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 A씨는 오늘도 한숨이 나온다. 오늘 끼니는 어디서 해결할까 고민 중이다. 한 끼 밥값으로 5000원은 기본이다. 후식으로 커피 한 잔조차 마음대로 사 마실 수가 없다. 커피 가격이 밥값을 훌쩍 뛰어넘는 경우가 허다하기 때문이다. 끼니는커녕 커피 한 잔 사 마시기에도 부담스런 현실이다.

김한비, 이지선 기자

지출 가장 많은 것

밥 72%, 커피 15%

  본교 학우들 142명을 대상으로 ‘본교의 물가’에 관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평소 가장 많은 지출을 차지하는 부분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밥’이 72%(102명)로 가장 많았고, ‘커피’가 15%(21명)로 그 뒤를 이었다.

  ‘대학생활을 하기 전과 후의 지출의 변화는 어떠한가’라는 질문에는 93%(132명)가 ‘늘었다’고 답했다.

가장 많은 지출을 차지하는 부분은

대학생활 하기 전과 후의 지출 변화는

단국대 백반 정식 1900원… 본교보다 좀 더 저렴

  대학생들 지출의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식비가 크게 오르고 있다. 그 경향은 ‘학식(학생식당)’에서도 볼 수 있다. 학식의 장점은 지갑사정이 빠듯한 학우들에게 비교적 저렴한 식사를 제공한다는 것이다. 본교의 학식은 비전타워, 교육대학원, 예술대학 1에 있다. 이곳들의 메뉴 가격은 2,700원에서부터 4,000원 사이다. 덮밥이나 닭개장 등 4~5개의 메뉴가 있다.

  ‘본교의 물가’에 관한 설문에서 ‘본교의 학식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라는 질문에 ‘보통이다’는 답변이 57%(78명)로 가장 많이 차지했다. ‘불만족’이 35%(47명)으로 그 뒤를 이었다.

  김혜수(언론영상광고3) 학우는 “학식의 메뉴가 다양한 편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또, 가격이 비싸다고 느껴 자주 이용하지는 않는다. 다른 대학교들을 보면 우리학교보다 맛이나 양이 더 괜찮으면서 가격도 저렴하다”고 말했다.

  또 ‘자신이 생각하는 적절한 학식 가격은 얼마인가’라는 질문에서는 ‘2,000원 이상 3,000원 미만’에 75%(107명)가 답했다. 학우들이 원하는 가격보다 본교 학식의 가격이 높은 편인 것을 알 수 있다. 여운철(화공생명2) 학우는 “학식이 보통 3,000원 정도 하는데 가격 대비 만족도가 낮아 돈을 조금 더 내고 다른 음식을 먹는다”고 말했다.

  다른 학교들의 학식은 어떠할까. 본교와 가까운 거리에 위치한 단국대의 학식을 살펴보자. 단국대 학식에도 본교 백반정식 ‘가마’와 비슷한 ‘한밥’이 있다. 가격은 1,900원으로 본교 학식보다 좀 더 저렴하다. 또, 3,000원으로 김치볶음밥, 육개장 등의 음식을 먹을 수 있다.

최저 1900원, 최고 4100원… “2500원 이하로” 40%

  주변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커피, 우리학교의 커피 물가는 어느 정도일까? 교내 커피전문점들의 가격표를 조사해봤다. 아메리카노를 기준으로 할 때, 커피 최저가는 중앙도서관카페의 1,900원이었다. 가장 비싼 곳은 투썸플레이스로, 커피 한 잔이 4,100원이었다.

  ‘본교의 물가’에 관한 설문조사에서 ‘본교의 커피 물가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라는 질문에 ‘비싸다’가 67%(95명)로 가장 많았다.

  또 ‘자신이 생각하는 적절한 커피 가격은 얼마인가’라는 질문에서는 ‘2000원 이상~2500원 미만’에 40%(57명)가 답했고 ‘2000원 미만’이 37%(52명)로 그 뒤를 이었다.

  홍주영(관광경영2) 학우는 “커피값이 학생들에게 부담스러운 것이 현실이다. 식사 후 후식으로 커피를 사 마시려고 보면 배보다 배꼽이 더 크다는 생각이 든다. 대학교 내의 카페들은 주 소비자인 학생들의 사정을 고려하여 가격을 낮춰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커피의 원가는 얼마정도일까. 아메리카노 한 잔을 만들려면 원두가 약 10g 들어간다. 그 정도 양의 일반 원두 원가는 179원이라고 한다. 아무리 좋은 원두를 사용해도 300원을 넘기기 힘들다. 그런데도 많은 커피 전문점들은 커피 한 잔당 몇 천 원씩을 받고 있다. 물론, 인건비와 점포 운영비 등을 계산할 때 커피 가격이 오르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다. 테이블을 잡고 오랜 시간 앉아있는 손님들을 생각하면 자릿값도 포함시킬 수밖에 없다.

  배범근(체육3) 학우는 “학교 내 커피전문점의 주 고객은 대학생이고 테이크아웃을 해가는 경우가 많다. 몇 시간 동안 테이블을 차지하고 있는 손님은 많지 않다. 학교 내 커피전문점들은 고객의 지갑 상태와 고객의 동선을 생각해 커피값을 정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저렴하고 든든하게 한 끼 식사를

  학식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 학교를 떠나 주변의 싸고 맛있는 집을 찾아보는 것은 어떨까. 오늘 끼니는 무엇으로 해결할까 고민하는 본교생들에게 가격과 맛에서 만족할 만한 주변 식당 두 곳을 소개한다.

중국음식이 생각 날 땐

‘행복점보’

  ‘행복점보’는 중국 요리집으로 본교에서 걸어서 10분 거리다. 짜장은 3,000원, 홍합 짬뽕은 5,000원에 맛볼 수 있다. 요즘 짜장면과 짬뽕이 보통 4,000~6,000원쯤 하는데, 이곳에서는 3,000원이면 한 끼 식사가 가능하다. 이곳의 특색있는 메뉴는 ‘낙지한마리짬뽕’과 ‘통오징어짬뽕’이다. 가격은 7,000원으로 일반 짜장이나 짬뽕보다 비싸지만 내용이 알차다. 이름 그대로 낙지 한 마리, 오징어 한 마리가 통째로 들어 있다.

  강한결(기계2) 학우는 “가끔 짜장면이 생각날 때면 이곳에 와서 먹는다. 또한 통오징어짬뽕 같은 특색이 있는 메뉴는 보기에도 좋고 맛도 좋아 즐겨 찾는다”고 말했다.

복정동 위치한 알밥전문점

‘알촌’

  오직 알밥만 취급하지만 그 종류는 다양하다. 일반 알밥부터 짜장이나 카레알밥까지 자신의 취향에 맞는 알밥을 맛볼 수 있다. 일반 알밥도 순한맛, 약매맛, 매콤맛, 진매맛, 그리고 진진매맛 등 매운 맛이 5단계로 나눠져 있어 입맛대로 골라 먹을 수 있다. 가격은 메뉴 당 3,500원부터 4,500원 정도다. 5,000원도 안 되는 가격으로 한 끼 식사를 해결할 수 있는 식당은 그리 많지 않은데 맛도 좋고 저렴하기까지한 알촌, 알뜰한 소비생활을 원하는 대학생들에게 추천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