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가천대신문사 청소부 신은영입니다’. 누가 내게 직책을 물어보면 가천대신문 미화원이라고 대답하곤 했다. 그 누군가는 내게 김구선생의 ‘청소부’ 이야기를 꺼내기도 했다. 그런 것은 아니고 실제로 일학년 수습기자 시절에 나는 기사 쓰는 일보다 청소를 더 많이 했던 것 같다. 하지만 놀랍게도 학년이 올라갈수록 나는 내가 신문사 청소부임을 확신했다. 자리만큼이나 높은 책임감 때문이었다.

 올해 편집국장직을 맡으며 신문에 실리는 모든 기사들은 각 기자들만의 것이 아니라 모두 내 몫이라고 생각했다. 내가 하지 않은 일까지 내 몫으로 생각해 더 나은 무언가를 위해 묵묵히 일하는 사람, 나는 그런 기자가 되고 싶었다.

 항상 금요일 조판이 끝나고 교통편이 끊겨 진리관 5층에 위치한 신문사에서 혼자 있을 때는 무거운 책임감에 짓눌려 혼자 울기도 많이 했다. 평소에는 10명의 기자로 꽉 차서 신문에 대한 열정으로 뜨겁고 시끌벅적한 곳이지만 혼자서 신문의 오탈자를 체크하며 앉아있을 때는 책임감으로 인해 긴장되는 느낌에서 좀처럼 벗어날 수 없었다.

 2011년 5월 9일, 가천대신문 1면에 벚꽃 사진으로 첫 이름을 올렸다. 당시 입사한지 한 달도 채 안된 수습기자였다. 한 장의 벚꽃 사진을 찍기 위해 어린이날 학교에 나가 진달래동산을 오르내리며 셔터를 누르던 기억이 생생하다. 이후 지금은 사라진 심층 인터뷰 코너인 ‘별별사람들’을 통해 나는 가천대신문 3년 경력을 완주할 수 있는 원동력을 찾았다. 바로 ‘사람’이다.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는 것이 좋았고 그것을 신문에 실어 많은 독자들과 함께 공유할 수 있다는 것에 큰 매력을 느꼈다. 펜과 취재수첩과 카메라, 이 세 가지는 내가 3년 동안 가장 사랑하는 것이었다. 내게 학생 신분을 넘어 기자로서 모든 사람들과 대화할 수 있는 ‘프리 티켓’을 주었기 때문이다. 이를 통해 나는 언론인으로서 독자들과 지면으로 대화할 수 있었다.

 지난 3년간 나의 경험으로 보아 기자들의 열정의 대가는 기자 스스로 찾고 확인해야 한다. 대가는 남이 가져다주고 인정해주는 것이 아니라 오직 기자 자신이 저널리스트로서 치열하게 고민하고 노력할 때 얻어지는 것이다.

 수 차례의 퇴고를 거쳐 완성된 기사를 월요일 아침에 마주했을 때 느끼는 희열감을 절대 잊지 못할 것이다. 월요일은 가장 긴장되는 순간이지만 일주일 중 가장 행복한 시간이기도 했다. 제494호 가천대신문을 통해 사랑하는 후배 기자들에게 전하고 싶다. 신문사의 구호처럼 ‘완벽을 향한 끊임없는 열정’을 언제나 추구한다면 가천대신문의 위기란 없다고. 나는 굳게 믿는다. 그동안 부족한 나를 1만9천여 학우의 목소리이자 가천대신문사 청소부로서 자부심을 갖고 기사를 쓰게 만들어주신 독자 여러분께 감사드린다. 또 진정한 신문을 만들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해주신 오대영 신문방송국장, 김진회 간사를 비롯해 많은 분들께 진심으로 사랑한다고 전하고 싶다. 기자 여러분, 건필합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