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학우가 자취를 위한 방을 알아보고 있다.

 

 본교 글로벌캠퍼스 인근의 한 부동산에서 학교 주변 원룸을 알아보러 온 학부모와 학생을 만났다. “보증금 1000만원에 월세 40만원 정도면 풀옵션(세탁기, 냉장고, 전자레인지, 에어컨, 가스레인지 구비)으로…”라고 말하는 부동산 관계자의 말에 학부모의 낯빛이 어두워졌다. 학우들이 집에서 통학을 제외하고 가장 많이 거주하는 형태인 원룸, 고시텔, 기숙사에서 살기 위한 비용을 알아보고 그 곳에서 사는 학우들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 학우들 어디서 사나

■원룸 : 주거비 관리비 부담 커
 원룸에서 살기 위한 비용을 조사하기 위해 본교 인근 부동산 3곳을 찾았다. G부동산의 관계자로부터 보증금 가격대에 따른 대략적인 원룸의 시설정도를 들었다.
 학생들이 가장 많이 사는 원룸의 보증금은 1000만원과 500만원이고 전자의 경우 시설이 깨끗하고 좋은 편이며 후자의 경우 도배나 장판이 안 돼 있는 등의 하자가 있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보증금 300만원 원룸의 경우 옥탑방이나 반지하방의 형태이고 시설은 더욱 안 좋다고 했다.
 월세는 보증금 1000만원은 30~60만원, 500만원의 경우 30~50만원, 300만원은 25~30만원 수준이었다. 월세와 더불어 전기료, 수도세, 관리비, 가스비는 세입자가 따로 부담해야하므로 총비용은 만만치 않은 수준이다.
 월세가 높다고 해서 반드시 시설 정도와 정비례하는 것은 아니다. 방의 크기, 학교로부터의 거리, 치안 수준, 주인에 따라서도 가격은 천차만별이므로 직접 돌아다니며 많은 정보를 얻어야 한다는 것이 3곳 부동산 관계자의 공통된 의견이었다.
 작년 1년 동안 원룸에 거주한 김범진(일어일문2)학우는 “월세가 저렴한 수준이었어도 시설적인 부분에 대해 불편을 느낀 건 없지만 골목에 위치한 원룸이라 밤늦게 자취방에 들어가기가 무서웠다”고 말했다.

■고시텔 : 유지 비용 가장 저렴
 고시텔은 부동산 중개를 통하는 것이 아니므로 중개 수수료를 내지 않아도 될 뿐더러 보증금도 없고 있더라도 10만원 정도로 저렴한 수준이다. 하지만 자취를 하기 위한 주거 형태 중 가장 좁은 형태이고 취사나 세탁 등을 하기 위해서는 공동시설을 이용해야 한다.
 글로벌캠퍼스 인근의 K고시텔의 월세는 35만원, S고시텔은 45만원, N고시텔의 경우 35~45만원이고 월세에 전기료, 수도세, 관리비, 가스비가 포함돼서 나온다.
 작년부터 고시원에서 살고 있는 남세현(타대1)학우는 올해 거주하는 고시원을 바꿨다.
 남 학우는 “작년에 거주하던 신촌 인근의 고시원은 아침에 다른 방에서 알람소리가 들려올 정도로 방음이 안됐고 방도 더러웠다”고 털어놨다.
 하지만 올해부터 거주하는 숭실대 주변 고시원은 방음도 잘되고 깨끗하다는 의견이다. 두 고시텔 모두 비슷한 가격대이지만 시설 정도는 매우 차이가 났다.
 고시원도 원룸과 같이 가격에 따라 시설 정도가 반드시 비례하는 것이 아니므로 많이 알아보는 것이 좋다.
 고시텔 거주 경험이 있는 고종한(중어중문2)학우는 “조리실이 더러워서 음식을 해먹을 때 불편했다”고 말했다.
 또한 고시원 화재는 빈번하게 발생하는 문제이므로 해당 고시원의 스프링쿨러와 같은 소방시설이 제대로 갖춰있는지 알아보는 것도 중요하다.

