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파자마데이

어 느 회사의 점심시간, 알록달록 오색의 파자마를 입고 우르르 몰려다니는 이들이 있다. 바로 ‘파자마데이’를 맞아 파자마를 입고 돌아다니는 ‘좋은사람들(주)’의 사원들 모습이다.
지난 11월부터 한 달에 한 번 진행하고 있는 ‘파자마데이’. 이는 코미디언 출신 주병진 회장이 창조적 아이디어를 창출하고 유쾌한 사내 문화를 이뤄가고자 창안한 것으로 펀(Fun) 경영의 일환이라 할 수 있다. 회사의 한 관계자는 ‘파자마데이’를 실시한 후 “사내 분위기가 훨씬 활기차고 유연해졌다”고 말했다.
이 날은 모든 부서 직원들이 하루 동안 자사 파자마를 입고 근무한다. 때문에 초창기에 직원들은 일단 파자마를 입기로 결정되는 날이면 난감하기 이를 데 없었다. 특히 디자이너, 마케팅, 영업 등 외부 업체와의 미팅이 잦은 부서는 이 날 미팅이 생기면 일부러 취소하거나 연기했다고 한다. 미팅이 있어도 ‘파자마데이’에 열외는 없기 때문이다.
외부 업체 사람들도 처음에는 사원들의 파자마 입은 모습에 어리둥절해했다. 하지만 이제는 오히려 재미있고 특색 있다며 일부러 이 날 미팅을 잡고, 사원들도 당당히 파자마를 입고 미팅에 참석한다.
회사에서는 유동적인 사고 흐름과 아이디어가 필요한 회의는 주로 ‘파자마데이’에 한다. 이 날은 유난히 머리가 깨어있는 느낌이라 회의 분위기도 화기애애하고 아이디어도 샘솟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또 부서 간에 파자마로 이슈를 만들고자 하는 경쟁 분위기가 조성되면서 자연스럽게 팀 결속이 이루어지고 유쾌한 모습을 연출하는 경우가 많아졌다고 한다. 뿐만 아니라 직원들이 파자마를 입으면서 느낀 소감을 디자인팀에 직접 전달하면서 새로운 아이디어가 생기자 디자인팀에서도 이를 적극 환영하고 있다고 한다.
마케팅팀 강철석 대리는 “일의 특성상 아이디어를 많이 내야 하는데 하루 종일 파자마를 입고 편하게 일을 하면 평소보다 아이디어가 풍부하게 나온다”며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하지만 파자마데이가 늘 긍정적인 역할만 하는 것은 아닌 듯하다. 강철석 대리는 “오후쯤 되면 주위를 둘러봐도 파자마를 입은 사람들 밖에 없어 절로 졸음이 쏟아진다”고 했다.
회사의 한 관계자는 요즘 같이 사회적, 경제적으로 불안한 시기에 직원 모두가 즐겁게 참여할 수 있는 ‘펀(Fun) 문화’ 형성이 무엇보다 중요한 때인 것 같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