서할 시간이 없다는 학우들의 말을 보여주기라도 하듯이 본교 중앙도서관 열람실에 가면 많은 학우들이 자리를 메우고 있다. 하지만 실상을 들여다보면 독서가 아닌 공부에 열중하는 학우들이다. 낮은 독서량도 문제이지만 더욱 심각한 것은 그나마 학우들이 읽는 책이 고전이나 교양서적보다 대학전공수업 관련 도서가 대부분이라는 점이다.

<총 213명>

한 해 대출 권수 약 5만권
타대에 비해 도서 대출 낮아

 학우들의 독서량을 알아본 결과, 한 해 대출권수가 작년 기준 50,201권으로 나왔다. 이는 다른 대학과 비교했을 때 매우 낮은 대출권수라는 점을 알 수 있었다. 다른 대학은 연 도서 대출량이 약 15.4권을 보였다. 또 전국대학도서관 대출 현황에 비해서도 턱없이 적다.

 그렇다면 학우들이 주로 읽는 도서 분야는 무엇일까. 설문조사 결과, ‘문화’분야가 1위(37%)로였고 ‘예술’(24%)과 ‘철학’(16%)이 다음을 이었다. 최다빈(법 2) 학우는 “학업에 지쳐 쉬엄쉬엄 읽을 수 있는 문학이나 예술 분야 도서를 읽게 된다”고 말했다. 반면에 ‘종교’나 ‘역사’분야는 학우들이 기피하는 성향을 보였다. 학우들이 책을 선택하는 기준은 1위가 ‘베스트·스테디셀러’ 64명(30%)였다. 이어 선‘선호하는 저자’와 ‘학업에 도움’이 이어 순위를 차지했다. 지난 1월 본교 중앙도서관은 베스트셀러 코너를 개설하고 약 1000권을 배치해 학우들이 휴식을 즐기며 독서를 할 수 있도록해 많은 학우들이 이용하고 있다.

 본교 중앙도서관 학술정보지원팀의 문의한 결과, 총도서보유량은 782,799권으로 전국대학도서관의 평균 도서보 유량에 비해 다소 부족한 실정이다. 이 때문에 중앙도서관은 학우들로부터 도서 신청을 받아 신규 도서를 꾸준히 구매하고 있다. 그런데도 학우들은 ‘본교 중앙도서관에서 개선되어야 할 점’으로 ‘신규 도서 보유량’이 77명(39.4%)으로 가장 높았다.

 장진희(영미영문 3) 학우는 “중앙도서관 홈페이지에 도서 신청을 해도 구입하는 경우가 많지 않다”고 말했다. 도서관 측은 이에 대해 품절·절판·만화·보유도서를 제외한 신청도서 모두 구입한다고 밝혔다. 중앙도서관은 올해 5,815권을 구입했다. 도서 구입의 순위 기준은 ‘교수 및 학생의 희망 신청 도서’와 ‘기타 신간도서, 베스트셀러 도서, E-BOOK 도서’등이다. 도서 구입 주기 및 진행 방법은 교수 및 학생의 희망 신청 도서는 평균 월 2회에 걸쳐 구입한다.

중앙도서관 도서 78만여 권 보유
신규 도서 구매량 대폭 늘어나야

 신청된 도서들은 중복 여부를 점검하는 복본조사와 자료선정위원회의 선정을 거친 뒤 구매팀이 구매하고 있다. 기타 신간 베스트셀러, E-BOOK 등은 학기당 평균 1회 정도 구입하며 국내 대형서점의 신간 및 베스트셀러 목록을 입수하여 구매한다.

 친구들끼리 읽은 책에 대해 이야기하는 시간을 갖는 것은 어느 사이 추억이 되고 있다. 취업 준비와 스펙 쌓기에 쫓겨 마음의 위안을 얻을 시간마저 없지만 독서를 외면해서는 안된다. 취업 면접에서 다른 사람들과 동일한 대외활동과 유사한 경험을 말하는 지원자보다 많은 독서로 다져진 확신에 찬 답변을 하는 지원자가 기업들이 찾는 사람일 것이기 때문이다. 학업에 쫓기고 취업 준비에 분주하더라도 짬을 내 독서로 교양을 다지고 실력을 쌓아야 한다. 책 속에 길이 있다지 않는가.

