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주 수요일 낮 12시, 주한일본대사관 앞에서 수요시위가 열린다. 22년 넘게 지속되고 있는 이 시위는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을 촉구하기 위한 것이다. 위안부 문제는 아직 해결되지 않았다. 서울 마포구 성산동 성미산 아래 자리한 ‘전쟁과여성인권박물관’은 위안부 생존자들의 아픈 역사를 기억하고 문제를 해결해 나가려는 의지를 보여주는 곳이다. 정신없는 일상 속에서 잠깐 떠나 이곳을 한번 방문해 보는 것은 어떨까. 일본군 위안부 문제에 대해서 다시 한 번 진정으로 생각해보고 자연스레 숙연해지는 시간을 가질 수 있다. 역사를 정확히 바라보고 뭉클한 감동까지 얻어올 것이라 확신하며 지금 전쟁과여성인권박물관을 소개한다.

서울 성산동 전쟁과여성인권박물관은

  1990년 11월 여성·시민 단체를 중심으로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이하 정대협)가 조직되면서 1992년 1월 8일 수요시위를 시작했다. 정대협은 일본 정부의 위안부 인정 및 공식 사죄와 진상규명 등을 위해 활동해 왔으며, 수요시위를 비롯한 이 활동은 아직도 계속되고 있다.
  정대협은 특히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의 명예회복과 미래세대에 물려줄 인권과 평화를 위해 전쟁과여성인권박물관을 건립하고자 위원회를 따로 만들어 힘써왔다. 이 박물관은 건립위원회가 조직된 지 8년 만에 완공하여 2012년 5월 5일 문을 열었다. 건립비용은 ‘1만원 기부 릴레이 캠페인’ 등의 시민 기부와 모금활동으로 마련한 것이며, 일본 시민도 동참했다.
  관람료를 내면 해설기와 티켓을 한 장 받는다. 그 티켓에는 위안부 피해자들 중 한 명의 일생이 담겨있는데, 그 한 분의 할머니와 인연을 맺은 후 관람을 시작하게 된다. 관람료는 전쟁과여성인권박물관 운영과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 및 전시 여성폭력 중단을 위한 정대협의 활동을 위해 쓰인다.

주소: 서울시 마포구 성산동 39-13(월드컵북로11길 10)
전화: 02-392-5252
홈페이지: www.womenandwar.net
>관람일 및 정기 휴관일>
화~토요일: 오후1시~6시
일~월요일: 정기 휴관

>관람요금>
어르신(65세 이상): 1,000원
일반: 3,000원
청소년: 2,000원
어린이(초등학생 이하): 1,000원

>오시는 길>
홍대입구역 2번 출구: 마을버스06번?경성고교 입구, 열림교회, 
전쟁과여성인권박물관에서 하차
홍대입구역 1번 출구: 마을버스15번?경성고교 사거리 하차
녹색버스7711번, 7016번, 7737번?경성중고 입구 하차

>박물관 행사 참여>
학생과 국민들이 더 많은 기회를 통해 인권과 평화의 가치를 
느끼고 체험할 수 있도록 다양한 프로그램을 기획하여 진행한다.
홈페이지를 통해 각종 행사 안내를 확인하고 참여할 수 있다.
-배움마당(세미나, 워크숍)
-문화마당(뮤지엄 토크, 콘서트)
-체험마당(전시 참여행사, 평화투어)

세계 1억인의 서명운동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에게 공식 사죄하고 법적 배상을 요구한다!”
  박물관을 나가기 전 인포 센터에서 세계 1억 인의 서명 운동에 참여하길 권한다. 이 서명 운동을 통해 정대협이 주장하는 바는 다음과 같다. 첫째, 일본 정부가 범죄에 대한 국가책임을 인정하고 피해자에게 공식 사죄 및 법적 배상을 실시할 것, 둘째, 피해국 정부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의 인권회복을 위해 일본 및 국제사회에 대해 적극적인 외교활동을 전개할 것, 셋째, 국제기구의 권고를 준수하여 즉각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해결하도록 촉구하는 것이다. 이 서명 운동은 온라인(www.womenandwar.net/100million)에서도 가능하다.

나비기금

  “전시 성폭력 피해 여성들에게 희망을 전해요.”
  나비는 정대협 활동의 상징물로, 희망과 연대를 뜻한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과 모든 여성들이 차별과 억압, 폭력으로부터 해방되어 자유롭게 날갯짓하기를 염원하는 의미가 담겨 있다. 나비기금은 김복동 할머니와 길원옥 할머니가 일본정부로부터 법적 배상을 받으면 전액을 전시 성폭력 피해 여성들을 위해 기부하겠다는 약속을 하면서 생긴 것이다. 이러한 할머니들의 뜻에 따라 정대협은 나비기금을 모아 콩고, 베트남 등의 전시 성폭력 피해 여성들이 좀 더 희망을 가지고 당당하게 살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위안부 문제 올바로 바라보자… 박물관 층별 관람방법

  전쟁과여성인권박물관은 자유로운 동선으로 볼 수 있지만, 지하1층을 거쳐 2층, 그리고 1층의 순서로 관람하는 것이 가장 자연스럽게 구성되어 있다. 모든 전시물은 해설기를 통해 설명을 들으며 관람할 수 있다. 