■기숙사 : 입주 경쟁 치열
 기숙사는 1인실부터 4인실까지로 나눠지며 개강 초부터 종강할 때까지 이용하는 ‘학기’가 있고 학기 초부터 방학 끝날 때까지 이용하는 ‘반기’가 있다. 1인실을 제외하면 비용적인 측면에서 원룸이나 고시텔에 비해 저렴하다. 더군다나 학교와의 접근성이나 시설 면에서도 통학을 할 수 없는 학우들이 선택할 수 있는 가장 좋은 주거대안이지만 문제가 있다. 바로 본교 기숙사의 적은 수용률이다.
 글로벌캠퍼스 기숙사의 최대 수용인원은 585명이다. 재학생 수에 대비하면 4.4% 정도로 2012년 전국 대학 기숙사 평균 수용률이 18% 보다 낮다. 학교의 국제화 지수 때문에 외국인 학생 200여명이 기숙사를 이용하고 있어 한국학생의 입사 경쟁이 치열한 상황이다.
 학교는 2013년도 현재 기숙사 옆에 제2 기숙사를 신축한다는 계획을 수립했으며 올해 안에 공사를 시작한다는 쪽으로 추진 중이다.
 제2 기숙사가 내년에 완공되면 기숙사 수용률은 10%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어떤 대안이 있을까

■정부 차원
 국토해양부에서는 대학생들의 주거난을 해결하기 위해 ‘대학생 보금자리 주택’제도를 운영 중이다.
 이는 전국을 사업대상 지역으로 하며 공급 물량은 3,000호로 저소득가구 대학생의 주거 안정을 위해 한국주택공사에서 매입한 대학교 인근의 주택을 저렴하게 임대해 주는 제도이다.
 보증금 100만원에 월세 3만원에서 12만원 사이로 학생들에게 부담을 덜어주는 합리적인 비용이다.
 공급 순위는 1순위로 기초생활수급자, 한 부모 가족, 아동복지시설 퇴소자이고 2순위는 월 평균 50%이하 소득, 월 평균 100%이하 소득자 또는 장애인이며 생활이 어려운 저소득층의 학생이 우선 순위로 배정된다.
 하지만 본교 학우가 이용할 수 있는 보금자리주택은 용인시 기흥구에 위치해 있고 방이 5호 밖에 없는 실정이라 실제로 이용할 수 있는 학우는 매우 적은 수준이다.
 이러한 제도 외에 국토해양부에서 운영하는 “전월세 지원센터”를 이용하면 공공부문의 전월세 물량뿐만이 아니라 민간에서 매물 되는 자료도 파악 가능하다.

[출처:경기도장학관 홈페이지]

■경기도장학관
 경기도민장학회에서는 경기도 출신의 대학생에게 수학상의 편의를 제공하자는 취지로 경기도장학관을 운영 중이다.
 성적이 우수한 학생이 선발 대상이기 때문에 재학생의 경우 진전 학년 평균 B학점 이상의 성적이 있어야 하는 등의 일정한 입사자격이 요구된다.
 비용은 입사비 5만원에 시설이용 부담금 월 13만원으로 저렴한 편이고 도서실, 컴퓨터실, 체력단련실 등의 다양한 편의가 제공된다. 하지만 수용인원이 384명으로 많지 않고 서울시 도봉구에 위치해 있어 본교의 학생들이 이용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외국의 사례  [출처 대학내일]   
 중국 광저우 대학생들은 대부분 학교 기숙사에서 산다. 95%의 학생들을 수용할 수 있는 기숙사가 마련되있어 학생들은 주거 걱정을 할 필요가 없다. 가격도 아주 저렴해 학생들의 만족도가 높은 편이다.
 일본의 대학교는 교내 기숙사가 없다. 대부분 대학교들은 전문 기숙사회사와 협약을 맺어 ‘학생회관’이라는 곳에 학생들이 거주할 수 있도록 한다. 학생들은 시설이 좋고 식사도 맛있다는 등의 좋은 반응을 보이고 가격도 저렴한 편이라고 말한다.  

박중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