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를 다니며 단 한번 누릴 수 있는 교환학생 제도! 현지에서 교환학생을 이수하는 학우들의 생활은 어떨까. 교환학생 프로그램은 본교와 협정체결을 맺은 외국 자매대학과 1:1 학생교환을 통해 한 학기동안 외국대학에 가서 공부를 할 수 있게 해주는 제도다. 매 학기 초마다 교환학생을 선발하는데 많은 학우들이 교환학생 프로그램에 선정되기 위해 노력한다. 교환학생으로 선발된 학우들은 해외에 나가 더 넓은 세계, 고유한 문화,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며 경험을 쌓고 공부 이상의 것을 배운다. 그들의 현지에서 보내온 생생한 두 번째 이야기를 들어보자.

프랑스 파리 소재 고등교육기관 ISC-Paris  이 종 웅 (산업경영3)

▲International Fair에 참가해 한국을 홍보하고 있다.

 경영 그랑제꼴(Grandes ecoles) ISC-Paris

 내가 다니는 학교는 경영학을 전문으로 배우는 고등교육기관인 ISC-Paris다. ISC -Paris는 약 50개 정도 되는 경영 그랑제꼴(Grandes ecoles) 중 하나인데 그랑제꼴은 프랑스의 고유한 고등교육기관 중 하나이다. ISC-Paris는 우리 학교와는 다르게 캠퍼스가 아니라 4층 빌딩 3개로 이루어진 학교다. 한국의 캠퍼스 문화를 기억하는 일부 학생들은 처음에 이런 빌딩식 학교가 적응하기 힘들어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빌딩식이라 그런지 건물이 상당히 현대적이고 리모델링도 해서 깔끔한 이미지를 풍긴다.

 한국과는 다르게 운동시설이 없으며 도서관이 있긴 하지만 규모가 매우 작아서 거의 이용하지 않는다. 수업은 거의 프랑스어로 진행되지만 10% 가까이 되는 교환학생들을 고려하여 영어 수업도 상당히 많은 편이다.

 평가 방식도 수업 참여도와 발표가 큰 비중을 차지하며 암기식의 시험이 아닌 서술형 시험이나 발표로 대체하는 편이다.

 처음 한 달간은 파리 현지에 적응하느라 애를 먹었다. 한국 사회의 ‘빨리빨리’에 익숙해진 나에게 프랑스의 업무처리는 마치 고객을 을로써 인식하는 갑을관계를 연상시켰다.

 한국에서는 얼마 걸리지 않을 카드 발급이 프랑스 은행에서는 무려 일주일이나 걸리고 체류증 발급 약속을 잡는데도 2개월이나 걸렸다. 모든 업무의 진행속도가 한국과는 하늘과 땅 차이였다. 가장 신기하다고 느낀 것은 점심시간이 되면 대부분의 업무가 중지된다는 것이다. 은행이나 ATM 기계뿐만 아니라 학교 근무자나 기숙사 매니저도 점심시간만 되면 찾아볼 수 없다.

 처음엔 바디랭귀지 지금은 파티도 즐겨

 의사소통에서 많은 문제를 겪기도 했다. 영어는 파리 시내 중심에서 어느 정도 사용할 수 있었지만, 파리 외의 지역으로 갈수록 대부분 불어만 사용해서 의사소통에 문제가 생겼다. 덕분에 생계형으로 불어를 배우고 있고 영어, 불어, 손짓발짓을 섞어가며 겨우겨우 대화하고 있다.

 처음 한 달간은 모든 생활이 어색하고 불편했지만 지금은 잘 지내고 있는 편이다. 금요일은 학교를 가지 않아 인접한 국가나 프랑스 지방으로 여행을 가고, 파리 박물관을 탐방하기도 한다. 파리박물관은 비자나 프랑스 학교 학생증이 있다면 무료입장이나 할인을 받을 수도 있다.

 외국친구들과 파티에 참여해 같이 어울리고 내 집에 초대해 한국음식을 대접하기도 한다. 또는 내가 외국친구들의 집에 놀러가 그쪽 음식을 얻어먹기도 하며 친분을 쌓고 있다. 매 주마다 학생회에서 파티를 열어 현지학생들과 교환학생들의 교류에 힘쓴다.

