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메트로와 서울도시철도공사는 지난 7월 15일부터 8월 31일까지 지하철을 타고 지정된 경로를 따라 서울을 여행한 사람에게 완주 기념품을 주는 ‘서울지하철 스탬프투어’를 실시했다. 올해 3회째를 맞은 ‘스탬프투어’는 손쉽게 찾을 수 있는 서울의 명소를 소개하는 이벤트다. 올해는 ‘서울 역사문화탐방’을 주제로, 여행코스를 지난해보다 4개 더 많은 12개 코스로 구성해 선택의 폭을 넓혔다. 이 가운데 삼국시대 유적지를 비롯해 조선시대 궁궐과 도성, 근현대사 이야기가 깃든 명소 등 그동안 대중에게 많이 알려지지 않았던 8곳들을 소개한다. 

  코스 1

  경복궁·창덕궁 투어
  코스 1은 경회루, 근정전을 볼 수 있는 경복궁과 금천교, 낙선재가 있는 창덕궁으로 구성돼 있다.
경복궁은 조선시대에 만들어진 다섯 개의 궁궐 중 첫 번째로 만들어져 임금이 살던 곳이다. 국왕의 즉위식이 거행되던 근정전에서는 500여년 전 조선 임금이 행차할 때의 웅장함과 엄숙함을 느낄 수 있다. 또한, 에메랄드빛 호수 가운데에 위치한 경회루는 외국 사신을 맞이했던 곳으로, 아름다운 궁의 모습을 볼 수 있다.
경복궁에 이어 두 번째로 지어진 조선의 공식궁궐인 창덕궁은 경복궁에 비해 크진 않지만 소나무와 작은 연못들의 조화가 인상적인 곳이었다. 정문인 동화문을 지나 왕이 업무를 보던 선정전에 들어서니 고고한 선비의 풍채를 한 궁궐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후원으로 가면 오른쪽으로 금천교와 진선문이 나타난다.

  코스 3

  3.1 운동 열정 따라가다
  사적 제 354호로 지정돼 있는 탑골공원은 3.1운동이 시작된 곳으로, 독립을 향한 열정이 녹아 있는 역사적 공간이다.
  서대문형무소는 을사조약이후 독립 운동가들을 탄압하기 위해 만들 시설이다. 법과 규율을 엄격히 실행하기 위한다는 것이 이곳을 만들어 운영한 일제의 표면적 이유였지만 사실상 독립 운동가를 탄압해 독립의지를 저지하려는 것이 그들의 실질적 목적이었다.
  서대문형무소 역사관으로 통하는 철문을 지나면 전시관을 관람할 수 있다. 전시관의 1층에는 형무소에 관련된 자료와 도서관이 있고 2층에서는 설립 기록과 전국 형무소의 현황을 알 수 있다. 지하에는 옥중 생활실이 있어, 독립의사들을 잔인하게 고문했던 일제의 만행을 볼 수 있다.

  코스 4

  옛것과 현대를 만나다
  코스 4에서는 옛 자취를 느낄 수 있는 문화역 서울284, 명동성당, 남산골 한옥마을 등의 관광명소들을 찾아볼 수 있다.
  먼저, 교통의 중심인 서울역에서 내리면 바로 옆에 ‘문화역 서울284’가 있다. 이곳은 구 서울역을 복원해 다양한 문화예술 공간으로 탈바꿈시킨 것이다. 많은 공연과 전시가 열리는데, 특히 광복70주년 기념 특별기획전 ‘사랑하라! 대한민국’이 10월 3일까지 진행된다.
  남산골 한옥마을에는 한옥뿐만 아니라 국악당, 전통정원, 서울천년타임캡슐 등이 있다. 선조들의 생활이 상상되는 다양한 한옥 그대로의 모습을 볼 수 있다. 또한 여러 가지 전통공연과 한복 체험 등이 마련돼 있다. 체험활동을 통해 한복을 입은 외국인들의 색다른 모습을 볼 수 있다.

  코스 5

  과거로부터 나를 돌아보다
  코스 5는 2호선을 중심으로 낙성대역과 선릉역이 포함된다. 낙성대공원은 고려시대 명장 강감찬 장군이 태어난 낙성대를 보존하고 그를 기리기 위해 조성됐다. 낙성대공원으로 들어서면 강감찬 장군 동상이 보이고 동상 주변에는 배드민턴 등 운동을 할 수 있는 시설이 있다. 자전거 대여도 할 수 있어 공원에서 자전거를 타는 사람들을 많이 볼 수 있다. 낙성대공원 도서관도 있는데 관악구통합도서관과 함께 운영되는 도서관이다. 관악구민뿐만 아니라 서울시민 또한 회원증이 있으면 책을 대여할 수 있다.
  선릉역에 내리면 빌딩 속 오아시스와 같은 선정릉이 이어진다. 서쪽 언덕에는 성종의 봉분인 선릉이, 동쪽 언덕에는 성종의 계비 정현왕후의 봉분인 정릉이 있다. 강남의 번화한 도심 한가운데 보기 드문 녹지 공간이다. 선정릉은 휴식 장소로 더욱 잘 알려져 있다.

