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들어 인문학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그동안 성장 지향과 경제 제일주의가 우리 사회를 주도해가고 시대의 방향을 제시해나갔다. 하지만 점차 풍요로운 인문학의 토양이 있어야 성숙하게 발전할 수 있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부족한 내면을 채우고자 인문학을 찾고 있는 것이다. 

인문학적 소양을 쌓기란 한순간에 되는 일이 아니다. 인문학적 지식을 쌓고 역사의식 고양과 도전 정신 함양을 위해 본교에서는 지성학 강의를 지속적으로 열고 있다.

 

 

 인문학의 중요성은 대학생에게도 적지 않은 부담으로 다가왔다. 많은 대학생들은 스펙쌓기에만 열중하며 대외활동과 자신의 전공공부에 매달리고 있다. 인문학적 소양이나 역사의식을 기르는 것에는 외면하는 태도를 보여왔다. 

 

 그러나 많은 기업들은 입사시험, 진급시험 등에서 ‘역사’와 관련된 문제나 ‘인문학적 소양’을 묻는 질문을 요구한다. 스펙 쌓기에 대부분의 시간을 투자하는 대학생들의 입장에서는 이런 변화가 큰 부담이다.

안수인(행정 2) 학우는 “기업의 입사시험 기출문제를 풀어보면 요즘들어 기업에서 인문학과 관련된 질문을 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며 “이는 단시간에 대비할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힘들다”고 말했다. 

 

 부경대에서는 최근 대학생들의 이런 고민을 해결하고자 대학생 인문학 캠프를 개최했고, 전국 58개 대학에서 145명이 참석해 열띤 ‘인문학 경연’을 펼쳤다.

 

 인문학의 중요성에 부담감을 느끼는 학우들을 위해 본교에서는 인문학적 소양을 기르고 도전적인 마음가짐을 가질 수 있도록 2009년부터 지성학 강의를 개설했다. 본교 인기 수강 강좌 중 하나인 지성학 강의는 수강신청 기간에 1분 만에 수강인원 초과가 될 정도이다. 

 

 지성학 강의는 글로벌 시대에 학생들이 세계와 미래를 향한 진취적 사고를 가질 수 있도록 독려하고자 역사, 문화, 경제, 정치, 과학, 사회 등 각 분야의 명사들을 초청해 연사들의 경험적 지식과 도전 정신을 듣는 형식이다.

 

 각 분야의 명사들 초청 강연

 

 올해 지성학 강의는 ‘세계 속의 한국, 한국 속의 세계’를 부제로 글로벌 문화 현상에 대한 폭 넓고 깊이 있는 강의를 통해 학생들의 글로벌 감각을 키워주고 사회문화 환경의 급속한 변화에 따른 균형 잡힌 사고를 돕기 위해 구성됐다. 600명이라는 많은 인원을 수용함에도 불구하고 수강신청에 실패한 많은 학우들이 지성학 강의를 듣지못해 안타까워 한다.

 

 무조건 책을 많이 읽고 교양을 많이 들어야지만 인문학적 소양을 기를 수 있다고 생각하는 학우들이 많다. 하지만 인문학이란 인간의 사상 및 문화를 대상으로 하는 학문 영역으로 즉, 사람이 살아가는 데 있어서 정신적으로 꼭 필요한 학문을 말한다. 이는 단시간에 쌓이는 것이 아니다. 이를 지성학 강의를 통해 사회 명사들의 경험적 지식과 문학적 소양으로 쌓을 수 있는 기회가 제공된다는 것을 말해주고 싶다.

