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은 어린이 날, 어버이 날, 스승의 날 그리고 성년의 날 등 가족간 행사가 많은 ‘가정의 달’이다. 평소 우리들은 부모님과 또 가족과 얼마나 대화를 하며 함께 시간을 보낼까. 실제로 쏟아지는 과제와 친구과 약속 등으로 가족을 챙길 시간적 여유가 없다. 집이 멀어 기숙사에 살거나 자취를 하는 학우들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가정의 달을 맞이해 본교 학우들이 가족들과 얼마나 어떤 방식으로 소통을 하는지 알아본다.

홍수진 기자

 ■ 가족과 대화 하루에 30분 미만

  본교 학우 368명을 대상으로 가족과 소통에 대한 설문을 실시했다. ‘최근 한 달 동안 하루에 몇 시간 정도 가족과 얘기하는가’ 라는 질문에 168명(45.7%)의 학우들이 ‘30분 미만으로 대화한다’고 응답했다. 이어 ‘30분 이상 1시간미만’을 선택한 비율이 101명(27.4%)으로 두 번째로 높았다. ‘하루에 5분미만의 대화를 한다’는 항목에 응답한 학우들도 36명(9.8%)이었다.

 가족과 주로 소통하는 방법으로는 ‘직접 대화’가 230명(57.1%)으로 가장 높았다. ‘SMS(문자), SNS(카카오톡, 페이스북)’가 90명(22.3%)으로 그 다음을 차지했고 전화 통화나 영상통화를 하는 비율이 58명(14.4%)로 뒤를 이었다. 임주연(영미어문2)학우는 “가족과 모여 있을 때 더 할 얘기가 많아지고 문자나 통화보다는 직접 대화하는 것이 더 좋다”고 말했다.

 ■ 가족과 식사는 최소한 하루 한끼

 ‘가족과 식사는 하루에 몇 번 하는가’에 대한 응답은 ‘하루에 한 끼를 함께 식사한다’는 학우가 169명(53.7%)으로 가장 높았다. 이어 ‘거의 함께 먹지 않는다’는 항목은 82명(26%)으로 뒤를 이었다. 이경석(컴퓨터미디어융합2)학우는 “부모님이 바쁘셔서 한 끼도 같이 식사하지 못 할 때는 야식을 함께 먹으며 대화를 나누기도 한다”며 함께하는 식사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가족과 여행 빈도는 ‘거의 가지 않는다’는 항목에 124명(38.6%)이 응답했다. ‘1년에 1회를 간다’고 응답한 학우는 82명(25.5%)으로 여행의 빈도수가 잦지 않은 결과를 보였다.

 ■ 항상 가족간 친밀감은 느껴

  ‘가족과 소통이 잘 이뤄지고 있다’고 생각하는 학우들은 168명(54%)이었고 이어 ‘잘 모르겠다’는 응답이 78명(25%)으로 뒤를 이었다.  

 가족과 소통이 잘 이뤄지지 않는 이유는 ‘과제나 아르바이트로 여유가 없어서’가 112명(34.7%)으로 1위를 차지했다. 이어 67명(20.7%)의 학우들이 ‘스마트폰이나 컴퓨터 등의 전자제품의 사용으로 소통이 잘 이뤄지지 않는다’는 답을 했다. 스마트폰이 거의 모든 연령층에 보급되고 SNS를 통한 소통은 활발해지지만 정작 일상생활에서는 점점 말이 줄어들고 있는 것이다. 오하림(헬스케어경영1)학우는 “대학생이 되니 친구들과 놀기도 하고 아르바이트도 하느라 시간이 맞지 않지만 퇴근하시는 부모님을 기다려 대화를 하려고 노력 한다”고 말했다.  

 시간이 없어 대화를 하기 어렵다는 응답이 많았지만 ‘가족과 친밀하다’는 대답은 137명(43.9%)으로 다소 높았다. 이어 ‘매우 친밀하다’는 응답이 85명(27.2%)으로 2위를 차지했다.

 사랑하는 부모님께

박효은(도시계획4)

 엄마 아빠! 어렸을 때 수련회가서 편지 쓴 이후로 진짜 오랜만에 쓰는 것 같아요. 대학생활을 멀리까지 와서 하게 됐는데 고등학교 때도 기숙사 생활을 하면서 일찍부터 엄마 아빠랑 떨어져 지내서였는지 적응도 빨리하고 잘 지낼 수 있었어요. 그래도 여러모로 힘든 점이 있었는데 항상 걱정해주시고 조언해주시는 엄마 아빠 덕분에 편하게 생활할 수 있었어요. 학교생활 하면서 과제로 바쁘고 새로 만난 친구들이랑 지내느라 연락도 자주 못 드린 것 같아 항상 죄송한 마음이 있어요. 이번 어버이날에도 과제하느라 집에도 못 내려가고 전화로만 연락드려 죄송했어요. 항상 집에 가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은데 학년이 올라갈수록 과제가 많아져서 집에 더 자주 못 내려가게 돼요. 평소에 연락 자주 못 드렸던 게 나중에 후회될 걸 알면서도 엄마 아빠께서 항상 먼저 연락해주시는 게 익숙해져 계속 미루게 되는 것 같아요. 대학생활하면서 힘든 점도 많았지만 엄마아빠께서 큰 버팀목이 돼 준 것 같아요. 익숙함에 엄마 아빠의 고마움을 항상 잊고 있는 것 같아 항상 죄송해요. 이렇게 타지에서 편하게 생활할 수 있는 것도 엄마아빠 덕분이라는 걸 너무나도 잘 알고 있어요. 멀리 떨어져 있어도 저에게 큰 사랑 주시는 만큼 부모님의 은혜 잊지 않고 앞으로도 열심히 학교생활하면서 꼭 효도할게요. 항상 감사하고 사랑합니다♥

