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원나라의 지배자로 군림하는 고려 여인의 사랑과 투쟁을 다룬 픽션 역사 드라마 ‘기황후’가 시청률 30%에 달하는 인기를 끌고 있다. 원나라의 공녀로 끌려갔던 기황후, 드라마 속에서는 기승냥으로 출연하는 이 여인은 과연 어떤 인물일까? 기승냥은 중국 원나라 혜종의 황후이다. 북원 소종의 생모인 그녀는 고려 출신으로 원에 공녀로 보내졌다가 황후가 되었다. 

  실제 기승냥은 원나라에 공녀로 끌려가지 않기 위해 남장을 하며 살아왔다. 신분을 숨기고 활동하던 중, 방탕한 생활을 일삼던 고려왕을 만나게 된다. 고려왕의 밀명을 받고 원나라 황태제를 감시하던 중 원나라의 음모에 휘말린다. 우여곡절 끝에 황태제를 구하지만 여자임이 밝혀지고 원나라에 공녀로 끌려가게 된다. 

  한편, 충혜왕은 고려 28대 왕이다. 공민왕(고려 31대왕)의 친형으로 주색에 빠져 방탕한 생활을 일삼다가 원나라에 의해 폐위된 임금이다. 충혜왕은 총명하기는 했지만, 어려서부터 술을 마시고 방탕하게 노는 것에 익숙했던지라 왕위에 오른 후에도 정치보다는 술과 여자를 탐하고 사냥을 즐겼다. 그의 나쁜 행실은 폐위의 원인이 됐다. 왕위에서 쫓겨난 충혜왕은 원나라에 가서 살아야 했다. 하지만 그는 여전히 원나라 귀족들과 유흥을 즐기며 방탕한 생활을 이어갔다.  

  그렇다면 기황후와 충혜왕은 과연 어떤 관계일까. 드라마 속에서 기황후(기승냥)와 충혜왕(왕유)은 사랑하는 사이다. 원나라 순제와 그 제1황후 기황후, 그리고 당시 고려의 왕이었던 충혜왕, 이 세 인물이 드라마 속에서 삼각관계를 연출한다. 

  드라마에서는 기황후와 왕유가 서로 사랑하는 사이로 나온다. 기황후는 1333년 고려의 공녀로 원나라에 끌려가게 된다. 또한, 고려 출신 환관 고용보에 의해서 원나라 궁녀가 되어 당시의 황제였던 순제의 눈에 띄게 되었다.  

  기황후는 1338년에 아들 아유시리다라를 낳아, 이후 원나라의 제2황후가 되었다. 이런 기황후는 원나라의 실권을 잡게 되어 나중에는 원나라 조정이 순제파와 기황후파로 갈리게 되어 싸우기도 했다. 

  그러나 1368년 홍건적의 난으로 인해 순제와 기황후, 그의 아들 모두 쫓겨나는 상황이 되었으며 이후에 기황후에 관한 기록은 남아있지 않다. 극중에서는 둘 사이의 러브라인을 중심으로 진행된다. 물론, 충혜왕이 왕위에 있던 기간이 원나라에 기황후가 세력을 잡고 있던 기간과 겹친다. 하지만 드라마는 드라마일 뿐이다.  

  사실 기황후는 고려의 편인척 하지만 원나라에게 이득을 주던 인물인데, 극중에서는 미화되고 있다. 그러므로 우리는 우리의 역사를 바로 알고, 드라마에 관해서는 객관적인 수용이 필요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