 “대학 생활 성패는 독서능력과 습관에 달려 있어”

김기복 교수 (글로벌교양학부)

-본교 학우들의 독서량은 한 달에 약 한 권 정도로 다른 대학에 비해 다소 낮습니다.
“독서량이 적은 것은 우리 가천대 학생들의 문제만이 아니라 한국의 대학생 전체의 문제이기도 합니다. 여러 가지 원인이 있겠지만 아마도 독서 습관을 제대로 길러야 할 청소년 시절에 입시 위주의 공부만을 주로 하다 보니 교과 학습을 벗어나는 책에 대한 흥미를 가질 여유가 없었을 겁니다. 아마 그게 가장 큰 원인이라고 봅니다. 그리고 독서량만이 아니라 어떤 책을 주로 읽느 냐도 문제가 될 수 있는데요. 대학에 와서 책을 읽는다 해도 많은 학생들이 자기 계발서와 같은 것, 그러니까 당장에 도움이 될 만한 책을 주로 읽게 되는 것 역시 큰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대학생들이 4년 내내 취직 걱정을 하게 만드는 사회적 현실이 이것의 가장 큰 원인이라고 봅니다. 하지만 긍정적인 측면도 있습니다. 제가 대학생활을 했을 때와 비교해보면 한국의 출판문화 환경이 굉장히 좋아졌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서점에 가보면 항상 놀라는 일인데 엄청나게 많은 책들이 그것도 아주 양질의 책들이 많이 쏟아져 나오고 있습니다. 다양한 분야에서 좋은 책을 쓰시는 분들이 많아졌고 외국의 책들도 예전에 비해 잘 번역되어 나오고 있습니다. 

 제가 생각하기에 학생들이 책에 대해 조그마한 관심과 흥미를 갖고 체계적인 독서 방법 같은 것을 습관화시킬 수만 있다면 재미있고 즐거운 독서 생활을 얼마든지 할 수 있는 환경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 독서 장려에 관한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우리 학생들이 청소년 시기에 책에 대한 흥미를 가질 수 있는 여유가 별로 없었습니다. 또한 좋은 독서 습관을 가질 수 있는 교육도 내실 있게 받지 못한 것이 현실입니다. 이제 학생들이 해야 할 일은 대학생으로서 제대로 된 독서 습관을 기르는 것입니다. 대학은 단지 당장 졸업해서 써먹을 수 있는 지식만을 가르치는 곳은 아닙니다. 지금 현실을 보면 엄청나게 많은 새로운 지식이 끊임없이 생겨나고 있습니다. 따라서 대학 4년 동안 배운 지식만으로는 끊임없이 변화하는 사회적 직업적 환경에서 살아남기 어렵다고 봅니다.

 대학은 학생들에게 지식을 전수하는 곳만이 아니라 학생들 스스로가 새로운 지식을 찾고 습득할 수 있는 능력, 소위 ‘배움의 능력’을 배우는 곳입니다. 여기에서 가장 기초가 되는 것이 바로 잘 읽는 능력, 즉 ‘독서 능력’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학생들은 이러한 독서 능력을 기르는데 많은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봅니다. 결국 대학 졸업 후의 성패의 관건은 끊임없이 생산되고 있는 새로운 지식을 빠르고 효과적으로 자기화할 수 있는 능력에 달려있다는 것 깨닫고 스스로 자신의 독서 습관을 되돌아보아야 합니다. 가천대에서는 그 동안 이러한 취지하에서 매 학기 독후감 대회를 개최하고 있습니다. 이번 2학기에 열리는 대회에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본교 중앙도서관 추천도서>

    서명          저자         출판사      출판년도                                                *8월에 제공

 1 문학의 숲을 거닐다 장영희 샘터 2005
 2 연어 안도현 문학동네 1996
 3 짜장면 안도현 열림원 2000
 4 좀머씨 이야기 파트리크 쥐스킨트 열린책들 1999
 5 달에게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 신경숙 문학동네 2013
 6 엄마 딸 여행 이지나 나무수 2012
 7 대한민국 부모 이승욱, 신희경, 김은산 문학동네 2012
 8 생애의 발견 김찬호 인물과사상사 2009
 9 레미제라블1,2,3,4,5 빅토르 위고 민음사 2013
 10 모방범1,2,3 미야베 미유키 문학동네 2006
 11 13계단 다카노 가즈아키 황금가지 2005
 12 3초간 : 눈 깜짝할 사이에 분노와 짜증을 잠재우는 감정조절의 원리  데이비드 폴레이 알키 2011
 13 웜 바디스 아이작 마리온 황금가지 2011
 14 나이듦에 대하여 박혜란 웅진닷컴 2001
 15 대한민국 숨겨진 여행지 100 이종원 상상출판 2012
 16 나는 까칠하게 살기로 했다: 상처받지 않고 사람을 움직이는 관계의심리학 양상춘 센추리원 2012
 17 북유럽처럼 김나율 네시간 2013
 18 (살며, 생각하며, 배우며) 사랑할 때 알았더라면 좋았을 것들 이인 한국경제신문사 2012
 19 달빛 책방: 잠 못 드는 밤을 위한 독서 처방전  조안나 나무수 2011
 20 생각대로 살지 않으면 사는대로  생각하게된다  은지성 황소북스 2013
 21 죽기전에 더 늦기전에 김여환 청림출판 2012
 22 군주론 마키아벨리 까치 2012
 23 다윈지능 최재천 사이언스북스 2012
 24 사랑이 달리다 심윤경 문학동네 2012
 25 가난한 내가 아름다운 나타샤를 사랑해서: 백석 시그림집  백석 교보문고 2012
 26 백석 시 바로읽기: 백석 대표시 해설 고형진 현대문학 20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