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16일 발생한 세월호 침몰이 8일 현재 23일째다. 300여명의 실종자 중 단 한명의 생존자도 구조하지 못한 비극적인 상황 앞에 대한민국의 시계바늘은 멈춰있다.

아직도 침울한 팽목항
8일 현재 304명 실종자 가운데 272명의 시신이 수습됐으며 실종자는 32명이다.
수학여행 길에 봉변을 당해 많은 이들의 안타까움을 자아낸 단원고는 구조자 75명을 11일 학교에 복귀시킬지 결정할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대참사 원인은
▶과도한 화물 적재
 한국선급은 세월호가 선실 증축으로 무게중심이 51cm 높아졌으니 화물을 덜 싣고 평형수를 2,023t증량하라고 요청했다. 그러나 세월호 측은 580t만을 채웠으며 적정화물 적재량의 약3배를 실은 것으로 드러났다. 평형수란 배의 수평을 맞추기 위해 사용하는 물이다.

▶급격한 변침
 급변침에 대하여 당시 세월호 조타수는 ‘5도만 돌리려고 했는데 100도가 돌아갔다’고 밝혔다. 급변침에 과도하게 적재한 화물이 쏠리며 배가 기울어졌다.
 

출처: 경인일보

▶책임 외면한 선장과 승무원
 선장과 승무원들은 진도 해상교통관제센터(VTS)에 구조 요청을 하고 현장을 가장 먼저 탈출하기까지 승객들을 구하려는 시도를 전혀 하지 않은 채 구조만 기다렸다. 이들이 구조정이 도착하기만을 기다리는 사이에 승객들은 “대기하라”는 안내 방송만을 믿고 그대로 선체에 대기하다가 배가 90도 이상 기울자 대부분 빠져나오지 못했다. 자신의 책임을 저버린 부적절한 대응이 대참사를 가져왔다.

▶정부의 초동 대처 부실
정부의 초동 대처가 부실했다는 비판이 거세다. 초기에 실종자 집계 오류부터 시작하여 각종 의혹이 꼬리를 물고 있다. 박근혜 정부는 출범 때부터 국민의 안전을 가장 중시하겠다며 행정안전부를 안전행정부로 바꾸고 ‘재난 및 안전관리기본법’ 제정 등으로 국가위기관리 컨트롤타워를 지향했다. 하지만 해양사고에는 국가 차원의 재난관리체계가 없어 초동 대처에 실패하고 정부의 무능과 혼선을 불러왔다는 빈축을 샀다.

세월호를 둘러싼 의혹들

 

출처:연합뉴스

▶구조업체 언딘과 해경의 유착 의혹
민간업체인 언딘이 수색에 특혜를 받는다는 의혹이 있다. 사고 선사인 청해진해운이 인양업체를 선정하는 데 해경이 관여했다는 청해진 직원의 증언이 나왔다. 청해진해운 관계자는 청해진이 언딘이라는 업체를 사전에 모르고 있었다며 해경이 전화번호를 주었다고 주장했다.
또 해경이 언딘의 우선 잠수를 위해 해군을 배제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인 진성준 의원이 지난 달 29일 국방부로부터 제출 받은 자료를 보면 해군은 세월호가 침몰한 다음날 정조 시간에 해난구조대(SSU)와 특수전단(UDT) 요원들이 잠수 준비를 마치고 대기 중이었다. 하지만 해경은 언딘을 우선 잠수시키기 위해 현장 접근을 통제했고 해군은 상호 간섭 배제를 위해 해경통제를 수용했다고 답변했다.

	출처:노컷뉴스

▶다이빙벨 20시간 잠수 논란
이종인 알파잠수 기술공사대표는 다이빙벨은 물속에서 20시간 이상 잠수 작업을 할 수 있고 유속에 상관없이 작업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정부는 이번 사고에선 사용이 어렵다는 입장을 고수했었다. 하지만 더딘 수색에 실종자 가족은 다이빙벨을 투입할 것을 요구했고 다이빙벨은 두 번의 시도 끝에 75분 동안 수색을 했다. 다이빙벨을 사용하며 실종자를 찾지 못하자 이 대표는 그동안 분란을 일으키고 실종자 가족들의 기대를 저버린 데 대해 죄송하다며 다이빙벨을 투입할 계획은 더 이상 없다고 발표했다.