B1

쇄석길의 왼쪽 벽 - 과거

쇄석길의 오른쪽 벽 - 현재

  지하 1층에서는 앞서 말한 티켓에서 인연을 맺은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인 할머니의 삶을 들여다 볼 수 있는 곳이다. 첫 번째 ‘맞이방’에서 나비들이 자유롭게 날갯짓하는 영상을 통해 여정의 시작을 알린다. 그 다음 옆에 있는 문을 열면 전쟁의 군화 소리와 함께 거친 돌들이 놓여진 ‘쇄석길’이 펼쳐진다. 피해자들이 겪어야 했던 전쟁과 고통의 시기로 들어서는 것이다. 쇄석길을 지나 지하전시관으로 내려가는 계단 곁에는 위안부 할머니들이 그린 그림 몇 점이 걸려 있다. 더 어두운 ‘지하 전시관’은 위안소를 재구성 했다. 그 안으로 들어서면 인연을 맺은 할머니를 영상으로 만나게 된다. 이곳에서 그들의 마음에 더욱 가까이 다가가고, 그들이 겪었던 모습을 현실감 있게 느끼게 된다.

2F

호소의 벽

  본격적으로 2층을 둘러보기 전에 ‘호소의 벽’이라고 하는 계단 전시를 만날 수 있다. 피해자들이 계단 곳곳에서 메아리치는 호소의 목소리는 당시 위안부 피해자들의 감정을 담아 현실감이 한껏 고조된다. 벽 사이사이에 위안부 할머니들의 사진과 벽돌을 배치했다. 피해자들의 한 맺힌 가슴 속 응어리는 벽돌마다 문자로 남겨져 있으며, 계단을 올라갈수록 조금은 희망과 염원이 담긴 메시지를 전하려고 했다.

역사관

  2층은 ‘역사관’, ‘운동사관’, ‘생애관’ 등의 전시 공간과 후원자들의 명단이 새겨진 ‘기부자의 벽’, 위안부 피해자들을 기릴 수 있는 ‘추모관’이 마련되어 있다.
  ‘역사관’에서는 위안부 제도의 실체와 설립 목적에 대한 일본군 문서와 관련 자료 및 당시의 입장권, 면제표(할인권), ‘돌격1번’이라고 불렸던 콘돔 등의 전시물을 전시했다. 
  위안소 형태와 계급에 따라 다른 영업시간 및 요금표까지 세세하게 살펴볼 수 있다. 폭력과 고문, 자살 강요, 학대를 받는 등 피해자들이 위안소에서 겪은 고통과 전후 상황 등이 기록되어 있다.

소녀의 평화비

  ‘운동사관’은 김학순 할머니의 공개증언으로 시작된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 운동의 발자취를 볼 수 있다. 전시물과 영상을 통해 법정투쟁과 책임자 처벌고소 고발 상황, 국제활동 등의 기록을 살펴볼 수 있다. 또한, 지금까지도 매주 수요일 진행되고 있는 수요시위 현장을 재현해 놓았으며, 그 앞에서는 일본대사관 앞 평화로에 세워진 것과 똑같은 ‘소녀의 평화비’도 만날 수 있다.
  ‘생애관’은 위안부 역사의 희생자가 되었던 할머니들의 기록을 둘러볼 수 있다. 일본군 위안부로 연행됐을 때의 나이와 지역 등 피해 기록이 소개된 패널과 함께, 그들의 손때 묻은 물건과 유품이 전시됐다. 피해자들의 삶에 대한 기록을 살펴볼 수 있다.

추모관

  ‘기부자의 벽’을 보면 2층 난간 양옆에 전쟁과여성인권박물관이 건립되기까지 도움을 준 후원자들의 명단이 새겨져 있다. 국민들의 참여로 세워진 공공의 장소라는 것을 알려준다.
  ‘추모관’에는 고인이 된 일본군‘위안부’ 피해자들의 얼굴과 사망날짜가 벽돌면을 채우고 있으며, 이름과 얼굴을 남기지 못한 채 희생된 피해자들 역시 검은 벽돌로 채워져 함께 추모할 수 있다. 벽돌 사이사이의 빈 공간에 추모하는 마음으로 누구나 직접 헌화할 수 있으며 다음 관람객의 헌화를 위해 자유로이 추모금을 기부할 수 있다.

1F
평화의 메세지

  1층의 ‘상설관’에는 오늘날 전쟁 속에서 고통 받고 있는 세계 여성들의 이야기가 다양한 사례와 사진을 통해 전시되고, ‘기획전시관’에는 전쟁과 여성인권, 평화에 관한 다양한 이야기가 소개되어 있다. ‘참여와 약속의 공간’이 마련되어 있어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과 전시 중 여성폭력 중단을 촉구하는 활동에 대한 참여 의지와 약속을 직접 메시지로 남길 수 있다.
  박물관 마당의 공간은 관람이 끝난 후 자유롭게 둘러앉아 휴식을 취하거나 담소를 나눌 수 있는 열린 공간이며, 작은 공연이나 문화마당을 위한 무대로 이용되기도 한다.
  “메시지를 전해요”라는 코너가 마련되어 있어 박물관을 모두 둘러본 뒤 숙연해진 마음으로 한 글귀 씩 적은 뒤 박물관 외부에 걸어둘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