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덤 광장 거울 옆에 위치한 흡연구역이 지하철 출입구 바로 앞에 위치해있어 지나다니는 많은 학우들이 간접흡연에 노출돼 있다. 황정빈 기자

 지난 3월 말. 신문사에 늦게까지 남아 일을 하고 있었다. 늘 그랬듯이 이 시간이면 어김없이 복도 순찰을 도는 경비원 아저씨가 웬일인지 신문사 문을 열고 들어왔다. 경비원 아저씨는 한 통의 편지를 조심스레 건넸다. 편지에는 가천 학우들의 무절제한 흡연문화, 절전과 절약의식이 부족하다는 내용이 담겨있었다. 먼저 경비원 아저씨의 깊은 애교심에 감동했다. 한편으로는 가천대 구성원으로서 책임과 의무를 다하지 못했다는 점에서 부끄러움을 느꼈다.

 본교는‘10대 명문 사학 진입’을 목표로 가천관, 비전타워를 비롯해 최신건물들을 세우고 ‘가천학풍조성캠페인’을 여는 등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 하지만 아쉬운 것은 이같은 성장에 비해 주인의식을 가져야 할 학우들의 인식과 태도에는 그다지 큰 변화가 없다는 점이다. ‘Yes! 가천스타일’이라는 슬로건 아래 실시된 ‘가천학풍조성캠페인’에는 금주, 지정된 장소에서만 흡연하기, 청결한 화장실 유지, 에너지 절약, 인사하기가 있다. 그 중에서도 가장 주요한 캠페인은 ‘금주’와 ‘지정된 장소에서만 흡연하기’다.

 본교는 흡연구역을 지정하여 비흡연 학우들의 불편함을 덜어주고 외부사람들이 가천대를 봤을 때 깨끗한 캠퍼스의 인상을 심어주기 위해 노력해왔다. 하지만 아직 흡연구역의 위치가 사람들이 많이 이동하는 곳에 위치한다던지 흡연구역과 금연구역의 경계가 모호해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지하 지하철 입구와 바로 연결된 프리덤광장은 지하철에서 내리자마자 마주하는 우리학교의 관문이자 얼굴이다. 그런데 프리덤광장에 설치된 대형거울 옆은 모두가 쉴 수 있는 공간이 아닌 흡연공간이 돼버렸다. 점심시간 혹은 공강시간에 벤치에 앉아서 밥을 먹거나 얘기를 하려해도 그곳에서 담배 피우는 학우들로 인해 자리를 피하게 된다. 또 다른 지하철 출구인 1번 출구도 흡연구역이다. 이곳 역시 역에서 나오자마자 담배연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의 얼굴을 찡그리게 만든다. 이제 학우들이 주인의식을 갖고 아름다운 캠퍼스를 가꾸는데 앞장서야할 때이다.

황정빈 기자

 편지 전문

  신현식(진리·정의관 경비원)

  가천(嘉泉)이란 말은 嘉會合禮 壽世仁泉(가회합례 수세인천)에서 나온 단어로 ‘참 아름다운 마음으로 바른 삶을 이루게 하고 마르지 않는 생명으로 온 누리를 건강하게 한다’라는 뜻입니다.

 공무원을 정년퇴임하고 지난 해 1월에 가천대학교에 야간 경비원(보안원)으로 입사하여 이길여 총장님께서 쓰신 ‘아름다운 바람개비’라는 책을 감동 깊게 읽으며 이 뜻을 알게 되었습니다.

 경비원으로서 맡은 바 분야(학교시설 경비, 화재, 도난 등)에나 충실하면 되는데 무슨 글을 써서 자기 의사 표현을 하는가라고 생각하시는 분들도 계실 줄 알지만 지난 겨울과 여름 근무하면서 느낀 점을 함께 생각하며 모두가 공감하는 아름다운 인재의 샘이 되기 위하여 아주 작아 보이는 것부터 표현하고자 합니다.

 먼저 흡연에 대하여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야간 근무자로서 새벽에 동이 틀 무렵이면 순찰을 마치고 건물 주변에 흩어져 있는 담배꽁초를 주워 담으며 ‘장래가 촉망되는 아름다운 인재의 샘의 학생들이 이렇게 흡연 장소가 아닌 곳에서 담배를 피우고 쓰레기통이 있는 데도 왜 마음대로 버릴까? 어린이도 아니고 지성인이 아닌가? ‘2020 글로벌 명문 TOP10’을 목표로 비전이 확실한 가천캠퍼스는 꿈의 요람이 아닌가?’ 나는 아쉬움이 앞섭니다.

 무엇보다도 선행되어야할 것은 가천이란 말의 어원에서 나타난 것과 같이 참 아름다운 마음과 마르지 않는 생명력으로 바른 삶을 이루게 하고 온 누리를 건강하게 하기 위하여 우리의 마음과 행실이 아름다운 샘이 되어야겠다고 믿습니다.

 ‘우리가 알아야 할 것은 이미 유치원에서 다 배웠다’는 말이 있듯이 모든 분야에서 뛰어나 전문가가 되기 이전에 기본이 먼저 갖추어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우리 경비원 회사의 표어가 ‘기본에 충실하여 근무에 보람을 찾자’입니다. 가천글로벌 캠퍼스에서 지난 해부터 회의때 마다 강조하시며 말씀하시는 대장님의 표어입니다. 다음으로 아쉬움은 절전·절약의식입니다.

 저는 야간 경비원으로 특히 소등을 최우선으로 먼저 합니다. 저에게 맡겨진 영역의 건물 화장실, 복도, 계단, 샤워실, 열람실 등을 순찰할 때마다 반드시 사용하지 않는 장소는 소등합니다. 학생들께서도 학교생활에서 에너지 절약을 생활화할 수 있도록 앞장서서 실천하여 주시기를 바랍니다.

 항상 우리 모두가 가천캠퍼스의 주인의식을 갖고 명실공히 아름다운 인재의 샘이 되기 위하여 함께 노력합시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