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떠나와 열차타고 훈련소 가는 날’ 고 김광석의 ‘이등병의 편지’ 도입 노랫말이다. 이 노래의 서정적인 하모니카와 통기타 음색을 모르는 대한민국 남성이 과연 몇이나 될까. 치열한 대학입시를 끝낸 남학우들의 고민거리 중에는 군대문제도 포함될 것이다. 비단 당사자만의 문제가 아니라 아들을 둔 부모 그리고 그들의 여자친구에게 결코 가벼운 문제가 아닌 군입대. 이들에게 도움이 되고자 군입대에 대해 알아봤다.

 

 

 

 

 

 남자들이 가장 많이 가는 육군에 대해 살펴보자. 복무기간 21개월로 육해공군 중 가장 짧다. 보통 지원을 하지 않고 일정 나이가 되어 자동으로 입대영장이 나오게 되면 육군으로 분리되어 배치된다. 

 2008년에 전역한 이혁재씨(타대)는 강원도 화천에 위치한 포병여단에서 근무했다. 그는 “산 속에 위치해 있어 혹한기에는 쌀밥이 얼 정도의 추위와 고된 훈련 때문에 고생했지만 그만큼 전우애도 남달랐고 교훈도 많이 얻었기 때문에 인생의 빼놓을 수 없는 값진 경험을 했다”고 군복무 시절의 소감을 밝혔다. 

 해병대는 이정이나 현빈 등 유명 연예인들의 입대로 인기가 더욱 높아지고 있는 추세이다. 여타 군대에 비해 높은 훈련 강도로 ‘진짜 사나이’들도 아직은 가지 못한 곳이다. 선발 기준도 까다로운 편이다. 고교생활기록부, 면접, 체력검사, 신체검사의 과정을 거쳐야 해병대에 들어갈 수 있다. 올해 1월 전역한 문호남(언론영상광고2)학우는 해병대 전역자를 더욱 신뢰하는 사회적 시선과 일원들 간의 끈끈한 의리를 해병대의 장점으로 꼽았다.

 공군은 복무기간이 24개월로 육해공 3군 중 가장 길다. 모집병으로 신청해야 공군으로 군복무를 할 수 있으며 1차 서류(고교생활기록부, 자격/면허증 등)전형과 2차 전형(면접, 신체검사)을 거쳐야 한다. 공군에서 운전병으로 복무했던 한종현(언론영상광고2)학우는 “공군은 특별히 많은 훈련이 없어 공부와 여가시간이 많고 6주마다 주어지는 2박3일의 정기적인 휴가가 많다”고 말했다.

 

 

 

 

 

 병역 의무 기간 동안 군복무 대신 경찰 업무를 보조하는 것이 의무경찰이다. 의무경찰은 대간첩 작전임무 수행이나 방범순찰, 집회 시위 관리, 교통 질서 유지의 업무를 맡는다. 

올해 전역한 이을남 씨는 “의경은 사회와 가까이서 지낼 수 있어 잦은 영외활동이 가능하고 외출과 외박이 많은 장점이 있지만 조금만 흐트려져도 시민들의 지적과 고발이 잦다는 점 때문에 항상 긴장을 늦출 수 없다”고 말했다. 

 

 

 

 

 

 카투사는 주한미군 부대에 배속된 한국군 병력을 말한다. 각 부대에서 미군들과 함께 생활하며 보병, 포병, 통신, 행정 등의 업무를 맡는다. 토익 780점 혹은 텝스 690점 이상 등의 현역입영 대상자들을 대상으로 무작위 선발하며 영어 회화 실력의 향상, 좋은 식사 제공의 장점이 있어 경쟁률은 만만치 않은 수준이고 기회도 1회 지원으로 제한된다. 2012년 전역한 김동윤씨(타대)는 “자신이 표현하고자 하는 바를 영어로 말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었다”고 충고했다.