 

 

 -지성학강의를 신청한 이유

 “친구가 지성학 학의를 먼저 듣고 미래에 대한 비전에 대해 이야기해주신다는 것을 듣고 신청하게 됐다”

 -학우들에게 지성학을 추천한다면

  “자신이 하고자 하는 것을 모르겠고 미래의 방향을 몰라 방황하고 있는 상황인 학우들에게 추천한다”

 -지성학강의를 신청한 이유

 “이공계열이라 전공으로 인문학 분야를 듣기가 힘들었는데 마침 지성학 강의가 있어 내가 부족한 인문학을 비롯해 명사들의 경험을 들을 수 있을 것 같아 신청했다”

 -가장 기억에 남는 명사는 누구인가

 “주철환 피디님. 공감대가 더 많았고 재미있게 수업해 주시어 지루할 틈이 없었다. 청년에 관한 주제로 강의를 해주셨는데 우리가 어떤 꿈과 목표를 가지고 행동에 나갈지도 다시 생각해 볼 수 있게 해주셨다”

  -학우들에게 지성학을 추천한다면

  “지성학은 많은 유명인사가 오시고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이시라 자신이 필요한 부분에 대해서 질문을 통해 더 깊이 알 수 있어 추천한다”

 -지성학 강의를 신청한 이유

 “지성학 강의는 대한민국에서 손꼽히는 훌륭한 분들의 삶과 생각을 공유할 수 있기에 망설임없이 신청했다”

 -가장 기억에 남는 명사는 누구, 왜

 “이재명 성남시장님. 훌륭한 리더란 어떤 모습이어야 하는지를 그분을 통해 배울 수 있었고 특히 소통에 적극적이신 면이 인상 깊었다”

 -학우들에게 지성학을 추천한다면

 “지성학 강의 100여분의 시간이 어쩌면 남은 100세까지의 인생의 길잡이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하기에 꼭 대학생활 중 듣기를 추천한다”

 

 

 지성학 담당 글쓰기 센터 이상숙 교수 인터뷰

 

 - 올해 지성학 강의 담당 교수님을 맡고 계신 소감  

 

 “본교 지성학은 2009~2010년에도 개설되었던 강좌입니다. 당시에도 이어령, 고은, 황병기 등의 명사들이 우리 학교를 방문하셨고 학생들에게 소중한 말씀을 들려주셨습니다. 물론 학생들의 호응도 대단했습니다. 이후 2년이 지난 올해 2013년 1학기에 “지성학 2”로 다시 부활되었습니다. 

 

  1학기에는 정문상 글로벌교양학부장님이 담당하셨고, 2학기부터 제가 담당하고 있습니다. 수강신청이 제일 빨리 마감되는 인기 강좌인 것은 여전하고 훌륭한 명사분들이 오시는 것도 여전한데요, 강의를 듣는 학생들의 눈빛과 태도는 더욱 진지해졌다고 생각합니다. 인생 선배의 좌절과 성공담을 들으며 사회를 바라보는 또 다른 시각을 흡수하는 젊은이들의 모습을 보고 매 시간 보고 있습니다. 강좌를 준비하고 진행하는 담당교수로서 기쁜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사회적으로 성공한 분들, 이 시대의 지성으로 부를 수 있는 분들의 말씀이니 무엇 하나 흘려버릴 수 없고 누구에게나 필요한 말씀인 것은 사실입니다. 그러면서도 특히 우리 가천대 학생들에게 더 필요하고 의미있는 지점이 있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지금의 가천대 학생들에게 특별히 더 필요한 것이 있다고 믿고 때문입니다. 수직 상승하는 입학 성적과 인지도로 대표되는 우리 가천대입니다. 그런 자부심과 자신감이 학생들의 대학 생활 순간순간 수업 시간 순간순간에도 살아있기를 바라는데요, 그것을 위해 “지성학2”가 필요하다고 봅니다. 

 

지성학 강좌에 초대된 훌륭한 분들이 자신의 좌절과 성공을 솔직하게 전해주시면서, 우리 학생들에게 가능성을 깨우라고 격려하시고 간절하게 또 지속적으로 노력하라고 말씀해주십니다. 인생 선배로부터 듣는 격려와 조언이 우리 학생들을 꿈꾸게 하고 설레게 합니다. 그런 정서적 경험이 매주 일어납니다.” 