▶청해진해운과 구원파
세월호의 선사인 청해진해운의 실질적인 대표가 주요 기독교 교단들이 이단으로 규정한 구원파의 유병언이며 세월호 선장 이준석 씨를 포함해 청해진해운 직원의 대부분이 구원파 신도라는 의혹이 있다. 청해진해운에서 간부로 승진하려면 구원파 신도가 돼야 하며 구원파 신도가 아닐 경우 교육을 통해 신도로 만든다는 증언도 나왔다. 세월호의 참극은 비전문적이고 폐쇄적인 경영방식에서 빚어졌을 수도 있다. 이런 주장이 제기되자 구원파 신도들은 대규모 집회를 열고 청해진해운과 관련성을 강하게 부인했다.
현재 검경합동수사본부는 유병언을 비롯해 회사 관계자 40여명에 대해 출국금지 조치를 취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청해진해운에 대해 무리한 운항과 위법적 객실 증축 및 화물 과적, 승무원에 대한 안전교육 미흡과 탈세 등의 여부를 수사하고 있다.

'사망자 명단 앞 기념촬영'... 연이은 부적절 행동들

국민이 슬픔에 잠겨있는 가운데 실언과 부적절한 행동은 희생자와 가족들에게 한 번 더 상처를 주고 있다. 지난 20일 이주영 해양 수산부 장관이 팽목항에서 실종자 가족을 면담한 후, 동행한 송영철 안전행정부 감사관이 ‘기념사진’을 찍자고 제안해 가족을 분노케 했다. 사태 직후, 안전행정부는 송 감사관에 대해 직위를 박탈하고 그의 사표를 수리했다.
서울시장 예비후보 정몽준 의원의 아들이 페이스 북에서 실종자 가족을 두고 ‘대통령에 소리 지르고 욕하고 국무총리에 물 세례, 국민 정서 자체가 굉장히 미개’ 라며 글을 게재했다. 이에 정 의원은 자신의 불찰이라며 사과했다.
MBN과 인터뷰에서 민간잠수부를 사칭하여 허위발언으로 실종자 구조 작업에 혼선을 빚은 홍가혜 씨는 구속됐다.

전국적인 애도 분위기

출처:네이버

▶곳곳에 분향소 마련
지난달 23일 안산 올림픽기념관에는 임시합동분향소가 마련되었다. 좀 더 원활하게 조문객을 맞이하기 위해 정부는 안산 화랑유원지에 공식합동분향소를 설치했으며 4월 29일부터 조문객을 맞이했다. 이후 전국 곳곳에는 세월호 참사 희생자를 추모하기 위한 분향소가 마련되었다. 전국에 마련된 분향소에는 단원고 학생, 시민, 정치인, 종교단체 관계자 등 각계각층의 발길이 이어졌다.
특히 지난 3~6일 연휴를 맞은 대부분의 시민들은 축제나 휴양지가 아닌 전국 각지에 마련된 세월호 희생자 추모 분향소로 향하여 고인들의 넋을 기렸다.

▶노란리본달기 캠페인 확산
4월 22일 한 누리꾼의 시작으로 노란리본달기가 SNS를 통해 급속도로 확산되었다. 동참하라는 글과 함께 올라온 사진은 ‘하나의 작은 움직임이 큰 기적을’이란 문구와 나비를 닮은 리본 모양이 그려져 있었다. 노란리본의 의미는 다시 돌아오기만을 기다린다는 것이다.
현재 많은 누리꾼들은 페이스북, 카카오톡 등의 프로필사진은 해당사진에 게재하며 아직도 남은 세월호 실종자들의 무사귀환 기원을 기원하고 있다. 온라인뿐만 아니라 전국에는 시민들이 직접 노란리본을 만들어 자신의 가슴에 달거나 실종자들의 무사귀환을 바라는 메시지를 적어 노란리본을 줄이나 나무 등에 걸며 애도를 표하고 있다.

출쳐:뉴스오

▶각계각층 기부 행렬
사고 희생자 및 실종자, 구조자를 돕기 위한 각계각층의 모금운동이 뜨겁다. 세월호 침몰이 발생한지 23일째인 8일 현재까지 각계에서는 기부 행렬이 끊이지 않고 있다. 특히 재계, 연예계, 스포츠계 등의 유명 인사들은 일제히 거액의 성금을 내놓으며 애도를 표하고 있다. 일반인들도 성금들을 내며 아픔에 동참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기부자의 마음이 헛되지 않도록 성금이 세월호 희생자 및 실종자, 구조자들을 위해 쓰여야할 것이다.

