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월 20일에 발매된 서태지 9집 <콰이어트 나이트>에 수록된 ‘소격동’이 큰 화제를 모았다. 서태지가 유년시절을 보냈다는 ‘소격동’은 서울특별시 종로구에 위치한 곳으로, 역사적으로 의미가 깊은 동네이다. 또 아름다운 풍경을 가지고 있으며, 주변에는 인사동 쌈지길과 북촌 한옥마을이 위치하고 있다. 소격동이 가지고 있는 역사적 의미와 함께, 겨울철에 연인이나 친구들과 산책할 수 있는 종로구의 소격동~인사동 쌈지길~북촌 한옥마을 코스를 소개해 본다.박현정, 홍연경 기자

북촌을 둘러보다

  북촌은 100여 년의 시간을 통해 켜켜이 쌓아온 고유의 정취를 풍긴다. 경복궁과 창덕궁 사이에 자리한 북촌은 내국인은 물론이고 외국인들이 ‘북촌8경’이 담긴 지도를 들고 줄을 서는 관광명소다. 북촌8경은 물론이고, 겨울연가 촬영지, 독립운동의 성지 등 북촌의 오래된 골목길 명소들에는 시간의 표정이 담겨있다. 북촌1경에서 북촌8경까지의 시간들을 만나보자.

 북촌1경 - 창덕궁 전경 창덕궁 돌담길 초입에 돌담 너머로 창덕궁의 전경이 펼쳐진다.

 북촌2경 - 원서동 공방길 창덕궁 돌담길을 따라가면 막다른 길이다. 이곳에 왕실의 일을 보며 살던 사람들의 흔적들이 있다.

 북촌3경 - 북촌로 12길 일대 전통문화를 체험해 볼 수 있는 공방들과 한옥의 내부를 감상할 수 있는 곳이다.

 북촌4경 - 북촌로 11길 언덕 가회동 31번지의 한옥 지붕들을 한눈에 내려다 볼 수 있는 곳으로 북촌 꼭대기까지 보인다.

 북촌5경 - 가회동 골목길(내림) 북촌 한옥의 밀집지역으로 경관이 아름다워 방송에도 자주 나오는 곳이다.

 북촌6경 - 가회동 골목길(오름) 한옥 지붕 처마 사이로 서울시내와 멀리 남산까지 보이는 곳으로 북촌 산책의 백미다.

 북촌7경 - 북촌로 11길 일대 조용한 골목길의 소박한 풍경과 평화로운 주민들의 일상을 엿볼 수 있다.

 북촌8경 - 삼청동 돌계단길 북촌생활사박물관 앞에서 삼청동으로 내려가는 돌계단 길로, 삼청동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는 곳이다.

 북촌을 맛보다

  북촌에는 북촌8경 이외에도 유명한 것들이 많다. 그 중 하나가 단팥죽으로 유명한 <서울서 둘째로 잘하는 집>이다. 이 가게는 1976년 4월 19일 처음 문을 열었다고 한다. 서울에서 제일이 아닌 두 번째라고 내건 간판이 인상적이다.

  대표메뉴인 단팥죽은 밤럽允芟은행과 큰 찹쌀떡이 알차게 들어가 달콤한 맛을 낸다. 다만 비싼게 흠이다. 또한 단팥죽뿐만 아니라 식혜와 한방차등도 판매하고 있다.

  영업시간은 오전 11:00시부터 오후 10:00까지다.

  또 다른 북촌의 맛은 칼국수로 유명한 <황생가 칼국수 (구) 북촌칼국수>이다. 이 가게는 칼국수의 맛뿐 만 아니라 방정환 선생의 집터로도 유명하다. 황생가 칼국수의 대표 메뉴는 '사골칼국수' 와 '왕만두'이다.

  사골칼국수는 사골로 우려낸 육수와 부드럽고 쫄깃한 면발이 더해져 깔끔한 맛을 자랑한다. 또한 왕만두는 건강한 영양식으로 손님들이 가장 많이 찾고 있다. 돼지고기, 두부, 9가지의 야채 등을 넣은 만두속과 쫄깃한 만두피가 인기의 비결이라고 한다. 영업시간은 오전 11:00시부터 오후 9:30분까지이다.

 소격동을 만나다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소격동은 국군기무사령부가 위치해 있던 곳이다. 국군기무사령부는 1980년대 당시 전두환 정권이 대학생들을 강제 징집해 정신교육을 시킨 ‘녹화사업’이 진행됐던 기관이다. 이 과정에서 대학생 6명이 숨지기도 했다.

  소격동은 서울 한복판임에도 불구하고 소박한 거리의 모습을 지니고 있어 숨겨진 보물 같은 장소이다. 한옥이 고스란히 보존되어 있는 북촌 한옥마을과는 달리 이곳은 현재 한옥들이 얼마 남아있지 않지만 분위기가 독특한 카페나, 상점, 레스토랑 등이 많아 색다른 풍광을 이루고 있다.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은 국군기무사령부가 위치해 있던 바로 그 장소에 2013년 개관하였다. 도심 속에 위치해 ‘일상 속의 미술관’을 지향하고 있다. 대표적 공간인 서울박스를 비롯하여 전시동과 교육동 등 7개의 동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시민들이 손쉽게 순수미술을 공유할 수 있도록 돼 있다. 전시공간 외에도 영화관과 멀티프로젝트홀이 있어 다양한 문화를 접할 수 있다.

 인사동을 걷다

  인사동은 가장 한국적인 동네라고 할 수 있다. 한국 전통 문양이 새겨져있는 부채나 지갑 등의 기념품을 거리 곳곳에서 볼 수 있고, 달콤한 꿀로 만들어진 궁중타래 등의 먹거리도 판매되고 있다. 그리고 인사동 쌈지길 주변에 있는 대부분의 가게들은 한글 간판을 사용한다. 보통 스타벅스, 더 페이스 샵, 아리따움 등 대형 체인점의 간판들은 영어로 쓰여 있다. 하지만 인사동에서는 이러한 체인점들조차 한글의 멋을 살린 간판을 사용하여 거리의 멋을 더욱 가치 있게 해준다.

  인사동 쌈지길의 가장 큰 특징은 1층에서부터 옥상정원까지 계단이 아닌 경사로를 통해서 막힘없이 다닐 수 있는 공간이라는 것이다. 상점들을 차례차례 구경하며 옥상에 올라가면 엄청나게 많은 종이가 붙어있다. 빼곡하게 메시지나 소원을 적어놓은 종이들은 규정품으로, 일명 ‘사랑의 꼬리표’ 다. 근처 가게에 가면 5000원에 살 수 있다. 동그란 종이일 뿐인데 마음을 담아 걸어 놓으니 이채로운 풍경이 된다. 연인이나 친구와 함께 사랑의 꼬리표를 달아보자!

박현정, 홍연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