 

 

 “지성학에서는 문화, 예술, 봉사, 정치, 행정, 과학 등 다양한 분들을 모시는데요, 학생들이 지성학을 통해 배우는 것은 특정 전공의 전문 지식이 아닙니다. 전공 지식은 전공 수업 시간에 이미 배우고 있고, 2시간 동안 그것을 배울 수도 없습니다. 학생들은 2시간 동안 한 사람의 진지하고 열정적이었던 시간을 듣고 미래의 진취적인 계획을 듣습니다. 누구든 600명을 시선을 한 몸에 받으며 혼자 말해야하는 2시간이 주어졌을 때, 진실해지지 않을 사람이 없습니다. 사회적으로 크게 성공하고 유명하신 분들도 20대 청년들의 순수한 관심과 호기심 앞에서 매우 긴장하고 긴장한 만큼 진지해지며 진지한 만큼 학생들에게 감동을 줍니다. 그 분들의 고단한 과거나 화려한 미래 계획보다 더 중요한 현재를 보는 것이죠. 그 현재가 중요합니다. 

 

 학생들은 진지하게 긴장하고 진지하게 조언하는 훌륭한 분들을 보게 되고 거기서 자신의 삶을 이끌어 나갈 방향을 고민할 것으로 믿습니다. 그렇게 누군가의 진지한 모습을 보면서 자신의 현재와 미래에 집중하고 생각해보는 시간 자체가 소중합니다. 이것이 지성학이 주는 가장 좋은 학점이라고 생각합니다.” 

 

 - 최근 인문학의 위기라 하는데, 교수님이 생각하시는 인문학의 중용성이란

 

 “제 생각에 인문학은 위기가 아닌 것 같아요. 글로벌 기업 CEO, 대학 교과 과정, 공무원 사회 등 요즘 사회 전반에서 ‘인문학이 중요하지 않다’고 말하는 사람은 없습니다. 속으로 인문학이 실용적이지 못해 필요없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드러내놓고 말하지 못합니다. 교양 없는 사람처럼 보일까봐서요. 속사정이야 어떻든 요즘은 어느 때보다 인문학에 대한 요구와 갈망이 큰 것 같아요. 다만 그것이 경제적 이익이나 취업, 창업을 위해 필요한 도구나 기술처럼 쓰려고 하는 것은 문제일 것입니다. 

 

 물론 인간과 사회, 예술에 대한 이해와 함께 심화된 사고와 창의성을 요구하는 미래 사회에서 인문학은 매우 기본적이고도 원천적인 자질과 소양이 될 수 있습니다. 이는 혁신적인 상품을 통해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해서 경제적이고 실질적인 도움을 주기도 합니다. 

 

 하지만 그게 다는 아닙니다. 특정 회사의 특정 제품을 사기 위해 밤새 줄을 서는 사람들, 그 상품 시리즈 의 사양을 줄줄 외우는 소비자들을 보면서 그 회사의 CEO는 수익금만 떠올리지 않을 것입니다. 자신의 가치, 자기 회사의 가치, 그것이 ‘혁신’이든 ‘휴머니즘’이든 ‘정의’이든 그들은 소비자와 그것을 공유하는 즐거움을 알고 즐깁니다. 알아야 하죠. 그래야 자신의 삶이 돈이나 명예에만 얽매인 초라한 것이 되지 않으니까요. 

 

 인문학을 정의하는 많은 말들이 있지만 저는 자신과 다른 사람들의 삶을 들여다보고 생각하는 기회를 주는 것은 다 인문학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자신의 삶에 집중하여 스스로 가치있게 만들고 싶어 사람들은 인문학을 갈망한다고 봅니다. 지성학에 초청된 많은 분들이 그런 분들입니다. 자신의 삶에 집중하고 폭넓은 독서를 통해 다른 이들의 삶도 이해하면서 몇 겹의 삶을 살아가고 있는 분들입니다. 

우리 학생들도 어떤 목적을 위해 인문학을 필요로 한다면 그것이 ‘자신의 삶에 집중하여 스스로 가치있게 살기 위해서’였으면 좋겠습니다.”

 

오유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