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대학생활의 모든 것이었던 학생기자의 신분을 내려놓을 때가 왔다. 학교 수업이 끝나면 바로 신문사로 직행했던 3년, 이제는 학교 수업을 마치고 신문사가 아닌 집으로 향한다는 것이 한 동안 어색할 것 같다. 

 나는 신문사 일로 학과 행사에 종종 빠지게 되면서 학과에서는 가천대학교 ‘신문방송학과’로 통했다. 나를 신문사에 몰두하게 한 장본인은 같은 과 선배(2011년도 편집장)였다. 학과 공부도 잘하고 신문사 일도 멋있게 처리하는 선배의 모습이 1학년 새내기인 나에게 매력으로 다가왔다.

 1학년 신입생으로서 설렘을 안고 들어간 ‘신문사’는 학보를 만드는 기관이 아닌 사람의 정(情)이 넘치는 조직이었다. 선배들의 격려 속에서 기사작성, 사진교육 등 기자교육을 받고 실수를 하면 선배들에게 따끔하게 혼나기도 하고 꾸중이 들어 속상한 마음에 동기들과 술 한잔을 기울여보고 하루종일 풀이 죽어있으면 따뜻한 말로 위로해주던 선배들. 학교를 대표해 학보를 만들어 보고 싶은 마음에 입사했던 신문사는 나에게 위화감보다는 인간과 인간 간의 관계를 가르쳐주었다.

 신문사에 들어가서 정기자로서 학보에 기사를 게재하고 ‘정하나 기자’라는 이름으로 실린 기사들을 보며 뿌듯해했던 1학년 시절이 엊그제 같다. 2학년으로 올라가 떨리는 마음으로 신문사의 후배를 맞이해 선배로서 기사를 취재하고 기사를 작성하는 법을 지도하고 기획기사를 준비하는 법 등을 가르쳤다. 후배에게 모범을 보여야겠다는 설렘도 있었지만 책임감이 한층 더 컸다.

 2학년 막바지, ‘신문사 국장을 하고 싶다’는 희망을 가졌고 소망대로 3학년 때 국장이 되었다. 국장으로서 선배들과도 합심하여 ‘열심히 하자’고 다짐했고 더욱 발전된 신문사를 위해 ‘최선을 다해보자’는 목표도 세웠다.

 국장이라는 자리의 책임감을 가지고 신문에 몰두하고 열심히 하다 보니 결과물이 나쁘지 않았다. 2013년 신문개편회의 때, 메디컬캠퍼스 단독 면을 확보했고 보도기사가 작년보다 많이 게재되었고 1면 톱기사도 역시 대폭 늘었다. 이런 결과에도 아쉬운 점은 나의 ‘목표’가 없었다는 것이었다. 내가 무엇을 위해 신문을 만들고 있으며 무엇을 위해 신문사 조직을 이끌어가고 있는 지에 대한 확고한 신념이 없었다는 부분이 국장으로서 1년을 돌아봤을 때 매우 후회스럽다 하겠다.

 ‘이렇다, 저렇다’ 따지기 싫어하는 성격에 오해를 많이 받았고 미련하게 보낸 시간도 많았다. 힘들고 외로웠던 때도 적지 않아 ‘빨리 신문사를 그만두고 싶다’는 생각을 한 적도 있다. 그래도 3년이라는 긴 시간 ‘신문사’를 포기하지 않고 열심히 해온 나에게 박수를 쳐주고 싶다. 또 나를 잘 따라와 준 신문사 선·후배들께 감사하다. 491호 퇴임의 변이 학생기자로서 쓸 수 있는 마지막 원고라는 것이 실감이 안 나고 매우 아쉽다. 2014년 가천대신문이 진실되고 발전하기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