 학교 건물은 세 개가 있지만 교환학생들이 이용하는 건물은 하나뿐이라 학교 내부에 있는 사건에 대해서는 많이 알지는 못한다. 하지만 학생회에서 주최하는 교류 파티나 현지인 친구들에 집에 놀러가는 등 학생들 스스로 서로 친하게 지내려고 많이 노력한다.

 한국음식 그립지만 새로운 문화에 적응

 파리에 있으면서 가장 많은 생각이 나는 건 한국의 길거리 음식 문화이다. 이곳의 길거리 음식이라곤 케밥 종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주식이 항상 빵 종류여서 라면, 쌀 등 한국 음식을 사러 한인마트에 가면 20봉지가 들어있는 라면 박스를 산다. 어떤 때는 박스 재고가 없어서 같이 간 동생과 진열대에 있는 라면을 모두 쓸어 담아오기도 한다.

 마치 군대에서 장기 훈련이 있기 며칠 전 PX에서 음식을 사재기하는 것 같아서 웃기면서도 서글펐다. 다행이 프랑스 현지 음식은 잘 맞는 편이라, 레스토랑에서 달팽이 요리를 처음 먹었을 때도 골뱅이를 먹는 느낌이 들었다.

 파리에 와서 가장 신기했던 점은 거리를 지나면서 서로 눈이 마주치면 인사를 한다는 점이다. 아주 조금이라도 상대방의 영역을 침범하거나 신체 접촉이 생기면 바로 “실례합니다” “감사합니다”라는 말을 한다. 한국에서는 서로 눈이 오래 마주치면 불쾌해하거나 시비가 붙기도 하는데 파리에서는 서로 살짝 웃으며 눈인사를 하는 것이 가장 인상 깊었다.

 파리에 처음 왔을 때는 우리나라랑 교통편도 다르고 이용방법도 잘 몰라서 지도 하나만 달랑 들고 하루 종일 걸으며 여행을 하기도 했다. 지도에 걸어간 곳을 형광펜으로 표시하는 버릇이 있었는데 이 때문에 지도가 만신창이가 될 정도로 선이 많이 그어지기도 했다.

 이곳은 공중화장실이 거의 없어서 유료화장실을 이용해야하는데 시설에 따라 가격이 비싸서 쉽게 이용하기 힘들었다. 싼 곳은 한국돈으로 800원 정도 하기도 하지만 비싼 곳은 3000원도 넘어서 한번 나가서 7~8시간 화장실은 꾹 참은 적도 있었다. 건물화장실의 경우에도 식당이나 카페를 이용하는 손님만 사용 가능해서 밖에서는 화장실을 쉽게 이용하기 힘들다.

 공부 이상의 많은 것을 배우는 기회

 처음 교환학생을 지원하게 된 계기는 전역 후 아무 생각 없이 학교를 다니다가 막상 3학년 1학기가 되니 이러다간 아무 것도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지원했다. 여러 가지 방법을 찾던 중 교환학생 프로그램을 하나의 돌파구로 찾게 됐다. 학교를 1년간 휴학하며 토플공부에 전념해 결국 교환학생에 합격하게 됐다. 교환학생을 1년간 다녀오는 것을 생각했는데 올해부터 한 학기로 줄어들어 아쉬웠다. 지금 모든 과목을 5번씩 더 들으면 교환학생이 끝난다는 생각에 계속 아쉽기만 하다. 이제 학교생활에 적응해서 더 잘 지낼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벌써 끝나간다는 사실에 좀 더 있고 싶기도 했다. 교환학생 제도가 끝나는 대로 약 5주간 유럽 여행을 하다가 학교로 돌아갈 계획이다.