  코스 12

  골목에 깃든 실향민 이야기
  해방촌은 서울시 용산구 용산2가동의 대부분과 용산1가동의 일부가 포함되는 지역이다. 말 그대로 해방 후 실향민들을 중심으로 남산 밑의 언덕에 형성된 마을이다. 용산구가 해방촌 곳곳의 가파른 외부계단에 그래픽 작업을 적용하면서 해방촌을 밝고 매력 있는 골목길로 조성했다.
  해방촌 반대쪽에 위치한 경리단길에는 외국인들이 많이 거주하고 이국적인 음식점도 넘쳐나 마치 외국에 와있는 기분이 든다. 경리단길 골목골목에 유명 디자이너와 요리사들이 등장하며 저마다의 개성으로 꾸민 식당과 카페는 맛과 멋으로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경리단길은 연인들의 데이트 코스나 대학생들 사이 약속 장소로 인기다.
  남산성곽길은 일제강점기 때 파괴됐지만 성곽보존정비사업과 남산제모습찾기 사업을 통해 대부분 복원됐다.

  코스 11

  한강 차지 위한 삼국의 경쟁
  아차산은 삼국시대에 한강유역을 차지하기 위해 치열하게 다툰 현장이다. 이런 역사적 의미를 뒷받침하는 장소가 여러 곳 있다.
  우선, 광나루역 1번 출구에서 걸어가면 아차산 생태공원 안 고구려 역사문화홍보관이 있다. 아차산의 여러 소형 산성에서 출토된 다양한 유적·유물들을 전시하고 있어 고구려의 역사와 문화를 잘 이해할 수 있다.
  아차산정상길을 올라 낙타고개에서 오른쪽으로 가면 아차산성이 나온다. 아차산성은 삼국이 한강유역을 차지하기 위한 군사적 요충지였다.
  다시 정상을 향해 오르면 고구려정과 아차산 1보루(해맞이광장)가 나온다. 이 두 장소에서는 한강의 유려한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맑은 공기를 마시면서 한강을 봐 기분이 상쾌했고 바쁜 일상에서 벗어난 느낌을 받았다.

  코스 10

  잊혀졌던 2천년 전 백제
  몽촌토성역 1번 출구에서 10분 정도 걸으면 한성백제박물관이 나온다.
  한성백제박물관은 고대국가 백제의 첫 수도였던 서울을 알리는 박물관있다. 박물관 곳곳에 친절하게 안내해주시는 자원봉사자들이 있어 친근한 느낌이 든다.
  움집터 전시관은 기존 움집터 전시실에 있던 백제의 주거지 위에 실제 발굴 현장을 그대로 옮겨놨다. 이곳은 한 층으로 구성돼 있어 부담 없이 둘러볼 수 있다.
  이번 지하철 투어를 하는 사람들이 잘 찾을 수 없었던 칠지도 상징물은 풍납중학교 근처 도로변에 있다. 이 칠지도는 백제가 왜왕에게 내리는 하사품으로 일본의 지배권을 보장하는 친선의 표시였다.
  풍납토성의 남벽은 산책로로만 보였는데, 타원형의 모습으로 초기 백제시대의 성곽으로 추정된다.

  코스 7

  역사 속 그들의 이야기
  서울역사박물관은 조선시대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서울의 역사와 문화를 정리해 보여주는 곳이다. 조선시대 때의 서울이 오늘날의 서울이 되기까지 어떤 길을 밟아왔는지를 명확하게 보여주고 있어 매일 똑같게 느껴지던 서울이 조금이나마 새롭게 다가온다.
  경교장은 백범 김구 선생이 집무실과 숙소로 사용했던 곳이다. 70여년의 긴 세월동안 대한민국 임시정부가 지나온 역사를 잘 보존하고 있다. 일제강점기 당시 조국의 독립을 위해 투쟁하던 독립투사의 얼을 느낄 수 있다.
  독도체험관은 독도 영토주권수호를 생각하는 대한민국 국민의 의지를 반영하여 독도에 대한 올바른 정보와 인식을 전하고자 설립한 박물관이다. 독도의 교과서처럼 독도에 대한 다양한 내용을 전시하고 있어 유익한 시간을 가질 수 있다.