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희정(생명공학 2) 학우는 성적 공시기간에 강의평가를 했다. 성적을 확인하려면 강의평가를 필수적으로 해야 하기 때문이다. 주관식 문항까지 성실하게 답변했다. 평가를 마치고 매학기 마다 강의평가를 하는데 구체적으로 어떠한 피드백이 이뤄지는 지 의문이 들었다. 본교에서 시행하는 강의평가는 교수가 수업을 받는 학생의 만족도를 확인하고 수업의 문제점을 진단 및 개선함으로써 수업의 질을 향상시키는데 목적이 있다. 비전임교원이 70점 미만의 점수를 받는 경우 차기 2개 학기 강의 위촉을 제한한다. 전임교원의 경우 모형강의분석, 교수법 컨설팅 의무화 및 학기 중 해외여행을 제한하는 등 본교에는 강의평가에 대한 다양한 규정 항목을 두고 있다. 학생과 교수의 의사소통의 장이 될 수 있는 강의평가, 본교 강의평가의 실시방식 및 문제점에는 무엇이 있는지 알아본다.

평가문항, 정확한 강의평가의 핵심

 본교는 1차 평가에서 4문항, 2차 평가에서 5문항으로 강의평가를 하고 있다. 이러한 평가문항은 모든 강좌에서 일괄적으로 적용된다. 강좌는 강의형, 실기형, 실험실습형 등 각각의 특성을 가지고 있지만 본교에서 실시하고 있는 강의평가는 각 강좌의 특성이 고려되지 않은 채 똑같은 평가문항으로 평가를 진행한다. 교무지원팀 직원은 “객관적인 기준으로 평가하기 위해 각 과의 교수들에게 동일한 항목들로 강의평가를 실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평가지표 문항의 애매함이 지적되기도 한다. ‘수업은 교수의 충실한 준비를 통해 진행됐다’는 질문은 강의 특성이 이론위주의 강의이고 관련 자료가 불필요한 경우 평가하기 어려운 항목으로 볼 수 있다. 이외에도 평가지표가 ‘교지 및 수업자료는 수업의 목표와 내용에 비추어 적절합니까’, ‘교수는 학생들을 존중하고 인격적으로 대우합니까?’ 등 몇몇 항목이 평가를 내리기 애매한 문항들로 구성돼 객관적인 평가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

학우들 참여율과 태도가 문제

 평가문항 이외에도 강의평가의 주체인 학우들의 저조한 참여율과 태도가 객관적인 평가에 지장을 주고 있다. 2차 평가 때는 강의평가를 해야만 성적을 확인할 수 있기 때문에 참여율이 80%로 높은 편이다. 하지만 중간고사 2주전에 실시하는 1차 평가는 오로지 학생들의 자율에 맡겨져 있어 참여율이 2~3% 정도로 저조한 수준이다. 때문에 본교 수업만족도평가규정 제4조 1항을 보면 ‘1차 조사는 수업 개선을 위한 참고자료로 활용하되 평가점수로는 반영하지 않는다’는 조항이 있다. 교무지원팀 직원은 “참여율이 낮아 교수와 강사에 대한 보상 및 제한에 1차 평가 결과를 심사 기준의 요소로 넣기에는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참여율 뿐만 아니라 몇몇 학우들의 태도도 문제가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학우는 “성적공시기간에 성적을 빨리 확인하고 싶은 마음에 강의평가 항목에 똑같은 번호로 찍은 적이 있다”고 고백했다. 학우들이 강의평가를 성적확인을 위한 수단으로 볼 뿐 수업 개선 목적으로 생각하지 않고 있다. 의무적으로 해야하는 2차 조사마저 객관적인 결과가 나오고 있다고 보기 힘든 실정이다. 교무지원팀 직원은 “성적 확인을 위해 강의평가를 의무로 실시하는 이유는 이렇게라도 해야 높은 참여율을 이끌어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하지만 이마저도 학생들의 참여율이 저조해 안타깝다”고 말했다.

