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한국 최초 우주인 이소연 박사가 ‘먹튀논란’에 휩싸였다. 지난달 국정 감사에서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의 우주인 배출 사업이 2008년 끝난 뒤 후속 연구로 이어지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사례로 치열한 경쟁을 뚫고 발탁된 이소연 박사가 거론됐다.

 그녀는 당시 온 국민의 관심을 받았다. 그런 그녀가 미국에서 항공우주분야와는 무관한 MBA(경영학석사) 과정을 밟고 있다는 문제가 제기된 것이다

 우주인배출사업은 한국 최초 우주인 배출과 유인 우주기술 확보를 위해 2005년 11월 시작해 2008년 6월까지 약 260억원에 달하는 예산이 투입됐다. 국민의 세금으로 마련된 거액의 사업 수혜를 받은 그녀가 우주 관련 사업을 연구하지 않고 MBA를 택했다는 것을 두고 국민의 세금으로 개인 우주여행을 다녀온 셈이 아니냐는 여론의 화살이 쏟아졌다. 삽시간에 여론의 뭇매를 맞은 이소연 박사는 투자자와 과학자를 이어주는 역할을 하고 싶다며 해명했으나 논란이 쉽게 사그라들고 있지 않다.

 우주인 배출사업의 후속연구가 제대로 이뤄지고 있지않다는 점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 돼버렸다. 과연 개인의 책임으로만 돌릴 수 있는 문제일까.

 그녀는 우주인이 되고 싶어 당당히 높은 경쟁률을 뚫고 우주인 배출사업의 중심인 한국 최초 우주인의 기회를 잡았다. 그리고 더 이상 우주여행 얘기로만 살 수 없다고 판단해 자신이 원하는 또 다른 분야에 몸을 실었다. 어떻게 보면 그녀는 자신에게 온 기회를 놓치지 않고 잡은 것뿐이다. 그럼에도 한국 최초 우주인으로서 우주인 배출사업에 주축이 되어 책임감을 갖고 헌신하길 바랐지만 지나치게 개인만을 생각한 것 같은 그녀의 행보는 큰 아쉬움과 실망스런 여론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건 당연하다.

 하지만 개인의 문제로만 탓할 수는 없다. 큰 이목을 집중시키며 막대한 예산을 투자해 한국 최초 우주인을 배출해 놓고 후속 연구를 제대로 뒷받침하지 못한채 개인에게만 책임과 의무를 부과하는 것도 너무한 처사가 아닐까.

 정말 제대로 된 우주사업의 연구가 되려면 능력있는 개인이 그 분야에 집중하여 주도적으로 이끌어나갈 수 있도록 뒷받침하는 체계적인 제도와 환경시스템의 재정비가 더욱 필요하다. 그래야만 국민의 세금으로 이루어진 사업이 일회성 쇼가 아닌 국가의 미래를 위한 진정한 연구사업이 되고 능력있는 인재들을 제대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황정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