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용 주제를 ‘비명’으로 정하게 된 계기는.

 이번 무대에서 표현하고자 했던 것은 기댈 곳 없이 고립된 상황 속에서 느끼는 한 사람의 애처로움이었다. 안무 동작의 대부분이 괴로움, 슬픔과 연결돼 있다. 엔딩 안무 중에 괴로움을 느끼다 마치 비명을 지르는 것 같은 동작이 있다. 제목을 짓느라 고민하던 과정에서, 비명을 지르는 엔딩 동작이 관객들에게 가장 크게 인식될 것 같았고 작품의 의도를 잘 표현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해 ‘비명’으로 정했다.

 -전공이 연기예술과인데 어떻게 무용 콩쿠르에 나가게 됐는가.

 내 전공은 연기지만 연기를 시작함과 동시에 춤에도 관심이 생겼다. 그때부터 춤 또한 연기와 끝까지 함께 하겠다는 다짐을 했다.

 연기는 언어를 통해서, 무용은 언어가 아닌 몸 자체로써 표현한다. 연기와 춤은 표현수단에 있어서는 다르지만 몸으로 하는 무대 예술이라는 점은 같다. 그래서 지금도 전혀 다른 두 분야를 공부하고 있다는 생각보다 상호보완적인 관계라는 생각으로 공부하고 있다.

 -보람을 느낀 점, 혹은 힘들었던 점이 있다면.

 무용 전공생이 아니다 보니 오랜 시간 훈련한 다른 참가자들에 비해 기본기부터 기술적인 면까지 많이 부족하다. 그 부분들을 최대한 보완해보려 했다. 그들과 다른, 나만이 할 수 있는 것을 최대한 살려내기 위해 노력했다.

 예를 들면, 무용 안무를 짤 때 고난이도의 기술이나 동작들은 웬만하면 넣지 않고 내가 잘 표현할 수 있는 드라마적인 안무들을 많이 넣었다. 기술적인 부분에서는 무용전공생보다 확실히 뒤떨어지는 점이 있었지만 대신 그들보다 잘 할 수 있는 표현이나 이야기에 더 신경을 써서 준비했다.

 전공인 연기와 다른 색다른 경험에서 보람을 느꼈다. 재밌는 경험으로 기억에 남을 것이다.

 -무용 또는 콩쿠르 무대를 준비하는 학우들에게 조언을 한다면.

 아직 누군가에게 조언할 만큼의 능력이 되지는 못한다. 하지만 연기예술학과 후배 중에 나와 같이 배우와 무용수가 꿈인 후배가 있다면 꾸준히 포기하지 말고 실력을 쌓아나가기 바란다. 우리가 공부하고 있는 연기 하나만 해도 어려워 벅찬 것이 현실이다. 하지만 절실함이 있다면 언제 기회가 올지 모르니 평소 꾸준히 실력을 키워야한다.

 -앞으로의 진로와 목표는.

 콩쿠르 참가 계획은 더 이상 없다. 이번 콩쿠르는 내가 앞으로 연기자뿐만 아니라 무용수로서도 예술 활동을 해나가겠다는 나만의 의지를 다지고자 참가한 것이다. 콩쿠르에 나가지는 않겠지만 계속해서 무용 실력을 키워나갈 것이고, 후에 연기와 무용을 접목한 공연을 해보고 싶은 것이 바람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아직 스스로 부족함을 많이 느끼기 때문에 빈 부분들을 차근차근 채워나갈 것이다. 욕심이 커서 두 가지 모두를 택했으니 남들보다 2배 이상은 더 노력해야 하지 않을까.

 김한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