 교환학생은 한국에서처럼 마냥 학교생활을 하는 것이 아니라 부모님과 떨어져 타지에서 혼자 살아가는 법을 배우고 외국친구들과 교류하면서 서로의 문화에 대해 알아가는 것이다. 그 자체만으로 인생에 있어서 정말 큰 자산이 된다고 생각한다. 이러한 것들을 배우기 위해 내가 1년간 학교를 휴학하며 목표를 교환학생으로 잡았던 것 같다. 기회가 된다면 교환학생에 꼭 한번 도전해보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미국 워싱턴주 노스웨스트대학교 이 가 은 (산업경영3)

 

▲할로윈을 맞이해 국제 학생들을 위한 파티를 준비하고 있다.

 기숙사 레이저총 게임

 평소에 우리 기숙사의 일 층을 쓰는 학우들끼리는 굉장히 친하다. 하루는 우리층을 제외한 기숙사 전체가 비어 레이저총 게임을 하게 됐다. 2개의 팀으로 나누어 수비와 공격을 하며 상대편에게 총을 쏘는 게임이었다. 기숙사 전체를 뛰어다니며 동심으로 돌아간 듯 했다.

 두, 세 차례의 게임 진행 후 모두 함께 시애틀 시내로 내려가 버블티를 마시며 소소한 담소를 나누었다. 현지 학우들과 서로를 더 알아가는 시간을 보냈다.

 Talent Show K-pop으로 최우수상

 미국 워싱턴주 커클랜드에 위치한 노스웨스트대학교는 다양한 이벤트가 열리는 학교다. 그 중에서 ‘Talent Show’라는 이벤트가 지지난달 4일 열렸다. 나를 포함한 8명의 학생들은 케이팝(K-pop)을 알리기 위해 5곡을 선정했다. 원더걸스의 Like this, Nobody, Tell me, 애프터스쿨의 Diva, 그리고 싸이의 강남스타일을 적절히 혼합해 본선에 진출했다. 특히, 강남스타일은 아직도 미국에서 큰 인기를 얻고 있어 환호가 대단했다. 한 달 동안 꾸준히 연습한 결과 당당히 최우수상을 받았다. 앵콜 공연에 맞춰 모두가 자리에서 일어나 춤을 추며 멋진 피날레를 장식했다.

 교환학생 합격위해 '한복'입고 면접

 교환학생을 오기 전, 지난 4개월 동안 하와이 해외 어학연수 프로그램에 참가했다. 하와이에서의 생활도 만족스러웠지만 현지 미국학생과 동등한 대우를 받으며 전공과목을 듣고 싶다는 생각을 했고 교환학생에 지원해 합격했다.

 교환학생을 가기 위해 어떤 절차가 필요한지 노스웨스트대학교의 페이스북을 통해 매일 업데이트되는 소식과 함께 노스웨스트대학 홈페이지를 꾸준히 방문하고 현지에 직접 전화해 물어보기도 했다.

 다른 나라에 교환학생으로 간다는 것은 한국과 학교를 대표한다는 책임감과 자긍심을 갖게 해주었다. 그 점을 보여 주기 위해 한복을 입고 면접을 봤다. 자신감을 가지고 면접을 본 후 좋은 결과로 교환학생에 합격할 수 있었다.

미국 워싱턴주 노스웨스트대학교 김 연 수 (식품영양3)

 

▲채플 수업시간에 촛불기도를 하고 있다.

 새롭던 먹거리 익숙한 건강관리

 미국의 식당은 우리나라의 학식과는 다르게 뷔페식으로 돼있다. 한국에서 뷔페를 가면 배부르게 먹던 습관이 있어 두 달 만에 3kg이 쪘다. 다양한 인종이 있다 보니 식문화를 고려해 나라별 음식들이 존재하는 것도 놀라웠다. 워낙 카페에 음식 재료들이 많다보니 직접 재료를 골라 음식을 만들어 먹는 사람들도 있다. 나 또한 매일 새로운 음식을 만들어 먹는 재미가 쏠쏠했다.

 풍성한 먹거리로 비만율이 높은 나라인 만큼 학교나 건물마다 피스니트 센터가 있다. 몇 주 동안은 찐 살을 빼기 위해 피트니스 센터를 열심히 다녔다. 조깅문화가 습관처럼 돼있어 암밴드와 조깅용 바지는 필수품이다.