평가가 수업에 피드백 되어야

 1차 평가 실시 이유는 학기 말에 실시하는 한 번의 강의평가로는 해당 학기에 즉각적인 피드백을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하지만 1차 평가는 저조한 참여율과 평가점수로 반영되지 않는다는 규정 때문에 해당 강좌의 교수나 강사에게 참고자료로만 사용될 뿐 큰 영향력은 없는 실정이다.
2차 평가를 통해 다음 학기의 강의 개선이 이루어지고 있는지도 확실하지 않다. 윤다희(중어중문 3) 학우는 “같은 교수님한테 같은 강좌를 재수강 했는데 강의평가 후에도 수업방식에서 개선을 느끼기 어려웠다”며 “강의평가를 통해 제대로된 피드백이 되고 있는지 의문이 든다”고 말했다.

1차 평가도 소홀히 말아야

 본교 강의평가 실시에 가장 문제가 되는 점은 학생들의 참여율 및 태도이다. 교무지원팀 직원은 “학생들의 참여율이 높다면 1차 평가도 평가 점수로 반영할 수 있다”며 “강의평가에 적극적인 참여를 해주기 바라고 본인들의 권리를 찾고 싶다면 그에 따르는 의무를 이행해 주기 바란다”고 전했다. 또 “적극적인 참여를 통해 객관적인 점수 산출이 가능하다면 분명 바뀌는 점이 있을 것이다”고 말하며 학생들의 적극적이고 능동적인 참여를 촉구했다.

 문제점을 개선하기 학교 측의 위한 끊임없는 노력과 학우들의 능동적인 태도가 뒷받침된다면 지금보다 더 나은 강의평가가 되지 않을까.  

박중선 기자

 교수인터뷰

송 윤 경 교수
한의학과

-1학기 수업만족도조사에서 우수한 평가를 받으신 소감 
 “우선 감사하고, 충분히 더 좋은 강의를 위해 노력했었어야 하는데 미안한 마음이 앞선다. 처음 강의 시작할때의 약간 떨리는 마음과 설레는 마음이 생각나는데 항상 그런 마음을 잊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이 들고, 앞으로도 더 열심히 하라는 격려의 뜻으로 생각하고 있다.”
- 교수님만의 수업철학이나 수업방식
 “특별한 철학은 없지만, 어떤 일이나 마찬가지이지만 강의 또한 전달하는 사람과 듣는 사람 사이에 진심.이 전해지는게 중요할것 같다는 생각을 한다. 한의대 강의 특성상 주관적인 것보다 객관적인 지식의 전달이 많을 수밖에 없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학생들에 대한 애정이 전달되기를 바라는 마음을 잊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을 항상 하지만 잘 못하고 있을때도 많다. 강의 시작한지 10년이 되어가는데 있는 그대로가 아니라 나의 언어로 잘 표현되어 이해하기 쉽게 전해줘야겠다 하는 생각을 하고 있다. 또한 지금 당장 외워야 하는 지식이라기 보다는 큰 그림을 그릴수 있는 강의가 되도록 해보아야겠다라는 것은 장기적인 목표이다.”

다른 대학은 어떻게 평가하나

전북대
 강의평가 문항을 공통형 문항과 유형별 문항으로 나누어 시행 중이다. 전북대 학사관리과 최병식 수업팀장은 “강좌의 유형 별 특성을 고려한 강의평가를 진행할 때 정확한 평가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부경대
 학생들이 일관된 값으로 답변을 할 경우 다시 강의평가를 다시 하도록 하는 방식을 사용 중이다. 부경대 강민지 수업팀원은 “이러한 방식으로 학생들의 성실한 답변을 이끌어낼 수 있다.”고 말했다.

충북대
 2010년에 ‘강의평가 기준 개선을 위한 연구 발표회’를 열어 강의평가 개선안에 대한 의견을 수렴하고 강의평가 질문의 변경하는 기회를 가져 보다 개선된 강의평가 시행을 위한 노력을 보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