임종섭(건축설비2)

 엄마 아빠 저 아들 종섭입니다. 이렇게 편지를 쓰는게 쑥스럽기도 하지만, 먼저 죄송스러운 마음이 앞섭니다. 막상 이렇게 편지를 쓰려고 하니 무슨 말을 꺼내야 할지. 요즘 날씨가 갑작스럽게 많이 더워지니 초등학교 3학년 때 엄마 아빠와 결혼 10주년 기념으로 놀러간 제주도가 생각나네요. 며칠 전에도 동생과 가족끼리 놀러가자고 얘기가 나왔는데 여름방학 때 결혼 20주년 기념여행 계획해 보는 건 어떨까요? 20살이 지나고 이제 21살이 됐네요. 성인이 됐을 때 인생계획을 하면서 아빠랑 이런 저런 인생사도 나누게 됐는데 정말 아빠가 인생의 선배로 느껴졌어요. 살면서 모르는 것들을 물어 볼 수 있고 선택 할 수 있도록 도와주셔서 감사해요. 그리고 요즘 아빠 주말에도 회사 나가시는데 일도 좋고, 돈도 좋지만 항상 건강을 챙기시는 부모님이셨으면 좋겠어요. 우리 집, 우리 기둥은 바로 엄마, 아빠신데 아프시면 우리도 함께 무너지는 거잖아요. 대학교 입학을 한지도 엊그제 같은데 이제 벌써 2학년이 됐고 이제 곧 군대에 입대를 하게 되네요. 내년 이맘 때 쯤 이면 군대에서 열심히 훈련을 받고 있겠죠? 이제 곧 군 입대를 앞둔 아들이 편지 올립니다. 아빠, 엄마 만수무강 하세요.

 상담처인터뷰 - 진현정 학생복지처 종합상담실 주임

  - 가족과 친밀도가 심리상태에 끼치는 영향은.

 “정서적인 안정에 중대한 영향을 끼친다. 사람은 외부의 스트레스에 대한 사회적 지지가 필요하다. 사회적 지지의 한 부분이 가족이 될 수 있다. 최근 국내 연구에서 아버지와 좋은 관계가 해결능력과 행복감 수준을 결정한다는 결과가 나왔다. 부모에게 갖는 애착의 정서가 인지에도 영향을 준다. 진로 준비를 할 때도 더 활발하다. 부모와 관계가 이성과 관계, 타인과 관계 등 사회성에도 영향을 줘 이를 통한 심리적 안정성에도 영향을 미친다. 지방에서 올라온 학우들은 외로움을 느끼며 현실적인 문제도 혼자 해결한다. 친구, 선배의 작은 관심도 큰 도움이 된다.”

 - 현대인의 소통 단절로 인해 발생하는 문제점은.

  “개인이 파편화 된다. 대학생이 되니 해야 할 것이 많고 바쁜 게 가장 문제다. 자신의 얘기를 깊이 말하거나 상대방의 얘기를 깊게 들어줄 수 있는 여건이 되지 않는다. 집단 상담을 해보면 지금 자신이 고민하는 문제가 오직 나만의 것이 아닌 모두의 문제라는 사실에 희망을 갖거나 문제 해결 방법을 타인에게 배울 수 있다. 사회적지지로 외부에 대한 완충의 역할이 없을 때 외로움으로 인한 우울, 불안, 정서적 영향은 고립감을 준다. 마음을 나눌 수 있는 기회가 없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찾지 못할 수도 있다. 타인과 관계에서도 남들이 나를 어떻게 생각할지, 거부당할 지도 모른다는 사회불안은 스스로를 단절하고 기피해 소통이 점점 줄어가는 악순환이 반복된다.”

 - 가족과 원활한 소통을 위해 해야 할 노력은.

 “학생들과 상담을 할 때도 비합리적인 생각을 합리적인 생각으로 바꾸는 시도를 많이 한다. 자신이 스스로 비합리적인 생각에서 벗어나야하며 이상적인 가족에 대한 기대를 벗어나 있는 그대로의 가족을 받아들여야한다. 생명을 주신 감사함과 좋지 못한 영향은 분리하겠다는 마음으로 대한다. 소통을 하기 쑥스럽거나 무력감이 든다면 쪽지, 편지로 소통을 시작하는 것도 좋다. 복잡한 가정문제가 있다면 내가 어쩔 수 없는 상황에서는 그 문제와 분리해 바라봐야 한다. 부모님의 삶 자체를 이해해보려고 하는 노력이 필요하며 행동과 내면을 자기 일치적으로 표현하는 연습을 해야 한다. 깊은 마음속에는 사랑이 있지만 소통의 부재 상황이 계속 된다면 대상에 대한 분노로 바뀌기도 하기 때문이다. 내가 가족과 소통을 잘 하고 있다면 지금처럼 더 감사하고 제대로 표현하는 법을 잊지 말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