▶자원봉사자들의 헌신
슬픔에 빠져있는 실종자 가족들, 구조대원을 도와주기 위해 진도에는 수많은 자원봉사자들이 방문하여 옆에서 묵묵히 힘을 주고 있다. 자원봉사자들은 실종자 가족들이 대기하고 있는 진도실내체육관과 팽목항 등에서 급식과 자원물품 배급, 청소 등을 돕고 있다.
실종자 가족들에게 조금이라도 위로가 되고 싶어 진도를 찾은 안산 단원고 졸업생들, 세월호 침몰 사고의 비보에 먹먹해지는 가슴을 부여잡고 진도로 달려온 천안함 46용사의 유가족들, 희생자 유가족의 교통 편의를 위해 팽목항에서 안산까지 무료로 택시를 운행하고 있는 안산택시조합 택시기사들, 사비를 털어 진도까지 달려온 형제의 나라 터키에서 온 케밥 봉사단. 모두의 마음은 하나다. ‘유가족 여러분 힘내세요..!’

▶대부분의 축제 행사 취소 축소
세월호 참사로 대부분의 행사가 취소 또는 축소되었다. 온 국민이 슬픔에 빠져있는 속에서 시끌벅적한 행사가 여러모로 맞지 않는다는 사회적 공감대가 형성됐기 때문이다. 국가, 기업행사뿐만 아니라 각 대학의 축제와 행사도 취소되거나 무기한 연기됐다.
또 세월호 침몰에 대부분의 예능은 결방되었고 녹화도 취소하며 방송계도 세월호 침몰 애도에 동참했다. 특히 어린이날, 어버이날이 있는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준비되었던 대부분의 행사는 취소되었으나 일부 행사는 지난해와는 달리 경건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

 우리를 다시 일어서야 한다
▶재난안전시스템 전면 재정비 필요
3년 전 천안함 사건, 20년 전 서해훼리호 사고 때도 지적되던 문제점들이 이번 세월호 참사에서도 그대로 드러났다. 긴급하게 해난사고를 신고하는 학생에게 위도와 경도를 물어보며 초기 구조 상황에서 황금같은 시간을 낭비했다. 해양경찰청 지휘관의 과반수 이상이 현장 지휘경험이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세월호 전복사고 직후 안전행정부와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초기재난 대응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했다. 실종자 수조차 파악하지 못할 정도로 전문성이 없었다. 또 인양된 시신의 신원 확인 및 장례 절차 등에도 문제점이 노출됐다.

출처:네이버

▶안전교육 지속적으로 실시해야
세월호 탑승객들 대부분은 ‘선실이 안전하다. 구명조끼를 입은 상태로 가만히 있어라’라는 안내방송을 그대로 믿어 희생되었다. 탑승하기 전 구명조끼를 입는 등 비상상황에 대처하는 방법을 알려주었다면 최악의 상황은 면할 수 있었을 것이다.
또 국가, 기업 등에서 안전교육에 대한 투자를 아낌없이 해야 한다. 2009년 1월 15일 US에어웨이의 설렌버그 기장은 엔진이 고장난 항공기를 허드슨 강에 불시착시켜 승객과 승무원 전원의 생명을 구했다. 설렌버거는 1만 9천 500시간의 비행경험과 함께 정기적인 교육과 물 위에 불시착하는 훈련 덕분에 위기대응을 할 수 있었다고 한다.

▶이익 중시하는 풍토 뿌리뽑아야
이번 참사의 원인으로 드러나고 있는 여객선 관리·운영의 문제와 승무원의 책임의식 부족도 모두 정부와 기업이 승객의 안전보다 경제적인 이익에 초점을 맞춘 결과다. 정부는 2009년에 ‘해운법시행규칙’을 개정해서 기존의 25년이던 여객선의 선령 제한을 30년으로 완화함으로써 사고가 난 세월호의 국내 도입을 가능하게 했다.
청해진 해운이 금융감독원에 제출한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이 회사가 지난해 선원안전교육비용으로 쓴 돈은 고작 54만 1000원, 1인당 4,000원에 불과했다. 또한 무리하게 선박을 개조하여 객실을 50% 늘렸다. 그 결과 무게중심이 높아져 급격한 변속에 배가 기울어지게 된 것이다. 눈앞에 보이는 이익보다는 생명을 중시하는 교육이 국가적·사회적·개인적으로 실시돼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