 기숙사 생활과 채플수업으로 동질감 확인

 한국과 가장 다른 것은 쓰레기를 처리하는 문화였다.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재활용 그리고 음식물을 나눠서 버리는 것이 일반적인데 여기에서는 그냥 쓰레기통에 일반용품들과 함께 버리는 것이 일반적이다. 학생 대부분이 기숙사에서 생활하다 보니 기숙사 층별, 건물별로 다양한 모임이 자주 열린다. 수업이 끝나면 기숙사마다 있는 라운지로 가서 티타임을 갖거나, 텔레비전을 보면서 시간을 보내는 기숙사 문화가 존재한다. 수업을 같이 듣지 않더라도 친해질 수 있는 기회가 많아 좋다. 기독교 학교여서 그런지 모든 생활이 신앙적인 것과 연결되는 것이 신기하고 새로웠다. 수업 마다 학생들이 기도제목을 나누면 교수님이 기도로 수업을 시작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채플이 필수여서 수업 중간 마다 모든 학생들이 예배를 드리러 모이는 것도 색달랐다.

영어를 생활화하는 노력
토플학원을 다니면서 공부하기도 했지만, 영어를 생활화하기 위해서 노력했다. TED를 보면서 수업인 것처럼 노트 테이킹도 해보고, 미국드라마 ‘프렌즈(Friends)’는 거의 외우다시피 보면서 미국문화를 이해하고 언어를 습득했다. 영어를 한 순간도 놓지 않기 위해서 일상생활에서도 친구와 영어로 말하고 문자를 했다.

미국 워싱턴주 노스웨스트대학교 김 민 지 (경영3)

 

▲기숙사 학우들과 김민지 학우(가운데)가 사진을 찍고 있다.

 성가대 버디프로그램 등 국제학생위한 활동

 하루 일과의 시작은 강의로 시작된다. 나는 경영학과로 전공 3개와 학교에서 필수로 요구되는 언어 수업 하나, 그리고 신입생들 필수 수업인 Identity&Vocation 수업과 필수로 채플을 듣는다. Market Research 수업의 경우에는 하나의 리서치 프로젝트를 한 학기 내내 진행하며 리서치에 대한 총체적인 공부를 한다. Business Negotia tion 수업에는 매 수업마다 역할과 협상 주제가 주어져 같은 반 학생들과 올바르게 협상하는 연습을 한다. 나는 교수님께 양해를 구해 성가대에서 활동을 하고 있다. 성가대의 경우에는 주로 1년을 활동기간으로 정해 등록을 한다. 주변의 교회에서나 크리스마스 공연 또는 여름방학에는 Choir trip이 다른 주나 다른 나라에 가서 공연을 한다. 학교수업이 막바지에 다다르며 과제와 퀴즈로 바쁘지만 성가대로서 학교생활에 참여하는 것은 굉장히 보람차다.

 학교 자체에서도 국제학생들을 위해 프로그램을 진행하며 단체 활동을 하기도 한다. 지금까지 진행했던 프로그램은 시애틀 호수의 크루즈 투어, Mariner’s의 프로 야구경기 관람, 할로윈 파티가 있다. Communication Buddy라는 학교 학생들의 자원으로 선정되는 버디프로그램은 한 학생마다 한 명의 버디가 주어져 매주 한 번 이상 버디와 만나 수다도 떨고 밥도 먹고, 놀러 나가기도 한다.

 왜 교환학생이 되어야 하는지 ‘어필’하라

 대학에 입학하기 전부터 교환학생이 하나의 목표였다. 입학했을 때부터 교환학생을 가게 될 경우를 생각하며 수강과목들을 선택하여 학점관리를 했다. 1년간 휴학하며 캐나다에 어학연수를 가서 영어공부도 하고 무급 인턴 경험도 했는데, 그 때 외국의 학교생활에 더 관심을 갖게 됐다. 복학한 뒤에는 영어공부에 매진해 교환학생에 지원했다. 교환학생에 붙을 수 있었던 가장 큰 요인은 마음가짐과 합격하겠다는 의지라고 생각한다. 내가 왜 꼭 합격해야 하는지, 합격해서 파견된 후에는 어떠한 일들을 하고 싶은지 구체적이고 확신 있게 답변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