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치페이’라는 말은 네덜란드에서 시작된다. ‘더치(dutch)’는 네덜란드 또는 네덜란드 사람을 뜻한다. 더치페이는 사실 ‘더치트리트(dutch treat)’에서 비롯된 말로, 현재 쓰이는 의미와는 정반대로 ‘한 턱 내기’ 또는 ‘대접’을 뜻했다. 그런데 식민지 경쟁으로 네덜란드와 영국 간의 갈등이 깊어졌다. 영국인들은 네덜란드인의 개인주의적인 성향을 꼬집어 '대접하다'라는 의미의 '트리트(treat)' 대신 '지불하다'라는 뜻의 '페이(pay)'로 바꾸어 사용하였고, '더치페이'라는 말은 함께 식사를 한 뒤 자기가 먹은 음식에 대한 비용을 각자 부담한다는 뜻으로 쓰이게 되었다.
 더치페이와 관련해, ‘커플 간의 데이트비용을 어떻게 부담해야 하는가’는 젊은 남녀의 오래된 관심사이다. 남자 회원이 많은 어느 사이트에서는 ‘김치녀’라는 단어가 자주 사용되고 있다. 돈을 목적으로 이성교제를 하는 여성, 데이트 비용을 전혀 부담하지 않는 여성을 통칭하는 말이다.
 이러한 문제가 연인 사이에만 있는 게 아니다. 우리는 사회생활을 하면서 여러 사람들과 시간을 함께 한다. 대다수가 친구들과 먹고 노는데 쓴 비용은 모두 똑같이 나누는 더치페이가 바람직하다고 생각할 것이다. 하지만 그렇게 나눈 돈이 몇 천원도 아닌 몇 백 원 단위로 나오는 순간, 다 달라해야할지 말아야 할지 고민했던 적이 분명 한번쯤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쯤에서 나는 ‘N분의 1 나누는 더치페이 정(情)도 나눠야’의 의미를 말하고자 한다. 우선 이중적인 표현을 사용했음을 밝히는 바이다. 먼저, ‘정(情)도 나눠야’는 돈 걱정하지 않는 합리적인 더치페이의 좋은점을 말한다. 연인 사이 데이트 비용 부담에 대해서는 나는 전적으로 나눠서 내야한다고 생각한다. 항상 비용을 반반씩 부담하는 것이 아닐지라도 번갈아 가면서 사거나, 공통통장을 만들어 그걸 통해 함께 부담하는 방법도 있다. 비용 면에서 누가 더 손해를 본다는 생각이 그들의 사랑을 방해할 일은 없을 것이다. 그리고 두 번째 의미는 돈을 나누면서 정도 나눠 적어지는 더치페이의 단점을 말한다. 몇 백 원 단위로 나누는 더치페이는 우리를 더욱 고민하게 만드는 수단이 될 것이다. 오히려 더치페이의 시작이었던 ‘더치트리트’의 의미를 살려 나의 소중한 사람들에게 한 턱 쏘는 후한 인정이 우리의 사회생활을 더욱 즐겁게 할 수 있을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