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쌀해진 날씨, 요즘 대학 캠퍼스 내 뿐만 아니라 지하철이나 길거리에서도 흔히 ‘과잠’이라 불리는 옷을 입고 활보하는 학생들을 많이 볼 수 있다. 본교 학과의 과잠을 보면 오른쪽 어깨에서 가천대 로고가, 왼쪽 어깨에는 입학년도가, 등에는 과명이 새겨져있는 디자인이 대부분이다. 이런 디자인이 보편적인 대학교의 과잠 모습이다.
 해당 대학 진학을 희망하는 수험생한테는 동경의 대상이, 과잠을 입은 대학생에게는 소속감 고취의 매개물이 되는 과잠은 보는 시각에 따라 이미지가 다양하다. 대학문화에 하나의 트렌드가 된 과잠, 그 속을 낱낱이 파헤쳐 본다.(‘과잠’의 올바른 표현은 과점퍼이다.)

 과잠은 미국 대학 야구팀서 시작 

 오늘날 과잠의 보편적인 디자인이 야구 점퍼의 형태를 띠게 된 이유는 과잠의 역사에 기인한다. 과잠은 1865년 미국 하버드대학교 야구팀에서 시작됐고 곧 각 대학의 풋볼과 농구팀으로 급속도로 확산됐다. 1950년대부터 미국 10대들 사이에서 유명 학교의 과잠을 입고 구성원임을 과시하는 것이 유행했다. 한국에서는 1980, 90년대는 과 티셔츠, 90년대 후반에는 후드티와 백팩이, 어학연수가 활발해진 2000년대에는 미국 아이비리그 문화의 영향으로 한국에서도 야구점퍼가 유행하게 됐다.

 종류도 최근에 들어서는 야구점퍼 뿐만이 아니라 바람막이, 패딩 등으로 다양화가 거듭되었다. 본교의 연기예술학과같은 경우도 야구점퍼가 아닌 다리까지 길게 내려오는 패딩의 종류인 탑코트를 과잠의 디자인으로 선정했다. 서상원(연기예술 1) 학우는 “탑코트는 연기예술학과만의 과잠 디자인이며 몸을 자주 움직여야하는 과의 특성 상 겨울에 추위를 견디기 위해 과잠으로 선정했다”고 말했다.

 입을 수 밖에 없는 과잠의 매력

 많은 대학생들은 간절기에 과잠을 꺼내 입는다. 과연 그 매력은 무엇일까. 현재 과잠을 구입해서 입고 다니는 학생들은 과잠의 장점을 세가지로 꼽는다.
 첫째로 옷을 고르기가 까다로운 간절기 때 매일 무엇을 입어야 하나 고민을 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중고등학교 시절 항상 같은 교복을 입고 다니는 것에 불만을 가졌지만, 대학생이 되니 사복을 입을 수 있는 자유는 학교에 가기 전 무슨 옷을 입을까하는 고민거리로 전락해버렸다. 조병욱(자유전공 1) 학우는 “과잠은 대부분의 옷과 같이 입어도 어색하지가 않고 딱히 입을 옷이 없을 때 자주 입는 편이다”고 말했다.
 둘째, 과잠의 보온성과 편안함을 이유로 꼽는다. 권윤혁(법 1) 학우는 “과잠이 여타 다른 외투과 비교해도 보온성 면에서 떨어지지 않고 편해서 입기 좋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학교와 학과라는 단체에서 소속감을 느끼기 위한 이유로 과잠을 입는다. 과잠도 유니폼의 일종이므로 군복과 교복 등과 같이 공동체 의식 확립에 도움을 주는 기능을 한다. 선우혜승(바이오나노 2) 학우는 “과잠은 대학에 들어오기 전 하나의 로망이었고 학과의 소속감을 느끼기 위한 것도 과잠을 입는 이유 중 하나다”고 말했다.

 과잠을 곱게 보지않는 시선들

 반면에 과잠을 구입하지 않고 달갑지 않은 시선을 보내는 학우들이 있다. 자신이 맘에 드는 옷을 구입하는 것과 달리 과잠은 이미 정해진 디자인밖에 없으므로 과잠에 대해 긍정적 입장을 갖고 있던 학우도 과잠을 구입하지 않은 경우가 있다. 장진희(영어영문 3) 학우는 “학과의 과잠 디자인이 맘에 들지 않아 구입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과잠의 비용이 적지않다는 이유로 과잠을 입지 않는 학우들도 있다. 장선우(물리 2) 학우는 “가격 대비 옷에 대한 만족도가 높지 않아 과잠을 구입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과잠이 명문대생들을 대상으로 자신의 학벌을 과시하기 위한 수단에 지나지 않는다는 의견도 있다.

 진정성 있게 착용해야 가치높여 

 대학생들이 진정 자신의 소속감을 고취시키고 개성과 편리함을 이유로 입는다면 과잠은 대학생활을 빛낼 수 있다. 하지만 명문대생의 학벌 과시를 위한 도구로 전락한다면 의미는 무색해질 것이다. 대학생들이 순수한 마음으로 과잠을 입어 가치를 더 높여야 할 것이다. 
 

박중선 기자, 이다희 수습기자

  가천대 과잠, 이렇게 만든다!

 먼저 각 과마다 학생회에서 올해동안 학우들이 입을 과잠의 도안을 만든다. 이 과정에서 여러 학우들의 의견을 들으며 과잠의 색, 문구, 로고 등을 수정한다. 최종으로 선택된 몇 개의 도안을 학우들의 투표로 결정해 한 해 동안 학우들이 입고 다닐 과잠이 탄생한다.
 과잠의 가격대는 과마다 다른지만 대략 4만원 중반 대에서 6만원 후반까지 있다. 과잠을 보면 그 과의 특성을 엿볼 수 있다. 예를 들어 소방방재공학과는 불새라는 해당학과의 상징이고 불에서 부활하는 이미지이기 때문에 등에 불새를 넣었다.
 학생회의 과잠에만 새기는 문구도 있다. 예를 들어 중어중문학과는 과잠에 올해 학생회의 이름을 새겼다.

 과잠의 소소한 이야기
 1. 각 학교에서는 학교 앞글자와 ‘점퍼’를 뜻하는 ‘잠’을 붙여 부른다.
　 예 : 서울대=설잠, 고려대=고잠 등
 2. 나이가 많은 학생일수록 착용을 꺼리는 추세이다. 나이를 숨기고 싶은 고학번이 되면 입기 싫어한다.
 3. 과잠에 한자를 새긴다.
　 예 : 한국외국어대의 경우, 본교의 한국어문학과 등
  ※출처 : 포털 등 S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