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천박물관은 본교 이길여 총장이 세운 가천문화재단 부설박물관이다. 한국 전통의료생활과 민속 생활사, 인천 생활사를 중심으로 한국 의료 생활사의 문화사적 조명을 위해 설립되었으며 생명 존엄의 정신을 계승하고 있다. 현재 국보 1점과 보물 14점의 국가지정문화재를 소장하고 있으며, 1,000여 점의 의료생활사 자료, 11,000여 점의 의서를 포함한 고서와 고문서, 창간호 20,000여 점 등 총 55,000여 점이나 되는 방대한 유물과 자료를 소장하고 있다. 이는 인천 소재 국가지정문화재(국보·보물)의 60% 이상에 해당한다. 한국 의학사와 가천의 역사를 둘러보러 가천박물관으로 함께 가보자.
가천박물관의 설립 배경
가천박물관은 이길여 총장이 우연찮은 기회로 설립했다. 1970년대 한 여인이 이길여 총장을 찾아왔다. 그녀는 ‘가세가 기울고 있어서 집안에 있는 고서를 팔려고 하는데 이 총장이 도움을 주셨으면 한다’고 했다. 이 총장은 그녀의 사연을 외면할 수 없어서 그녀에게 고서를 팔아 주는데 도움을 줄 것을 약속했다. 그래서 전시회를 열었지만 고서들은 한 점도 팔리지 않았다. 그래서 약속을 지키기 위해 이 총장은 당시에 굉장히 큰돈이었던 3000만 원 정도를 그녀에게 주고 직접 그 고서를 샀다. 이후 이 고서들이 국보와 보물들로 밝혀졌다. 이 총장은 이 사실을 알고 더 많은 사람들에게 문화 향유의 기회를 제공하고 지역사회의 향토 문화 진흥에도 앞장서기 위해 1995년 10월 31일 가천박물관을 설립했다.
인천 유일의 국보 초조본 유가사지론 권53
가천박물관은 인천 유일의 국보인 초조본 유가사지론 권53(국보 제276번)을 소장하고 있다. 이 고서는 법상종 승려들이 공부하던 대표적인 불교경전 중 하나로 고려시대 최초의 대장경인 초조대장경을 조성할 때 판각하여 인출한 것이다. 초조대장경은 고려의 불교적 역량과 목판 인쇄술의 발전이 결합되어 이루어진 소중한 문화유산이다.
이 고서에서 각필로 새겨진 석독구결이 발견됐다. 석독구결이란 스님들이 불경을 읽을 때 끊어 읽거나 간략하게 뜻풀이 하기 위해 나무뿌리나 나뭇가지 끝을 뾰족하게 만들어 장경에 눌러서 자국 내는 것을 말한다. 이것이 히라가나와 가타카나랑 모양이 유사하여 고려시대 때 일본에 불경을 전해주며 일본문자에 영향을 주지 않았을까하고 추측된다.
의서로 보는 한국 의학사
가천박물관은 국가지정문화재로 채택된 조선시대 의서 17권 중 8권을 보유하고 있다. 그 중 대표적인 두 권은 보물 제1178호 향약제생집성방 권제6과 보물 제1179호 태산요록이라고 할 수 있다.
향약제생집성방은 김희선 등이 강원도에서 간행한 의약서로 한국에서 자생하는 약초를 집대성한 책이다. 세종 때 간행된좥항약집성방의 기초가 됐다.
태산요륵은 태산과 어린아이의 질병 치료를 담은 전문 의학서다. 침상 밑에 도끼를 매달아 놓으면 복중에 태아를 여아에서 남아로 바꿀 수 있다는 전여위남법이 실려 있다. 그리고 이것을 증빙하는 실험에 대해서도 나온다. 이에 따르면 닭장에 도끼를 거꾸로 매달아 놓았더니 전부 수평아리만 나왔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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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약을 끓일 수 있는 초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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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식물약재에 대해 서술한 식물본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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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식물성 약재를 캐기 위한 도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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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교하게 혈도가 새겨진 모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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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잡지·신문 창간호 다수 소장
국내에서 간행된 잡지 및 신문 등 정기간행물 중 가장 첫 번째 호인 창간호만을 모아 전시하고 있는 공간이다. 1996년 이희경 선생이 4,236권의 창간호를 기증한 계기로 본격적으로 수집되었으며 기증 당시 국내 최다 창간호 소장으로 기네스북에 기록된 바 있다.
1907년에 창간된 『낙동친목회학보(洛東親睦會學報)』를 비롯하여 1908년에 발행된 근대잡지의 효시라 불리는 『소년(少年)』, 1927년 한글학회에서 발행한 국문 연구 학술지 『한글』 등 한국 잡지 탄생기에 발행된 희귀 창간호를 다수 소장하고 있으며 현재 20.000여 권의 창간호를 소장하고 있다.
인터뷰
최운종 가천박물관 학예연구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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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천박물관 전경 |
-가천박물관의 특색을 들자면
가천박물관의 최대 장점은 많은 유물을 소장하고 있다는 것이다. 전국에 약 1000여개의 박물관이 있는데, 가천박물관은 그중 열 손가락 안에 들 정도로 우수한 박물관이다. 또한, 인천 시내에 국보를 가지고 있는 유일한 박물관이다.
130여명을 수용할 수 있는 우수한 영상관이 있어 단체 관람도 가능하다. 그리고 박물관 주변에 공원이 조성되어 있어 관람객과 주민들에게 좋은 쉼터가 되기도 한다.
-앞으로 박물관의 행보는
박물관이 소장하는 유물의 수가 많아 현재로서는 다 수용을 못하고 있는 상태다. 더 많은 유물들을 전시하기 위해 박물관을 증축할 계획이다. 또한 학생들을 대상으로 하는 프로그램을 진행하려고 한다.
-박물관 입장료를 받지 않는 특별한 이유가 있나
이길여 총장의 뜻이다. 지금의 길병원은 인천 시민들의 사랑으로 발전할 수 있었다. 이 총장은 시민들의 사랑에 보답하기 위해 사회 환원 차원으로 박물관을 무료로 개방했다. 박물관은 가천재단의 지원과 국가단위의 사업을 통해 운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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