 

 

 

 

 

ROTC는 4년제 대학생을 대상으로 선발하며 2년간의 군사훈련을 거쳐 졸업과 동시에 장교로 임관하는 제도이다. 학기 중에는 군사학과 학업을 병행하며 4번의 방학 중 입영훈련을 수료해야 한다. 박아름(환경에너지공학3)학우는 고교 시절 여군이 꿈이었던 것에 영향을 받아 여성 ROTC가 됐다. 박 학우는 “ROTC를 하면 다양한 사람들을 만날 수 있고, 학군단 생활을 통해 습득하는 성실성과 예의는 돈 주고도 살 수 없는 특가이다”고 말했다.

 

 

 

 

 

 

 

 

-아직도 군대 간 남자친구가 그립나.

“남자친구가 전화로 이별 통보를 해왔다. 아직도 그리운 마음이 있지만 감정이 남아서라기 보다는 그 사람의 안부가 궁금한 정도이다. 전역 날 옆에 있을 사람이 내가 아니라는 게 섭섭하기도 하다.”

-남자친구를 기다리며 가장 힘든 점은.

“항상 의지하고 같이 있던 사람이랑 연락조차 힘들어진 게 가장 힘들었다. 연락이라고 해봤자 일방적인 편지 정도였기 때문에 남자친구의 빈자리가 너무 많이 느껴졌다.”

-미필자 남자를 만나는 여자에게 하는 충고는.

“미필자를 만나되 상대방이 전역 당일에 헤어짐을 통보해도 억울하지 않고 후회하지 않을 것 같다면 만나도 상관 없지만 그게 아니라면 기다리지 않는 것을 추천한다. 사랑하는 사람의 부재가 남자친구를 기다리는데 가장 힘들었다.

 

 

 

 

 

-남자친구의 군 입대 전 어떤 이야기를 나눴나.

“가기 며칠 전까지만 해도 남자친구는 기다려 달라고 안했고 내가 먼저 기다리겠다고 했다. 그런데 입대 하루 전 남자친구가 준 편지에 정말 미안하지만 기다려달라고 써 있었다.”

-군대 문제로 헤어지게 되는 커플을 보면 어떤 생각이 드나.

“기다린지 별로 안됐기 때문인지 헤어지는 커플들을 보면 이해가 잘 되지는 않는다. ‘일말상초(어느 커플도 일병 말호봉에서 상병 초봉 사이엔 헤어짐의 위기를 맞는다는 뜻의 은어)’라는 말이 좀 무섭긴 하지만 기다리는 모든 커플들한테 해당하는 건 아니기 때문에 크게 걱정되진 않는다. 주위 사람들 말에 동요되지 않으려고 노력 중이다.”

-군대간 남자친구를 기다리면서 가장 힘든 점은 무엇인가요.

“전화도 항상 오고 싸지방도 자주 이용해서 생각보다 많이 힘들지는 않다. 날씨 좋은 날에 데이트 할 사람이 없다는게 제일 슬프다.

 

 

 

 

 

 

-군대 가기 전 남자친구와 전역 후 남자친구의 달라진 점은.

“원래도 자상한 남자친구였지만 군대에 다녀온 후 더욱 따뜻해진 것 같다. 자신을 기다려 준 것의 고마움을 항상 표시하려 애쓴다. 체격도 건장해지고 더욱 남자다워졌다.”

-남자친구가 입대중인 커플들한테 충고의 말을 한다면.

“고무신(중어중문4)은 ‘내가 너를 기다려줄게’라는 생각을 안했으면 좋겠다. ‘기다릴게’와 ‘기다려줄게’는 엄연히 다르다. 남자가 제대 후 조금이라도 실망스러운 모습을 보였을 때 그러한 보상심리에 젖어 있다면 둘 사이의 불화는 커질 것이다. 군화(남성)는 여자친구를 다른 여자와 비교하며 서운해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예를 들어 ‘다른 커플의 여자친구는 편지를 많이 써줬는데...’와 같이 비교하는 식으로 말이다. 군화도 열심히 훈련 받지만 고무신도 사회에서 바삐 자신의 일을 하고 있다는 걸 생각해주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